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하나 여쭙고 싶은 게 있어요!
웬만하면 꼭 의사를 표현해주세요 ^_T...
제가 지금 계속 이렇게 소설체, ~했다. 체로 글을 이어갈 지, 아니면 탑시드 썰 초기에 하던 썰 형식으로 바꿀 지 고민 중이에요.
문장으로 만든다면 정리병 있는 제게는 편하지만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리고 썰 형식이 더 편하고 설레서... 넹 그러합니다
1. 지금처럼 계속 ~했다 형식으로 쓴다.
2. 썰 형식 (~했음, 음슴체로 쓴다.)
골라주세여... 댓글 안 쓰셔도 되니까 골라만 주세여!
"뭐, 뭐라고. 징어야? 다시 말해봐."
# 다섯 번째. 너에게 좀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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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행복한 기분이란 이런 걸까?
카톡은 많이 뜸해졌지만, 여섯 시간에 한 번씩 여덟 시간에 한 번씩 답장을 하면서도 너무 좋아서 입이 귀에 걸렸다.
일어나면 제일 먼저 눈도 못 뜨고 핸드폰을 뒤적거려 카톡이 왔는지 살피고, 카톡이 와 있지 않으면 시무룩하게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썼다.
아마, 난 내 생각보다 사랑에 깊게 빠진 것 같다.
카톡 내용은 별 게 없었다.
'밥 먹었어?'
'응 너는?'
'나도 ㅋㅋ 누나가 해 줬어'
'진짜? 너 누나랑 같이 살아?'
'응. 넌?'
'오빠 있었는데 오빠 몇 달 전부터 합숙 생활. 엄마랑 아빠랑 나랑.'
'그렇구나.'
이렇게 일상적이고, 서로를 천천히 알아가는 것.
혈액형, 생일, 태어난 곳, 나온 초등학교, 좋아하는 초콜릿, 좋아하는 색, 가족관계, 좋아하는 것.
모두 사소하게 물어보고 답장을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1이 없어질 때까지 뚫어져라 채팅창만 들여다보다가, 1이 없어지는 순간 놀라서 급하게 뒤로가기를 누르기도 하고.
찬열이는 한 프로필 사진을 굉장히 오래 설정해 두는 성격이라, 프로필 사진도 첫 만남과 다를 바가 없었는데도 계속 눌러서 보고.
상태 메시지가 바뀌면 그를 또 해석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입학은 내일이었지만 새 학교에, 그리고 아침에 만날 찬열이 탓에 잠이 오질 않았다.
하지만 찬열이는 먼저 일찍 잔다고 들어간 탓에 카카오톡을 걸 수도 없었고, 표혜미는 내가 자길 버렸단 사실에 삐져 있었다.
엄마한테 가면 왜 이 시간까지 안 자냐고 뭐라 할 거고, 음… 오빠는 별로 친하지가 않아서 당연히 연락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렇게 여러 가지를 고려해 하나씩 망을 좁혀나가다 보니 어느덧 내 레이더 안에 아무도 잡히지 않았다.
난 침대 헤드에 기댄 채 핸드폰을 툭 떨어뜨리고 괜한 외로움과 짜증에 몸을 비틀었다.
새벽 두 시가 되었지만 잠은 아무래도 오질 않았다.
밤을 샌 다음 그냥 새벽에 일찍 준비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나는 평소 잘 앉지 않는 책상에 앉아 다이어리를 꺼냈다.
다이어리는 으레 다 그렇듯 신년맞이 기분으로 산 것이었지 그렇게 열심히 쓰려고 샀던 건 아니다.
그래도 비싼 다이어리인데 1월 한 달만 펼쳐본 흔적이 남은 걸 보니 괜한 죄책감과 미안함이 밀려왔다.
나는 펜을 들어 3월 3일 날짜에 빨간색으로 이렇게 썼다. '입학.'
그리고 월, 화, 수, 목, 금. 한 주 간의 스케줄을 한 번 떠올려 봤다.
