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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10시..
이른시간은 아님에도 불과하고 여전히 켜져있는 불빛들 사이
한 학교도 여전히 야간자율학습을 계속하고있다
타닥 타닥
공부를 하던 학생들의 교실 창문밖에
한방울 두방울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곧
쏴아아아-
사각사각소리만 들리던 교실은 곧 소란스러워졌다
예고없던 비..
그것은 아마 예고없이 나에게 찾아올 그를 암시한게 아니였을까
밤11시..
야간자율학습을 끝냈지만 갑작스런 비에 학생들은
한 우산에 셋,넷 모여 집에가기도했고,
외투로 머리를 감싼채 뛰어가는 학생도있었고,
부모님을 기다리는 학생도 있었다.
나는 때마침 지난번 두고 간 우산덕에 맞지않고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발걸음을 재촉해 집으로 가던 중
나는 우리집 대문앞에 기대어 쓰러져 있는 한 남자를 보게되었다
"..."
내가 다가갔을땐 이미 그 남자는
누군가에게 쫒긴 듯 너무 지쳐보였고,
지금까지 고생을 보여주듯 온 몸 구석구석 상처가 나있었다.
"어떡하지......"
이 사람은 누구지... 상처 치료해줘야하나
그냥 들어갈까.. 그래도 우리집 앞에 쓰러져있는 사람인데
수많은 생각이 오고가던 중
"....신경....쓰지마"
순간 들린 목소리에 당황했지만
힘에겨운 듯 겨우 말하는 그를 보고 마음을 굳혔다
"아저씨, 정신차려봐요 일어나봐요!"
딱봐도 나보다 훨신 덩치가 컸지만
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난 아직도 모르겠다
나는 처음보는 그 사람을
어쩌면 위험해보이는 그 사람을 부축해 우리집에 들였고,
그렇게 우리둘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멈출수도,
되돌릴수도없는
위험하지만 설레였던 내 첫사랑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예고없던 비는 그렇게
내 맘속에 천천히 적셔들어갔다
이제부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