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권] 悲 ㅡ.
" 마지막인데 자꾸 그럴래? "
" 뭐가요. "
날 거부 하잖아.
내가 언제 거부했다고 그래요. 너, 니 입술, 꼭 다물고 있는거 뻔히 다 보이는데. 민혁이 유권의 입술을 살짝 꼬집었다. 유권이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아파요, 아프잖아, 아파, 아저씨때문에 아파. 방금 꼬집은 입술이 아픈건지 내 몸과 저의 몸이 이어진 부분이 아픈건지, 어디가 아픈건지 눈꼬리 끝에 매달린 눈물이 흘러내렸다. 부드러운 머릿결을 쓸어 넘겼다. 끝내자고 한건 너면서, 왜 니가 그렇게 아파해. 감은 눈을 뜨지 않았다. 눈을 감는 시간도 아깝다던 김유권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애써 보지 않으려는 그 행동에 설핏 웃었다.
웃었다 . ?
웃을수 없었는데, 민혁이 웃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사랑한다고, 좋아한다고 귀에 속삭였던 이 작은 입에서 이제는 끝내자고, 그만하자는 말만 되내이는데. 너는 나한테 무슨 존재 인지 알면서도, 없어서는 안될 존재 인것도 알면서. 처음부터 너는 그랬어. 이기적이었어. 우리 처음만난 날부터 떠나려는 지금 까지. 니가 17살이 였고, 내가 27살이였던 그 겨울에, 우리는 왜 만나게 됬을까?
이렇게 아픈 줄 몰랐는데.
" 아읏, 흐ㅡ. "
" 권아, 유권아ㅡ. 권아, 권아. "
널 보면서, 니 이름을 부르는것 조차도 이렇게 마음이 아려오는데, 니 모습 생각하면서 너의 이름을 부를때면 난 어떨거 같니. 권아, 니가 말했잖아. 나보다 니가 더 많은 사랑을 하고 있다고. 거짓말, 다 거짓말. 내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에 반도, 반에반도 안될거 뻔히 알면서 니말에 미소지었던 내 모습에, 나는 정말 미련하다는 것이, 비참하다. 권아, 내 밑에서 이렇게 예쁘게 우는것도, 니 부드러운 입술에 입을 맞추는 것도, 모두 , 모두 마지막ㅡ. 마지막.
나는 그렇게 다짐 했는데, 하지 말아야 될 관계를 지속하는 대신, 놔줘야 한다면, 정말 놔줘야 한다면 마음 편하게 놔주자고.
사귀자마자, 헤어진다는 생각부터 하는거에요?
그래, 그 때는 몰랐으니까, 이렇게 힘들지 몰랐으니까. 그러니까 이어질줄만 알았지, 끝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미련했다. 이민혁인 정말 미련했어.
" 미안… "
" 말 하지마. "
" ㅡ "
" 마지막으로 내 이름, 불러줘. "
아저씨. 그거 말고. 민혁, 이민혁.
너는 언제 나한테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던것 같았다.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이 이야기 하는걸 들었다며 말을 하는 너의 모습에, 아아, 어쩌면 그 때 부터 넌 예감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말을 하는 내내 슬픈 눈을 하던 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니까, 잠자리를 가지는 내내 내 이름만 애타게 부르던 니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니까.
인터넷 소설같은걸 봤다는데, 내용이 허구 투성이야. 나중에, 아주 나중에 얼굴을 기억못할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인연이라면 멀리서 봐도 심장이 뛰기 시작한데. 그런게 어디있어, 다 허구, 거짓말이야.
우리는 사랑을 했지만 심장이 뛰지는 않았으니까, 우리는 인연이 아닌거야. 니가 말 해 주었던 그 소설 나부랭이에 나왔던 문장이던가. 그 때는 너와 내가 그 문장이 웃기다면서 한참을 웃었는데, 지금은, 지금은 모두 현실로 다가온다. 벗어 놓았던 셔츠를 입으며 너의 숨소리를 듣는다. 새근새근, 하아, 또 다시 새근새근. 숨소리 마저도 예쁜 김유권, 너는, 슬프다.
김유권은 내게 슬프다.