화, 목은 일단 학원. 파란색으로 학원이란 글자를 각각 새겨넣었다.
수요일엔 미국에 갔던 친구가 한국에 입국을 하기 때문에 간만에 만나야 한다. '약속 with ○○' 이란 글자를 써 넣었다.
그럼 금요일엔 뭐하지.
금요일은 평일 중 가장 나른하면서 편한 요일이다. 오늘만 지나면 주말이란 인식이 우리 속에 깊숙히 박혀 있기 때문에.
하지만 금요일엔 달리 할 것도 없는 게 사실이었다. 나는 한참을 고민했다.
찬열이랑 놀까?
너무 혼자 빨리 앞서나가는 건 아닐까?
애초에 걔는 그냥 친절병이 있는 건데 나 혼자 들떠서 오버하는 건 아닐까?
그러면 어떡하지. 그냥 확실히 얼른 끊어버릴까?
갖가지 고민을 하던 나는, 결국 머리를 감싸매고 으으, 하는 이상한 신음을 흘렸다.
새벽이라 그런지 잡생각이 많이 들어서 죽을 맛이었다.
차라리 이런 생각 따위 안 했으면 좋았을걸, 괜히 찬열이에 대한 불안만 증폭시켰다.
나는 애꿎은 다이어리를 세게 책상 선반에 올려놓은 뒤 침대에 엎어졌다.
그래도 잠은 안 오겠지만, 오늘 컨디션은 영 아니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이나 잘걸. 괜한 후회가 되었다.
-
- 오징어?
"응."
- 방금 일어났어?
"아니. 밤샜어."
- 목소리가 완전 갔어.
"몰라… 준비 다 했어?"
- 응 난. 너는?
"난 한 시간 전에 끝냈지."
- 그럼 나와. 횡단보도에서 만나.
입학식.
우리 엄마는 굳이 입학식을 가야 하는 거냐고 짜증을 내다가, 결국 나중에 갈 테니 일단은 먼저 가라는 결론을 내리셨다.
나는 아직도 어색한 교복을 좌우로 훑어보다가, 화장기라곤 하나도 없이 푸석하게 뜬 얼굴을 손바닥으로 감쌌다.
텅 빈 가방엔 지갑이나 필통, 노트 같은 것만 일단 챙겨넣고 얼른 집을 나섰다.
"오징어!"
머리가 울리는 기분이다. 쟨 목소리가 왜 저렇게 낮지.
여전히 비몽사몽에 빠져 찬열이에게로 다가가자 찬열이가 또 와하하 웃었다.
"진짜 졸려보여."
"조용히 해. 여기서 버스 뭐 타야 돼?"
"우리 엄마가 10번 타라던데."
"그래?"
"응. 3분 뒤에 온대."
나는 정류소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찬열이가 내 옆에 앉았는데, 어깨가 너무 까마득하게 멀리 있는 기분이었다.
난 대충 팔에 머리를 기대고 괴물 같은 신음만 뱉었다.
밤만 새면 이렇게 좀비 꼴이 되는데, 이 꼴이 추하거나 찬열이에게 민망하다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버스에 올라탄 뒤엔 또 그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다.
좌석 두 개가 붙어있는 의자는 왠지 앉기가 낯부끄러웠다. 커플 같잖아.
찬열이가 아무 생각 없는 듯 걸어가서 바깥쪽에 앉은 뒤 내게 눈을 크게 뜨고 여기로 와, 하고 입으로 속삭이는 바람에 결국 앉게 되었지만.
교문에선 표혜미를 만났다.
표혜미가 내게 다짜고짜 싸대기를 날리지 않는 것에 의아해하고 있을 무렵, 박찬열과 대화하는 김종대가 보였다.
아, 이렇게 보니까 그 졸업사진만큼 못나진 않았다.
워낙에 안 꾸미는 애 같은데 꾸미면 정말 잘생겨질 것 같다.
"내 생각보다 잘생겼는데?"
"그치?"
"응. 박찬열 친군가."
