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수열] 말할 수 없는 비밀(UNSPEAKANBLE SECRETS): 01 |
( BGM_ 동방신기_ 넌 나의 노래 )
그렇게 길고도 복잡했던 수학시간이 끝났다. 찌뿌등한 몸을 기지개로 피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성열. 그러자, 옆에 있던 명수가 조용히 고개를 들어 성열의 행동을 바라본다. 그러자 쿡쿡 웃으며 조심스레 명수에게 말을 거는 성열이다.
“ 음악수업은 언제 해? 여기 음악반이잖아. ”
“ 원래 오전수업은 다른 과목하고, 오후부터 점심먹고 음악수업 갈거야. ”
“ 음… 여기 구음악실이 있다고 들었는데. ”
“ 어? 니가 어떻게알아? ”
자꾸만 명수가 대답없이 잠자코 성열을 바라보기만하자, 성규가 답답한 나머지 그만 자신도 모르게 대답해버렸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성열이 구음악실을 알자 놀란 성규.
“ 아, 음… 아빠가 여기서 일하시거든. 30년전부터 쭉. ”
“ 헐, 진짜? ”
“ 응. 럭비부 선생님. ”
“ 어라? 나 럭비부인데? ”
“ .. 이름이 뭔데? ”
“ 김성규. ”
아아, 니가 그 김성규구나- 날 알아? 응, 너 엄청 문제아라고하시더라. 성열의 말에 인상을 찡그리며 뒷목을 긁적이는 성규였다. 내가 언제부터 문제아였다고-. 그 모습을 보곤 장난스럽게 웃더니 자연스레 성규와 함께 교실을 나서는 성열. 그의 뒷모습이 유난히도 즐거워보였다.
*
“ 구음악실이다. ”
“ 오, 진짜 잘 알네? ”
“ 그렇대도. ”
오전수업이 끝나고, 남은점심시간에 성열이 성규, 명수와 같이 구음악실을 찾았다. 사실 아까부터 오기싫다고 징징대던 명수였으나, 성규가 가자 어쩔수없이 움직이는 삘.
“ 끼익 - ”
정말 오래된 게 맞긴한듯, 마치 기름칠이 덜 된 옥상 문처럼 구음악실 문이 열리며 듣기싫은 소리가 났다. 그러자 그 모습에 장난스럽게 인상을 찡그려보이며 안으로 들어가는 성열. 들어가자마자 희뿌연 먼지가 소복이 쌓인 구음악실, 그리고 그 모습에 성열이 작은 탄식을 내뱉었다.
“ 먼지… 대박. ”
“ 아, 응. 원래 몇년 전까지만 해도 관리하고 했었는데, 올해에 철거된다고 다들 안 쓰고 있어. ”
“ 올해에 철거된다니, 그게 무슨소리야? ”
“ 어차피 여기서 수업도 안하고, 괜히 학교 땅만 차지한다고 교장이 철거한다고했거든. 원래 철거예정이었는데, 며칠 전 방송보니까 철거확정이래. ”
“ .. 그렇구나. ”
성열이 성규의 말에 짐짓 한숨을 내쉬더니 곧 오래된 그랜드피아노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피아노 의자에 앉아 조심스럽게 뚜껑을 여는데-
“ 으, 먼지. ”
“ 몇년동안 관리를 안해서 그래. ”
“ 됐고, 피아노나 빨리 쳐봐. ”
드디어 제 3자인 마냥 조용하던 명수의 입이 떼어졌다. 먼지를 입으로 후후 불다 명수의 말을 듣지못한 성열이 다시 질문하고- 명수가 다시 말해주자 그제서야 아아 거리며 수긍하는 성열이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보던 성규가 금세 명수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성열에게 피아노 연주를 권유했다.
“ 너 1교시때부터 혼자 왕벌의 비행, 흑건 이런 거 다 할수있다고 했잖아. ”
“ .. 에에? 내가 언제에- ”
“ 장난하냐? ”
“ 우오어아아아아아악- 안들려어!!!!! ”
금세 자신의귀를 두 손으로 꽉 막은 채 괴성을질러대는 성열이었다.야, 그만해.결국 머리아파진 명수가 금방이라도 마치 어금니빼고 모조리 씹어먹을듯 성열을 노려보고-그러자 낑낑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조심스럽게 명수의 눈치를 보며 입을 여는 성열이었다.
“ .. 아, 맞다. 이건 칠 수 있어. ”
곧 성열이 괴성을 멈추고 조심스레 피아노건반 위에 손을 올린다. 덮개가 있어서 그런지 역시 건반은 먼지도 없고 깔끔하고 느낌이 아주 좋아- 속으로 잠시나마 생각한 성열이 길게 숨을 들이키더니 빠르고 짧게 연주를 시작했다.