우연히 지나가던 호스트 바 앞에서, 더러워진 셔츠만 입고 있던 너는 연민감이 들정도로 불쌍했다. 여기저기 생채기난 얼굴도, 겨울 바람에 덜덜 떨던 니 몸도, 그리고 뚝뚝 떨어지는 눈물이, 급히 발걸음을 옮기던 나를 붙잡았다. 조심스럽게 다가간 나를 경계하던 모습도, 그저 가슴을 콕콕 찔렀다. 아팠구나, 많이 아팠구나.
' 불쌍해서 데려간다고 하면, 니가 자존심 상하잖아. '
' … '
' 그러니까, 내가 널 사는걸로 할게. '
' … '
눈물 잔뜩 고인 눈으로 쳐다보던 너를, 나는 잊을수 없다. 훌쩍거리던 너는, 어느새 옆에서 자고 있었고 순수하다는 눈빛과는 달리 누군가에 의해 창부처럼 길들여진 너의 몸을 보며 또 다시 나는 너를 잊을수 없다. 너는 내게 순간순간 마다 충격을 주었으니까.
' 나는, 어색해요, 누가 나를 챙겨준다는게. '
열 일곱이라며 눈을 휘며 웃던 너의 표정과는 달리 말은 비참했다. 외로웠구나, 아팠구나, 힘들었구나. 조심스럽게 너의 머리를 쓸었다. 겨우 머리를 쓰다듬는것 뿐인데, 학대당한 강아지 마냥 벌벌 떠는 니 모습 또한 잊을수 없다. 너는 내게 충격의 반복, 또 반복.
' 좋아해. '
' … '
' 근데 단순히, 아껴서 좋아하는건지, 사랑해서 좋아하는건지 모르겠어. '
' … '
' 학교도 보내주고, 학원도 보내주고 다 해줄게. '
' … '
' 그러니까 일단은 사귀어 보자. 우리 사이가 전혀 진전되지 않는 다면 니가 하고 싶은데로 해줄게. '
너는 그날 내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다. 아아, 나는 또 착각하고 있었다. 너는 내가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더 외로웠고, 아팠고, 힘들었다는것들이. 나는 너를 위해 꾸준히 돈을 벌어 왔고, 학교도 보내고 고액과외도 시켰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한 사랑을 주었고, 보듬었다.
' 권아, 권아, 유권아, 김유권. '
' 왜 자꾸 부르고 그래. '
' 사랑한다, 사랑해. '
' 나도 많이 사랑해요. '
그 날 밤은 왜 그렇게 니가 예뻤는지, 아름다웠는지, 매혹적이었는지. 지쳐도 한참 지쳐서는 내게 안기어 잠든 너는 누군가의 이름을 읊조렸지. 너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었구나, 내가 아닌 누군가를. 나는 그날 자괴감이 들었다. 나는 너에대해 아는게 많이 없어서, 자꾸만 나중에 너에 대한 무언가를 알게 되는구나. 난 그날 예감을 했다. 우리 이별이 많이 멀지 않았구나. 그 동안 더 많이 사랑해 줄게.
사랑한만큼 아픈거 다 알았는데.
' 아저씨, 나, 이제 나갈래요. '
' … '
' 아저씨가 처음에 그랬잖아, 놔줘야 한다면 놔주겠다고. '
' 권아. '
' 나 사실 찾던 사람이 있었어, 근데 찾았어. 오늘 만나기 까지 했어. '
누군지는 모르겠다만, 너는 그 어느때 보다도 행복해 보였다. 어쩌면 그 와 입을 맞췄을지도, 그와 미래를 약속했을지도. 나와 있는것보다 훨씬 더 행복하다면 놔줘야 하는데, 놔 줘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테이블에 올려 놓았던 핸드폰을 챙겼다. 뒤를 도는순간 조차도 니가 보고싶다. 니가 내 곁에 있으면서 보지 못하는것과, 내 곁에 없으면서 보지 못하는것은 다르다. 눈을 감는 시간도 아까웠고, 잠을 자는 시간도 아깝고, 널 보지 못하는 시간들 모두가 너무나 아까웠다. 잠이 든 너의 모습을 한번 더 보고 방에서 나왔다. 눈물이 터져 나왔다. 울음이 터져나와 손으로 입을 막았다. 김유권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울게 되었다.
권아, 권아, 유권아, 김유권.
이제 끝, 모든게 끝.
悲 ㅡ.
오글 거려도 어쩔수 없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글거리는게 쓰고 싶었거든욬...
댓글 좀 주세요....Hㅏ....
이거 불꽃마크 달아야 되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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