"야, 너 완전 평생 철벽만 칠 것 같더니 그래도 잘 다니네?"
"응. 괜찮던데."
"너 잘 되면 나도 좀 이어줘."
"싫은데?"
"아 오징어! 평생 체리에이드 안 사 줄 거야."
"아 왜!"
나는 체리에 아주 죽고 못 산다.
체리 케이크, 체리 아이스크림, 체리 에이드, 그 외에도 체리만 있다면 뭐든 맛있게 잘 먹는다.
그걸 잘 알고 있는 표혜미는 매 번 나를 공격할 때마다 체리를 써 먹곤 했다.
"미안. 기다렸지."
"아니."
"쟤가 표혜미야?"
"응."
"그렇구나. 들어가자."
임시반에 들어가 얌전히 앉아 있었다.
찬열이는 옆 반이라 잠시 헤어진 채로 쭈뼛쭈뼛 교실 안으로 들어서는데, 저만치에 많이 친하진 않았던 중학교 친구가 손을 흔들었다.
그리로 걸어가 옆자리에 앉는데, 그 친구가 다급하게 물었다.
"오징어. 박찬열이랑 무슨 사이야? 오늘 보니까 같이 오던데. 원래 별로 안 친했잖아."
언제나 그렇지만 관계를 묻는 문장은 어쩌면 이렇게 복잡할까.
그 애와 나 사이의 관계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그냥 중학교 때 친구, 엄마 친구 아들, 나랑 가까이 사는 남자애.
여러가지 박찬열을 표현할 수식어구를 생각해보던 내가 결국 가장 적합한 단어를 꺼내들었다.
"…썸?"
"진짜? 야, 너 중학교 때도 철벽이었잖아. 막 그 때 안재효? 걔가 너한테 고백했는데 너 막 응. 근데? 이러고."
뭔 놈의 철벽. 애들은 나를 왜 철벽 개 쩌는 애로 기억하는 걸까.
난 희미하게 웃어보이며 가방 위로 엎드렸다.
썸. 썸남. 썸녀. 썸씽. 설렘. 두근거림. 사랑. 연애. 남자친구. 여자친구.
나와 그 애에게 너무나 가까우면서도 먼 단어들이었다.
썸남, 에서 남자친구. 남자친구, 라는 단어가 너무나 생소하게 입 안에서 굴러갔다.
남자친구. 내가 좋아하는. 박찬열. 찬열이의 여자친구, 오징어.
그런 생각을 마지막으로 흐릿하게 웃어버리며 들어오시는 임시 담임 선생님의 얼굴에 시선을 집중했다.
-
초조했다. 5반? 5반이라니. 하필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교실이다.
핸드폰을 꺼내 안절부절 못하며 손에 꽉 쥐고 있으니 문자가 와르르 쏟아졌다.
'야. 몇반?'
'나 7반이야 자살할거야ㅋㅋㅋㅋㅋㅋ'
'박찬열 몇반인지 들어주고싶었는데 죄송하게도 내가못들음'
'종대 몇반일까? 아떨려!'
'아 너랑같은반되고싶은데 니가 답장안하는거보니까 왠지다른반일듯'
한숨을 폭 내쉬었다. 진짜 혼자 뚝 떨어진 기분이다.
'5반.'
그러자 답장이 또 우르르 몰려왔다.
'아미친'
'야 김종대'
'야 김종대 같은반'
'주글거야 미친 하나님 부처님 사랑합니다'
픽. 웃어버렸다.
핸드폰을 주머니에 쑤셔넣고 최대한 눈에 안 띄는 구석 자리에 앉았다.
누군가 옆에 앉아주겠지.
하다못해 자리가 없다거나 하진 않을까.
아, 설마 혼자 앉겠어?
그 때, 내 옆 자리의 의자가 드르륵 뒤로 밀려났다.
"헐 오징어, 같은 반이네?"
박찬열.
-
학교 생활은 빠르게 흘러갔다.
늘 그렇듯 새 친구를 사귀었고, 박찬열도 그 나름대로 남자애들과 친해졌다.
