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트사이즈 15
Baby Don't cry
늦은 새벽 세훈과 종인이 숙소로 돌아옴
다른 멤버들은 세훈 걱정에 잠도 자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음
준면이 들어오는 세훈에게 제일 먼저 달려감
"세, 세훈아! 괜찮아?"
세훈은 어깨의 통증이 심하지만 애써 숨기며 쓴웃음을 지음
"나야 뭐 괜찮지..."
"하...미친새끼야... 무슨 겁도없이...어휴... 걔네는 어떻게 됐는데?"
세훈은 준면의 물음에 대답없이 방으로 들어가 버림
옆에서 눈치보던 종인이 세훈이 들어가자 멤버들에게 설명을 해줌
"뭐...결론만 얘기하자면...걔네는 보호조취됐고....그냥 합의했어."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런 새끼들을 그냥 보냈다고?!!"
걔네는 미성년자에다가 책임질 부모도 가족도 없는 완전 길거리 양아치들인거야,... 하도 울면서 비는 통에 세훈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는 각서 받아내고 끝냈어. 폭행정도가 너무 심해서 마냥 세훈이 유리했던 건 아니거든... 이건 뒤늦게 안건데 걔네 멧돼지들 중 한명 동생이
경찰서 찾아와서 무릎꿇고 빌고 그랬대....
회사측에 일단 말해놔서 지금 올라오는 기사랑 트위터 다 지우고 있어. 없던 일이 되버린거지."
"하....미치겠네 진짜...씨발것들 진짜...근데 세훈이 안다쳤어?"
"내 생각엔 꽤 아플텐데 끝까지 병원은 안가겠다고 정색을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왔어. 내일 지켜봐야지."
"내일 중요한 촬영이 있는데 스케줄 소화가 될까싶네... 일단 알았어 수고했다."
여차저차 설명을 끝마친 종인이 조용히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마침 샤워하려고 옷을 벗고 있는 세훈의 뒷모습을 보게 됨
"어!!! 세훈아!!"
세훈의 왼쪽 어깨와 등은 찢어진 빨간상처와 검붉은 멍으로 엉망이 상태임
종인은 놀란 나머지 세훈을 건들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림
"야아 이거 어떡해... 너무 상처가 심하잖아... 병원가자! "
세훈은 아무렇지 않은 척 코웃음을 치며 욕실로 들어가버림
"목소리 낮춰. 뭐 이런걸로 병원을 가? 내일 촬영도 있는데... 오바하지마"
"야...오세훈...."
욕실문을 닫던 세훈이 다시 빼꼼 고개를 내밀더니
"아! 셈이는?"
"아... 의식 찾고 별 크게 다친데 없어서 좀 쉬다가 내일 나온대. 아...근데 너 진짜 괜찮겠어?"
"움.. 다행이네."
그러곤 다시 욕실문을 쾅 닫음
그날 새벽엔 멤버들에게 세훈의 장문의 카톡이 도착함..
어두운 새벽
불 꺼진 병실에는 창밖의 달빛이 흐릿하게 들어오고 잠에서 깬 셈이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음
부시시한 눈으로 주위를 보는데 불편한 자세로 침대에 기대 잠들어 있는 민석이 보임
"응차..!"
셈은 가는 팔로 민석을 들어 침대 위에 눕힌 뒤 정성스럽게 이불을 덮어 줌
셈은 차가운 손으로 민석의 이마를 짚어보는데 감기 때문인지 뜨거운 열이 느껴짐
동그란 입술을 살짝 열고 색색거리며 자는 민석이 귀여운 듯 셈은 한참을 사랑스럽게 쳐다 봄
"ㅎ... 이럴땐 아기같아."
셈은 아까 있었던 요란한 사건을 다시 회상해 봄
수많은 소녀들 틈에 깔려 있을 때 어떤 큰 손이 셈의 손목을 낚아 채 끌고가더니
이윽고 뒤쪽에서 더 강한 힘이 셈의 허리를 감싸고는 순식간에 어떤 차 안으로 구겨넣음
그 안에서 멧돼지들에게 끔찍한 일을 당할 뻔 하고 큰 충격에 정신을 잃은 뒤
엄청난 공포에 휩싸인채 눈을 떴는데
셈의 앞에 있던 민석
셈에겐 그런 민석의 모습이 신, 하나님, 부처님, 백마탄 왕자님보다 더 멋지고 완벽하게 보였을 거임
셈은 옆에 누워있는 민석을 바라보며
'이런 남자가 지금 내옆에 있다니...'
