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팻(fat)
"헐 쟤 봐봐."
"대박. 무슨 자신감으로 저러고 다니냐?"
"나같으면 쪽팔려서 밖에 못나오겠다."
주변의 수근거림이 곧 날카로운 화살이 되어 경수에게 날라왔다. 경수는 마치 다 들으라는듯 대놓고 험담을 하는 사람들의 틈을 고개를 숙이고는 빠른걸음으로 지나갔다. 편의점에 도착해 빠르게 삼각김밥과 라면, 음료수를 계산하고 나온 경수는 다시 왔던길을 빠르게 뛰어갔다. 5분거리에 있는 집이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다. 집에 도착해 방으로 들어가 전신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본 경수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174cm에 95kg인 자신의 몸이 너무나도 게으르고 한심하게 보인 경수는 눈물을 슬쩍 닦으며 식탁에 올려둔 삼각김밥과 라면을 슬쩍 보았다. 여러번 다이어트를 결심하고도 정신차리면 무의식적으로 무언가를 입에 집어넣고있는 자신을 발견할때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항상 결심을 하면서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하다. 경수는 부엌으로 나가 식탁에 올려둔 것들을 전부 쓰레기통에 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
경수는 교실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들어가고싶지 않다. 들어가면 분명 혐오스럽다는 표정으로 쳐다볼게 분명하니까. 하지만 수업을 재끼기엔 간이 너무나도 콩알만한 경수는 뒷문을 조심스럽게 열고는 재빨리 자신의 자리로 가 앉고 엎드렸다. 나를 향해 쏟아지는 시선들이 부담스럽다. 멸시하는 눈빛을 견디기가 너무 힘들다. 가만히 엎드려있던 경수는 옆자리에서 떠드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야 오늘 끝나고 피씨방 갈래?"
"나 바쁜몸이야 새꺄."
"아, 또 뺀다."
나도, 피씨방 가서 친구들이랑 게임 하고싶다. 뚱뚱한 몸 때문에 항상 반에서 왕따를 당하던 경수는 눈물이 떨어지려는 눈에 힘을 꽉 주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나이가 되도록 제대로 된 친구 한명 못사귄 자신이 안쓰럽고 한심스러워 경수는 결국 눈물을 뚝뚝 떨구고 말았다. 만약 자신이 마르고 날씬한 몸을 가지고있었다면 적어도 친구 한명쯤은 있었을거란 생각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 경수가 와이셔츠 소매로 슬쩍 눈가를 닦아내고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몸을 일으켰다. 앞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선생님이 아니라 종인이었다. 떠들던 아이들이 모두 숨을 죽이고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 슬쩍 웃음이 터진 종인이 말했다.
"뭐야, 선생님 아니라서 실망했냐?"
"야 너때문에 놀랐잖아~ 나 핸드폰 하고있었단 말이야."
경수는 밝게 웃는 종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을 느낀 종인이 경수에게 눈을 돌리자 경수가 화들짝 놀라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슬쩍 눈동자만 굴려 종인을 바라보니 자신을 향해 웃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얼굴이 달아오른 경수는 다시 시선을 돌려 창 밖만 뻘쭘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
"경수야, 나 이거 정리해야되는데 좀 도와줄수 있어?"
"어? 으응…"
경수는 자신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백현을 쳐다보았다. 사교성도 좋고, 귀염상인 외모에 항상 주위에 친구들로 둘러싸인 백현을 경수는 항상 부러워 했었다. 저렇게 인기 많은 애는 나같은건 있는지도 모르겠지? 자신도 백현에게 말을 걸어보고싶었지만 괜히 그랬다가 안좋은 시선만 받을거같아 그 마음을 접어둔 경수였다. 그런 경수에게 백현이 먼저 말을 걸어오자 눈에 띄게 환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린 경수가 슬쩍 물었다.
"어, 어떤건데?"
"아. 이거 우리반 애들 생활기록부랑 건강기록부야. 선생님이 번호대로 정리하랬는데 너무 많아서… 같이 해줄거지?"
"으응."
"진짜 고마워! 내가 다른 애들한테도 부탁했는데, 나쁜것들. 나 버려두고 다 쌩하니 가버리는거 있지."
"아…"
"고마워, 경수야. 이따가 내가 떡볶이 사줄게!"
경수는 해맑게 웃는 백현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여주고는 생활기록부를 출석번호대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끝번호부터 차례대로 정리한 경수는 종인의 학생기록부를 들고는 멈칫 했다. 1학년 9반 7번 김종인. 반 번호 이름이 적혀있는 글 옆에는 종인의 학생증 사진이 붙어있었다. …잘생겼다. 아침에 앞문에 서있던 종인과 제대로 눈이 마주친것이 생각난 경수는 다시한번 얼굴이 뜨거워지는것 같았다.
"경수야 정리 다 했어?"
"어, 응."
"그럼 이거 교무실에 갖다 놓고 떡볶이 먹으러 가자."
"그래…"
양팔 위에 가득 올려진 생활기록부를 담임 선생님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교무실을 나왔다. 떡볶이를 먹으러 가는 내내 옆에서 쉬지 않고 얘기를 하는 백현에게 간간히 웃으면서 대답하는 경수는 정말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졌다.
"경수야 여기서 떡볶이 먹어봤어?"
"아니, 처음 와 봐."
"여기 지~인짜 맵대. 매운거 잘먹어?"
"음… 어, 잘먹어…"
사실 매운걸 잘 먹지 않고, 좋아하지 않는 경수는 매운거 싫어한다고 말하면 백현이 기분 나빠할까봐 말을 꺼내지 못했다. 경수의 손목을 잡고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은 백현이 떡볶이 1인분과 튀김 2인분을 시키고 다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내가 예전부터 여기서 먹어보고싶었는데, 애들이 다 맵다고 안먹는다는거야… 그래서 계속 못왔었는데."
"아, 그래?"
"응! 맛있으면 나중에도 또 먹으러 오자!"
"그래, 또 오자…"
주문했던 떡볶이가 나오고 백현은 맛있다며 허겁지겁 먹어댔다. 경수는 입술과 혀가 따가운 느낌에 물만 마시는 중이었다.
"왜그래, 경수야? 맛 없어?"
"응? 아, 아니야! 맛있어."
"근데 왜이렇게 안먹어?"
눈꼬리가 축 늘어진 백현이 맛이 없냐며 경수에게 묻자 당황한 경수가 더듬으며 말했다.
"아, 나, 사실 다이어트중이라…"
"뭐?! 다이어트?!"
"응? 응…"
"안 돼~ 다이어트 하지마, 응? 안빼도 귀여운데 왜 빼려고 그래."
"귀, 귀엽다고?"
"응! 막 포동포동하고 되게 귀여운데… 안빼면 안 돼?"
태어나서 귀엽다는 말을 처음 들은 경수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 후 떡볶이를 막 집어 먹다가 결국 입을 데이고 말았다.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숨을 내뱉는 경수를 본 백현이 환하게 웃었다.
백도 아니에유.. 백도는 없슴니돠 ㅠ^ㅠ
너는 펫 보다가 생각난 너는 팻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똥손 망손이지만 봐주신거에 매우 감사...눙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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