새로 친해진 친구들의 이름은…
"이름이 뭐라고?"
"나? 최진리."
"넌?"
"정수정."
그래. 새 친구도 사겼는데, 하필 얘네 친구가 표혜미가 친해진 친구였다.
그 탓에 다른 반이지만 여섯이서 똘똘 뭉쳐 다녔고, 덕분에 와르르 웃음을 쏟아내며 새 학기를 가뿐히 시작했다.
찬열이. 찬열이는 내 짝인데, 서로 친구를 사귀는 데에 여념이 없어 서로의 존재는 약간 흐릿해져 있었다.
등하교는 늘 같이 하고, 카톡도 어김없이 설레어 하며 계속 주고 받았지만, 아무래도 신경이 분산되다 보니까.
나는 줄어든 찬열이의 카톡에 초조해하며 하루 종일 핸드폰을 붙들고 있었고,
카톡 알림음이 울려 다급하게 핸드폰을 열어보았을 땐 혜미의 찡찡거림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
나는 첫 날에만 해도 낯을 너무 가려서 친해지기 힘들었던 진리와 수정이가 눈 앞에서 아줌마로 빙의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급식실에 앉아 있었다.
결코 적게 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급식은 왠지 모르게 자꾸 깨작이게 되었다.
오늘도 젓가락으로 밥알 세 개를 들어올려 입에 넣는 등 궁상을 떨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머리 위에 손을 짚었다.
머리에 손 대는 게 싫어 고개를 돌리자, 찬열이가 내 양 얼굴에 손바닥을 딱 붙이고 말했다.
"오징어. 왜 이렇게 못 먹어. 많이 좀 먹어."
그렇게 설레는 말을 던지고 떠나버리는 찬열이를 쳐다보던 진리가 다급하게 말을 걸었다.
"야. 남친?"
"아니."
"그럼 뭐야? 썸?"
"응."
"헐 개부러워."
뭐라고 반응해야 할 지 몰라 그냥 웃었다.
"야, 너 머리 위에 뭐 있는데?"
"뭐?"
머리를 살짝 흔들어보니 웬 종이가 하늘하늘 떨어졌다. 노트를 북 찢은 듯 울퉁불퉁한 촉감이 느껴졌다.
이게 뭐야. 왜 종이가 있지. 하면서 딱 종이를 뒤집어보자, 그 종이엔 약간 급하게 쓴 듯하면서도 남자애 다운 글씨로 이렇게 써져 있었다.
'금요일에 나 가로수길 가는데. 같이 가 줄 수 있어?'
그 쪽지를 보고 연신 탄성을 뱉는 혜미, 진리, 수정이, 그리고 다른 애들.
나는 이번에도 그냥 웃어버렸다.
내가 먼저 만나자고 하려고 했는데, 이런 방법도 묘하게 떨림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고개를 푹 숙였다.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찬열이가 너무 좋아서, 견딜 수가 없다.
☆★☆★☆★
//// 암호닉 ////
소문 / 푸우곰 / 비타민 / 망고 / 준짱맨 / 챠밍 / 홈마 / 눈두덩 / 러팝 / 판다 / 지안 / 이리오세훈 / 길라잡이 / 호두
/ 심장 / 비회원앙대여 / 빛 / 여름 / 솜사탕 / 연 / 위아원 / 소금 / 콩알 / 긴가민가 / 헤운 / 젤컹젤컹 / 하루 / 애니
혹시 빼먹은 분이 있다면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려여!
[] 괄호 안에 신청하실 아모닉을 넣어주시면 됩니당. ex. [베브] 이렇게여! 안 그러면 빼먹어여...
그리고 비회원 댓글은 늦게 공개되기 때문에...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신 편에서 신청해주세여!
개학... 반배정 잘 되셨나요?
새 학기, 새 학년, 혹은 새 학교에 적응 잘 하시길 빌게요!
학생이 아니시라면, 모든 일상이 행복하길^w^* Vv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