피식 웃으며 다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는데
"어!!"
어느새 창문이 열려있고 그 창가에....
검은 옷의 여자가 걸터 앉아있음
셈은 애써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달빛에 비친 사람을 자세히 보려 애씀
"누...누구세요..?"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 때문에 제대로 알아볼 수가 없지만 검붉은 입술은 분명히 보임
그 입술이 열리더니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흘러나옴
"..........sincere..."
"뭐...?"
검붉은 입술에 미소가 번지더니
" 흐릿한 달빛에 가려 코앞도 구분하지 못하는데 어찌 진실을 볼 수 있을까?"
검은 여자의 팔이 스르륵 올라가더니 창백하고 마른손이 드러남
그 손으로 천천히 달을 가르키자 셈의 시선도 달을 향함
순간 여자가 손가락을 탁 하고 튕기자 가늘었던 초승달이 부풀어 오르더니 커다란 보름달이 만들어짐
커진 보름달로 인해 병실은 밝은 달빛으로 가득참
셈은 그 광경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다물지 못함
"아...아니, 말도 안돼..."
"너의 달빛을 밝혀 자세히 봐야 해. 너무 늦으면 물거품이 될거야..."
"잠시만요! 당신 누구세요!"
셈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달려가는데 검은여자는 창밖으로 뛰어 내려 버림
" !!!!! "
셈은 떨어진 여자를 보려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지만 그 어디에도 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음
두리번 거리던 셈이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치더니 지금 있는 이 병실이 14층인걸 깨달음
".......도대체..."
셈은 다시 고개를 들어 달빛을 바라보는데 어느새 작아진 달은 옅은 빛을 내며 셈의 얼굴을 비추고 있음
광고촬영장
여러 스텝들과 엑소들로 언제나 처럼 북적이는 풍경
세훈은 형들의 눈치를 보며 촬영장으로 들어오는데 다른 멤버들도 세훈의 눈치를 보며 안부를 물음
"야... 괜찮냐?"
세훈은 아픈 어깨를 숨기며 애써 웃음
"물논!"
"ㅋㅋㅋ새끼.... 어디 불편하면 바로 말해라."
엔은 세훈의 한쪽 어깨를 쿡쿡 찌르며 장난치고 세훈은 짜증내며 투닥거림
다들 메이크업과 의상을 입으며 준비에 한창인데 한쪽이 요란스러움
"어머, 야 셈아! 괜찮니?"
셈은 걱정하는 스텝들을 의식한 듯 더 밝은 목소리로 인사함
"안녕하세요! ㅎ 저 다친데 없어요!"
그리곤 옆에 같이 들어오던 민석을 가리키며
"오히려 민석이 오빠가 고생했지 뭐..."
셈의 말에 엑소 멤버들은 잠시 흠칫하고는 다시 표정관리를 함
셈은 매니저에게 쪼르르 달려감
"오빠! 어제 일은 어떻게 잘 마무리 됐어요?"
셈의 질문에 다들 신경을 셈에게 곤두세움
매니저는 다른 멤버들의 눈치를 보며 말을 버벅이며 설명함
"아... 뭐 대충 알아서 처리했어. 적당한 처벌 받을거야. 넌 네 몸이나 신경 써."
"그렇구나... 어린애들이라서 좀 걱정되긴 했는데...그렇게 됐구나..."
셈의 말에 엔이 발끈함
"야! 걱정이 되긴 누가 걱정이 된다고 그러냐?!!"
그렇게 시끌시끌한 와중에 세훈은 구석에서 귀에 이어폰을 꽂은채 눈을 감고 있고 민석은 그런 세훈을 말없이 바라봄
"어...? 언니.... 옷이랑 머리가 이게 뭐에요? 스포츠 웨어 광고라면서요...?"
"응? 오늘 폰티 안봤어? 이거 맞어..."
"아 뭐야... 치마 너무 짧잖아요."