“ ... ”
명수가 눈을 감고 조용히 연주를 감상했다. 그런 명수를 힐끔 보더니 자신도 잇따라 눈을 꼭 감은 채 듣는 성규- 하지만 성규가 눈을 감자마자 연주가 도중에 끊어져버렸다. 뭔가 이상함에 동시에 눈을 뜬 명수와 성규가 뭐하냐며 성열을 바라보고-
“ 더 이상은 안 칠거야. ”
“ 왜? ”
“ 으음… 이 피아노는 오래되서, 그래서 소리가 별로라서. 새 음악실로 가게되면 그 때 마저 들려줄게. ”
“ 뭐야, 괜히 뜸들이는거야? 괜찮으니까 빨리 마저 쳐. ”
“ 싫거든요? ”
아예 성규의 앞에서 대놓고 혀를 내밀더니 재빨리 음악실 밖으로 나가는 성열이었다. 그런 성열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결국 성규도 뒤늦은 짜증을 부리며 자신의 머리를 헤집다 대충 럭비나 하러가고- 덩달아 빈 음악실에 혼자 남은 명수가 성열이 앉았던 피아노 의자에 다시 앉았다.
“ ♩♪ ♬♩♬♩♪ ”
아까 성열이 쳤던 피아노 연주가 그대로 똑같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아까의 연주가 조금 빨랐다면, 지금은 마치 원 상태를 이룬 듯 단조롭고 아름다운 소리가 명수를 제외한 텅 빈 음악실에 울려퍼졌다. 하지만 곧 그 음악소리마저도 뚝 끊겨버리고-
“ 그 다음 부분, 알 것 같은데. ”
“ ... ”
“ 예상도 되는데… ”
“ ... ”
도무지 떠오르질않아. 명수가 푹 한 숨을 쉬며 피아노 뚜껑을 닫고 멍하니 구 음악실에서 빠져나왔다.
*
오후수업 종이 쳤는데도 불구하고 도무지 성열이 보이질않았다. 명수와 성규는 이미 새 음악실에서 음악수업을 듣고있었고, 음악선생은 오늘따라 출석부도 부르지 않고 그대로 수업을 진행하고있었다. 하지만 명수의 머릿속엔 알게모르게 자꾸만 성열이 떠오르고-
“ 자, 나머지는 쉬는시간 끝나고 잇따라 수업하겠다. 인사- ”
“ 수고하셨습니다- ”
수업의 마침표를 긋는 인사가 끝나고, 조용했던 교실이 금세 시끌벅적한 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왠지 모르게 또다시 머리가 아파오는 것만 같아 명수가 인상을 찡그리다 곧 옆에있던 호원에게 혹시나하고 성열의 행방을 물어보았다.
“ 야, 이호원. ”
“ 엉? ”
“ 이성열 어디있는 줄 알아? ”
“ .. 이성열이 누군데? ”
“ 아, 됐다 됐어. ”
혹시 이성종 말하는거야? 뒤에서 들려오는 호원의 목소리도 무시한 채 그저 성규의 자리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명수다. 이호원 쟤도 이성열 자기소개 하는 거 안들었나.
“ 김성규. 이성열 어디갔는 줄 알아? ”
“ 어, 어? ”
“ 이성열. ”
“ 내가 어떻게 알아, 동우한테 물어보던가. ”
“ 귀찮은데.. ”
“ 그럼 하지마시던가요- ”
자꾸만 음악선생의 말투를 따라하듯 뒷말을 늘이더니 그대로 화장실을 가려 교실 밖으로 나가버리는 성규였다. 씨발, 나 왕따만드는거야 지금? 금세 명수가 뚱해진 표정으로 비어진 성규의 자리에 대충 앉았다. 그래 너 나 왕따만들고 잘사나봐라 씨발. 내가 아주 확 그냥 너 폭풍저주할거야 이 김성규똥꾸멍아.
“ ♩♪ ♬♩♬♩♪ ”
채 명수가 동우에게 가 물어보기도 전, 마치 아까 구 음악실의 단조로운 피아노소리처럼 단조롭디 단조로운 수업종이 울렸다. 아까만 해도 수없이 많았던 의자의 빈자리들은 어느 덧 하나둘씩 채워져가고, 그와 같이 다시 발을 옮겨 자신의 자리에 앉는 명수. 하지만 선생은 수업종이 쳤음에도 불구하고 장차 10분 정도가 흐른 뒤에야 교실을 찾았다.
