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서 사람들 속에서 혼자가 아님에도 혼자여서 외로울 때가 있다. 그 느낌은 마치 숲 속에서 혼자가 되어버린 느낌. 하나가 되어버린 세상에 대항하는 느낌.
경험을 토대로 나는 새로운 사람들과 설레임 보다는 두려움에 떨었다. '경험' 또 나를 떠나갈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 막을 수 없는 것을 알지만 그렇기에 그 순간이 두려웠다.
가슴 아픈 순간들이 찾아 올 때면 홀로 그렇지 않다 위로했다. 난 괜찮다고 다독였고 그렇게 행동하고 말했고 눈꼬리를 휘며 웃었다.
나는 아프다고 괜찮지 않다고 힘들다고 안아 달라고 토닥여달라고 이런 나 좀 봐달라고 말할 누군가가 없었고 그럴 용기가 없었다.
지겹게도 인생은 항상 새로운 사람들과 마주치고 운명은 생각지도 못한 인연 속에 피어난다.
새 학기도 아닌 새로운 학교.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공부하는 이 곳, 대학교. 깊은 우정을 기대하지 않았다. 마치 진정한 사회에 발을 디딘듯 가슴 아픈 일들만 가득한 공간이 되리라. 난 지레짐작했다.
난 역시나 가만히 앉아 있었고 나 스스로 공기와 하나가 되기를 잠시 기댄 벽과 하나가 되기를 빌었다. 차라리 내 스스로 너희를 멀리 하겠다고 다짐했기에.
우울한 표정과 멍힌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그리고 한 아이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리고 입모양으로 무어라 이야기했다.
'피곤해? 표정이 별로야.'
괜한 친절을 베푸는 아이. 너 또한 그세 지쳐 떨어져 나가겠지. 누구나 그랬으니까. 잠시 찔러보고는 내 마음을 다 줄 때쯤이면 사라졌다. 내가 너무 느린 느림보였기에.
다시 마주친 시선에 또 무슨 말을 뻐끔거리는 그 아이의 모습 그리고 나의 주위에 물이 가득 차기 시작했고 그 아이는 금붕어가 그리고 나는 작은 열대어가 되었다.
'나랑 친구할래?'
정신을 차려보니 난 고개를 끄덕였고 어렴풋 웃고 있었다. 왠지 너는 믿어도 될 것만 같아. 그냥 그런 느낌. 내가 또 아프고 힘들더라도 넌 믿어도 될 것만 같아. 그게 얼마나 힘든 독인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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