셈은 가슴까지 내려오는 검은 웨이브가발을 하고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채 거울을 보며 찡찡 댐
백현은 계속 옆에서 이쁘다해주는데 셈은 심술난듯 그런 백현의 입을 꾹 눌러 밀어버림
"자 먼저 댄스씬 찍을게요."
감독님의 지시에 따라 군무 A팀의 촬영이 시작됨
종인을 센타로 그 뒤로 세훈, 타오, 백현, 종대, 민석, 엔이 자리를 잡고 군무를 시작함
언제나 처럼 멋진 칼군무를 선보이는데
"컷!! 잠깐만 , 세훈? 한바자씩 느리네. 좀 맞춰봐."
"예, 죄송합니다."
세훈은 한쪽 어깨를 돌리며 잠시 인상을 찌그림
종인은 뒤를 돌아보고 세훈의 상태를 살핌
"야, 괜찮냐?"
"조용히 해."
"....무리하지 마라"
"오케이, 다시 들어갑니다! "
음악이 나오자 세훈은 입술을 깨물며 아픈 어깨를 참으며 올라가지도 않는 팔을 억지로 움직이며 안무를 소화함
다른 멤버들도 세훈의 상태를 대충 알기에 최대한 집중해서 NG없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함
그런 덕분에 A팀의 촬영은 두세번만에 끝이나고 B팀의 안무촬영이 시작됨
세훈은 빠르게 자리를 잡아 앉고는 숨을 몰아 쉼
촬영이 끝난 멤버들은 세훈의 주위에 몰려들어 세훈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함
"야...너 진짜 괜찮겠어? 너 팔 제대로 못올리더만"
"아 괜찮다니까 왜들 그래?"
마침 메이크업을 끝낸 셈이 한곳에 몰려있는 멤버들을 보고는 쪼르르 달려옴
"왜? 무슨일 있어?"
셈이 나오자 다들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피우기 시작함
셈은 그런 멤버들을 보며 입술을 삐죽거림
"뭐야..."
그러다 세훈을 무심결에 보는데 잔뜩 까져있는 손등을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세훈의 손을 감싸 쥠
"어머!! 너 이거 왜이래?"
세훈은 급히 손을 빼내고 주머니에 손을 넣음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림
분위기는 급 냉랭해지고 셈은 나가는 세훈의 뒷모습을 바라봄
'.....몇일 전 부터 왜저래? 남자애가 불만이 있으면 말을 하던가... 삐져가지고 저게 뭐야?
누구는 뭐... 기분 좋아서 말 거는줄 아나?! 웃겨정말...'
"자, 이제 셈들어오고. 단체 씬 갑시다."
스포츠 점퍼를 입은 남자멤버들 사이로 밝은 옷을 입고 청순한 모습의 셈이 들어오자 감독님이 아주 흡족해 하심
"이야~ 그림이 갑자기 환해지네. 좋다! "
달콤한 xoxo음악에 맞추어 다들 즐겁게 촬영에 임함
서로 웃으며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며 재밌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세훈의 표정이 점점 더 안좋아짐
종인과 루한의 운동화를 셈이 뺏어드는 장면을 촬영하는데 타오가 갑자기 비명을 지름
"으아아아아악"
"엄마야! 놀래라...너 왜그래?"
"김종이니!! 김종이니!!! "
"종인이 왜...?"
"맨발이야!! 맨날 맨발이야!!! 냄새나!!!"
알고보니 진짜 종인이 맨발로 운동화를 신고 있었던 것
코디언니가 화들짝 놀라 양말을 가지고 달려옴
"어머! 종인아! 너 양말 어쨌어?"
"아까...쉬는 시간에 답답해서 벗었는데...다시 신는걸 까먹었...."
"어휴!!! 그래도 촬영중인데 맨발이 뭐야!! 빨리 신어"
종인은 급히 양말을 신고 타오는 옆에서 계속 떽뗵 거리고 있음
그 모습을 보던 감독님이 갑자기 무릎을 탁! 치더니
"이야! 타오야~ 지금 그표정 딱 좋다. 그 표정으로 셈이 신발 뺏는 장면 가보자."
"늬에...?"
감독님의 지시대로 마지막 신발뺏아 달리는 장면이 촬영되는데
생각보다 그림이 잘 나오지 않아 멤버들은 몇번이고 달리고 또 달림
"아...한번 더 갑시다."
