| [비에이피/대현총수] 믿음 |
너, 나 기억하냐?
학교에서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일은 정말 흔하지 못한 일이었다. 보통 아이들은 나를 보며 음담패설을 하거나 흉을 하거나 아니면 관심이 없거나 최악은 때리기 까지 해서 누군가 나를 찾아온다는 일은 상상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 그 예외인 아이가 나를 찾아왔는데 그아이는 내가 어제 만났던,내가 뿌리치고 왔던 그아이였다.
니가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냐는 나의 표정을 읽은건지 뒷머리를 긁적이던 녀석은 머뭇거리다 내 손을 잡았다. 당황한 듯한 내 얼굴을 보며 환하게 웃는 그녀석을 보고 얼떨결에 같이 웃자 그녀석이 내 손을 더 세게 잡는 것이 느껴졌다.
나, 이번에는 너 잡았어. ……… 뭐? 이번에는 너 잡았으니까, 도망가기 없기다.
무엇인가 확고한 그녀석의 말에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수업 하루정도는 빠져도 되지? 라고 묻는 그녀석의 말에 아무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인 나는, 그대로 그녀석에게 손을 잡힌채로 학교밖으로 나왔다.
***
한참을 다니다 도착한 곳은 놀이공원이었다. 평일에다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별로 없었고 그녀석은 그제서야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나는 다른애들이랑 달라. …… 뭐?
뜬금없이 이상한 말을 하는 그녀석을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것인지 어색하게 웃고는 헛기침을 하는 그녀석을 계속 바라보고만 있자 그녀석은 갑자기 내 두손을 마주잡고서는 진지하게 말한다.
그러니까…. ……………. 나는 다른애들처럼 너한테 뭐라 안그래, 나 피하지마. ……………. 니가 생각하는것처럼 나쁜애아니야, 그냥 친구하자고.
그 녀석의 마지막 말을 듣고서는 미친듯이 울었다. 남에게 이렇게 따뜻한 말을 들은것도 오랜만일 뿐더러 모든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이 틀렸다는게. 이 넓은 세상에서 나 혼자가 아니라는것을 느꼈기때문에, 그렇게 우는데 조심스럽게 내 어깨를 안아주는 그녀석을 보면서 또 눈물이 났다. 그 녀석의 품은 따뜻했다.
…… 지금에서야 문득 느끼는것이지만, 그녀석의 웃음은 정말 보기 좋았다.
***
그 뒤로 그녀석과 놀이공원에서 재미있게 놀았다. 오랜만에 많이 웃고 울고 그리고 내 옆에 오랫동안 누군가가 있어줬던것같다. 무엇보다 그아이와 친해지고 내 옆에 있어 줄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 기뻤다.
늦은 저녁, 집까지 데려다준다는 그녀석을 억지로 보내고서는 집 근처에 다다르는 순간, 누군가를 보았다. 그리고 그 남자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내 온몸은 정지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너………, 너가 왜 여깄어……. 오랜만이다, 나 보고 싶었지?
환하게 웃는 그녀석을 보면서 난 덜덜 떨수 밖에 없었다. 그 녀석이 나타났다. 몇년전 친구인척 나를 속여 강간하고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던 그녀석이. …… 지금 내 눈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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