“ 미안하다, 다른 선생들이랑 얘기 좀 하다가 늦어서. ”
“ 아니에요- ”
“ 그나저나, 원래 일 년에 한번씩 우리학교 행사 댄스파티하는 거 너네도 알고있지? ”
“ 네- ”
하긴, 벌써 할 때 다 됐네- 뒤이어 웅성거리는 학생들의 말소리가 줄줄이 들린다. 그리고 역시 그 말을 들으며 같이 생각에 잠기는 명수. 작년 이맘때쯤에도 파티를 했었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당연한 행사일지도- 이번엔 또 누가 내 파트너가 될까. 참고로 명수네 학교 '수열학교' 는 남관과 본관으로 이루어져있었으며, 남관엔 남학생들이 자리하고 본관엔 여학생들이 자리해 현재 분반인 상태였다. 대충 말하자면 본관과 남관이 각각 댄스파티를 주최해 누가 호흡이 잘 맞는지 각 담당교수들이 점수를 매기는 셈.
“ 방금 그 댄스파티가 일주일 뒤로 날짜가 잡혔다. 종이 나눠줄테니 파트너 빨리 정해서 종이에 자기이름이랑 적고, 월요일까지 나한테 제출하도록. ”
“ 아, 할 사람없는데- ”
“ 됐고, 이기는 쪽에겐 상으로 한 달간 식권 무료. ”
“ 우와아아아아아아악!!! 쩐다!!!!!!! 대브아악!!!!!!!! ”
“ 시끄럽다, 그럼 이제 음악수업 그대로 진행하도록. 모두 28페이지- ”
분명 선생의 말을 들었다면 28 페이지를 펴고 그에 집중을 해야 할 터. 하지만 명수는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성열의 자리로 정해진 빈 뒷자리에 온통 신경이 곧두서있었다. 이 자식은 뭐때문에 감히 이 김명수를 이렇게 불안하게 만드는거야-.
*
오늘부로 벌써 두 번째 피아노를 친다. 아까 식권을 살 돈을 두고와 잠시 돌아갔는데, 역시 다시 돌아가려 피아노를 칠 땐 한없이 여유로운 소리만이 가득하다. 20년 전으로 돌아가야할 땐 항상 급하고 빠르게 쳐야만했는데-.
“ ♩♪ ♬♩♬♩♪ ”
드디어 피아노소리가 끝나고, 주변공간이 하나씩 바뀌기 시작한다. 구석에 세워져있던 낡은 사다리가 잠시 이동했다 원래의 자리로 이동하기도하며, 먼지가 수북히 쌓인 몇 권의 책들도 없어졌다, 사라졌다- 그리고 그 모습이 신기해 그저 가만히 피아노의자에 앉아 바라보았다.
드디어 모든 움직임이 멈추고, 눈을 조용히 감았다. 이젠 누군가를 봐야 할 일만 남았다. 그리고 그 사람은… 아니 그 사람이 김명수였으면 좋겠다.
“ ... ”
처음 이 교실 앞문에 섰을 때, 김명수를 처음보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차차 연구하며 김명수를 알아가고 있는 중. 어떻게하면 내 눈에 처음 보이는 사람이 김명수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정확히 교실 뒷문에 설 수 있을까.
“ .. 101, 102… ”
그리고 드디어 침착하고 차분히 발걸음을 세며 한없이 걷다 교실 뒷문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제 톡톡히 연습한 덕에 구 음악실에서 음악교실 뒷문까지는 몇 걸음인지 외울 수 있게 됬다. 어떻게 말하면 간신히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감은 눈, 열린 귀- 그리고 그 귀 사이로 조곤조곤한 음악선생의 말소리가 들린다. 조용히 이를 꽉 물었다. 난 음악선생이 참 싫은데-
“ .. 아 . ”
눈을 뜨기 바로 직전, 두근거리는 심장을 애써 추스리며 두 눈을 조용히 떴다. 하지만 보이는 건 다름아닌, 김명수가 아닌 김성규란 아이. 잠시 실망스러운 듯한 기분도 들었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어쩌면 오늘 저 아이랑 친해질지도모르잖아? 안그래도 김명수랑 많이 친해보이던데.
“ 내일부턴 108걸음으로 걸어야겠다. ”
그래야 김명수가 보일테니까- 흐흥거리며 뒷문 창으로 비치는 명수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너에대해 알고싶어, 김명수.
|
※ 읽으시기 전에 ※
브금이 방해되시면 꺼주셔도좋아요 ^_______^
--
에ㅔ음 분량 괜찮나요? 줄일까요 아니면 늘릴ㄹ..까요? 아니면 쭉 그대로?
독자분들의 판단에 맡기겟어영 히힣ㅎ
그대들 사랑하는거알죠? ☞♥☜ 아잌부끄럴ㅇ러알어러어ㅓ아링ㄹ;ㅁ////// 누구보다 강렬하게 쓰릉흔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영화 ‘ 말할 수 없는 비밀 ’ 의 주 내용을 베이스로 한 인피니트 수열픽입니다
W. 김공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인피니트/수열] 말할 수 없는 비밀(UNSPEAKANBLE SECRETS):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a/d/bad44d1aae983d047cee26cfb6d6111b.jpg)
조인성은 나래바 초대 거절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