다들 지칠대로 지쳐서 헉헉 대며 거친 숨을 몰아 쉼
그런 멤버들의 상태를 보던 감독이 두 팔을 걷어 부치고는
"오케이! 좋아. 이번 딱 마지막 컷 찍고 마무리하자! 다들 힘내고!"
마지막이라는 소리에 멤버들은 다시 힘을 내서 컷 소리와 함께 달려나가기 시작함
"으아아아아아~~~~ 달려!!!"
" 오케이! 컷!!!!"
감독의 시원한 컷 소리와 함께 멤버들은 모두 환호성을 지름
"이야아아아~ 수고하셨습니다!!"
요란한 환호소리 속에 세훈이 그 자리에서 바닥으로 쿵 소리를 내며 쓰러짐
"아아악!! 오세훈!!!"
밤에 간단히 커피를 마시러 온 민석과 셈
민석은 오늘따라 말없이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음
"오빠...세훈이 보러 가보면 안되요..?"
"매니저형이 갔어. 안정이 필요해서 가봤자 얼굴도 못본대..."
"후... 세훈이 요즘 표정도 안좋구..말도 없더니. 어디 아파서 그런건가? ......."
"..........."
민석은 어젯밤 세훈에게서 온 장문의 카톡을 열어 다시 찬찬히 읽으며 머릿속이 복잡해짐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채 자기 앞에 앉아 있는 셈의 이쁜 얼굴을 보자 더 마음이 무거워짐
그리고
세훈의 마음을 어느정도 눈치를 챈 듯함
[형들. 오늘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요. 그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기 때문에 이해해 주길 바라고...
이번 일은 억울하지만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어요. 내가 분명 잘못한 점도 있기 때문에 합의하게 되었구요
그런데 이 얘기를 셈이가 들으면 너무 속상해 할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형들한테 부탁드릴 점은...
걔네 멧돼지들은 적당한 처벌받았다고 하고 나는 그일에 아무런 연관 없다고... 대충 입 맞춰줘요
나 솔직히 많이 다치지도 않았고 셈이가 알아봤자 걱정만 할게 뻔하니까...
서로 편하게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활동 할 수 있게 적당히 구라좀 까줘요. ㅇㅋ? 땡큐 잘자고 내일봐 사랑하는 내 형들...
아, 그리고 싸가지없지만... 아끼는 엔아. bye ]
'셈이를.... 좋아하고 있구나.'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는데... 인대를 다쳐서 치료는 오래 해야 될거야.
으이구...무식한 새끼야. 인대가 찢어졌는데 그걸 어떻게 참고있냐? 병신..."
"ㅋㅋㅋ... 진짜 별로 안아팠다니까요..형..."
"구라까지마. 병신아! 너는 몸이 재산인데 어디 차에다 몸을 날려? 영화찍냐?!"
"형이 내 상황이 돼봐...그럴 수 밖에 없지 모.."
우연인지 어제 셈이 묵었던 병실에 그대로 세훈이 입원을 함
세훈의 상태를 살피러 온 매니저형과 세훈은 담담히 대화를 나눔
"아 그리고... 셈이가 많이 걱정하고 궁금해 하던데... 언제까지 숨기려고?"
"아 몰라... 그냥 알게 될때까지 숨겨...아니! 나 다 나을때까지! 아무렇지 않을때까지.
그리구 나 여기있는 동안 절대 면회안돼요! 누구라도 여기 병실찾아오면 나 혀깨물고 죽어버릴거야..
.환자복 입고 있는거 애들이 보면 놀린다고!! 특히 쯔타오새끼가..."
"별걸 다 신경쓴다 오세훈..
너도 참 이해안된다. 그건 그렇고 오토바이사건은 그게 뭐라고 숨겨? 어? 어짜피 알게 될건데"
"아 그러니까! 자기 혼자 알게 되기 전까진 말하지...말라고요..."
"왜!! 왜! 도대체 왜?? 이유가 뭔데?"
세훈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피식 웃으며 매니저형을 바라봄
"쪽팔리잖아요....ㅋ"
매니저가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자 세훈은 혀를 날름거리며 말을 이어감
"그깟 차에 좀 박았다고 다쳐서 빌빌대는 것도 쪽팔리고 ... 아씨... 아파서 기절한 것도 쪽팔리고...
이성잃고... 그렇게 오토바이로 쫓아간 것도 쪽팔려요."
"다른건 남자로서 쪽팔린다 치자.. 오토바이타고 따라가서 사생년들 잡은건 뭐가 쪽팔려? 존나 멋있구만.."
세훈은 매니저형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말을 돌림
"아 어쨌든 내가 쪽팔리다면 쪽팔리다는거니까... 형 이제 들어가봐요. 내일도 일 많잖아요."
"음..어 그래. 누구 올사람 없어? 혼자 있어도 되겠어?"
"아! 누가 죽을병 걸렸어?? 빨리 가요!!"
"으이그 알았다. 뭔일 있으면 연락해. 내일 올게."
매니저형이 나가자 텅빈 병실엔 정적이 가득함
외롭게 혼자남은 세훈은 어느새 어두워져 옅은 달빛이 들어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쉼
'그게 왜 쪽팔리냐고...?
미친듯이 쫓아가 겁도 없이 차에 몸도 던지고... 죽기전까지 사람 패고...
어깨인대 끊어진 줄도 모르고 주먹질 해댔던 이유가 셈이가 너무 걱정되서 그랬다는게 쪽팔린거지...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쪽팔려...'
애써 쿨한척 하며 매니저를 보냈지만 막상 혼자 텅빈 병실에 남게되니 외롭고 처량해진 느낌이 듦
'.......아씨... 기분 왜이래..."
세훈은 울적한 기분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랜덤재생을 누름
때마침 재생된 곡은
Baby, Don't cry
잔잔한 피아노전주가 흘러나오자 세훈은 우울한 노래가 듣기 싫어 다음곡으로 돌리려는데
첫가사를 듣자마자 가슴이 시큰하게 아려옴을 느끼고 그대로 눈을 감고 노래를 감상하기 시작함
[더는 망설이지 마 제발 내 심장을 거두어 가
그래 날카로울수록 좋아 달빛 조차도 눈을 감은 밤]
그래 날카로울수록 좋아 달빛 조차도 눈을 감은 밤]
담담한 첫 소절 가사에 세훈은 뭔지모를 울컥함을 느낌
[나 아닌 다른 남자였다면 희극 안의 한 구절이었더라면
너의 그 사랑과 바꾼 상처 모두 태워버려]
너의 그 사랑과 바꾼 상처 모두 태워버려]
민석의 옆에 앉아 행복하게 웃고있을 셈을 상상하며 세훈의 입가에도 쓴미소가 스윽 번짐
'그래, 행복해 보이더라...'
[ Baby don't cry tonight 어둠이 걷히고 나면
Baby don't cry tonight 없었던 일이 될 거야]
Baby don't cry tonight 없었던 일이 될 거야]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에 셈의 얼굴이 그려지자 세훈은 머리를 감싸쥐며 들리지 않는 혼잣말을 속삭임
'절대 들키면 안돼... 죽을 때까지 내 마음을 숨겨야 돼...
내 마음을 들키게 되면 셈에게 얼마나 큰 혼란이 올지...'
[물거품이 되는 것은 네가 아니야 끝내 몰라야 했던
so Baby don't cry cry 내 사랑이 널 지킬 테니]
so Baby don't cry cry 내 사랑이 널 지킬 테니]
세훈은 독한 진통제에도 계속해서 쑤셔오는 어깨를 감싸쥐며 고통을 홀로 참아냄
그날 밤 방안에서 셈에게 했던 큰실수..
그리고 선물했던 모자가 민석의 머리에 씌어져있던 사진을 생각하며 세훈은 한번 더 마음을 다잡음
'그래.. 셈에게는.... 난 아니야.'
[오직 서로를 향해있는 운명을 주고 받아
엇갈릴 수 밖에 없는 그 만큼 더 사랑했음을 난 알아]
엇갈릴 수 밖에 없는 그 만큼 더 사랑했음을 난 알아]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자신의 선물을 받았을 당시 모자를 써보며 너무나 이쁘게 웃었던
거울속의 셈의 미소가 생각나 너무 괴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