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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하임 전체글ll조회 867l





w.녹차하임





공연날 민석과 함께 돌아온 크리스는 얼떨결에 대기실에 따라들어가게 되었다.
공연시간 직전에 도착해서 그런지 멤버들이 모두 분주하게 움직이며 공연준비를 했다.
한순간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돼버린 크리스는 멀뚱히 서있다가 그들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구석으로 갔다.
다행히 무대에 바로 올라가지 않은 민석이 남아있어 그를 챙겨주었다.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민석과 대화하던 크리스는 공연이 시작되어서도 무대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종대의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귓가를 강타하는 매력적인 목소리가 들려와 무대 쪽을 바라보았다.
크리스가 대화를 멈추고 무대에 집중하자 민석도 크리스를 따라 무대 쪽을 바라보며 웃어보였다.





"좀 더 가까이서 듣고 싶지 않아요?"





민석의 말에 괜찮다고 대답한 뒤 다시 민석과 대화를 나누려 했지만 이미 그의 몸은 의자에서 일어나 무대쪽으로 걷고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무대 바로 옆에 선 크리스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아주 듣기 좋은 시원스러운 목소리가 크리스의 가슴을 살살 간지럽히는 듯 했다.
멍하니 종대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민석이 다가와 뒷짐을 지고서 씨익 웃었다.
그리고 마치 제 자식 자랑하듯 어깨를 당당하게 피고 입을 열었다.





"잘하죠? 무대매너도 좋고.. 진짜 가수는 뭔가 다르네요."
"가수라고요?"
"네. 데뷔한지는 별로 안됐지만 꽤 유명한걸요."
"흐음..."





민석에게서 종대의 설명을 들은 크리스가 눈빛을 바꿔 종대를 바라본다.
팔짱을 낀 채 미동도 없이 서서 종대의 노래를 경청하는 모습에 민석도 입을 닫고 속으로 종대를 응원했다.
원래 가요에는 관심이 없었다.
클래식이나 재즈보다 음악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아무래도 그 생각을 바꿔야할 것 같다.
그만큼 크리스에게 종대의 목소리는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순식간에 세곡이 끝나자 아쉬움에 쩝, 입맛을 다셨다.
민석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바통을 건네고 무대로 내려오는 종대를 보며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 크리스는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하고싶은 말을 못하는 생소한 경험에 크리스가 당황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었다.
결국 그렇게 종대가 지나쳐 대기실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크리스도 다시 자리로 돌아가려 할 때 마침 루한이 눈에 들어왔다.





환하게 웃으며 키보드를 치고 있는 루한의 모습에 크리스의 입이 굳게 다물어지고 표정이 진지해졌다.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동안 화려하게 피아노를 치면서도 그가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고작 키보드를 치는 루한의 얼굴에는 저렇게 웃음이 가득하다.
그의 재능과 실력을 생각하면 그가 다시 피아니스트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런 행복해보이는 모습을 맞닥뜨리니 크리스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이 그를 위한 일인 것 일까...





"역시... 내 스타일 아니야..."





크리스는 루한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루한에게는 역시 뒤에서 보컬을 받쳐주는 지금의 모습보다 그가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피아니스트의 모습이 훨씬 멋있고 잘 어울렸다.
루한을 보며 그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사이 민석의 무대가 마무리되었나 보다.
민석이 종대를 무대로 부른다.
하지만 몇 번을 불러도 종대가 무대에 오르지 않자 공연장의 분위기가 술렁였다.
크리스도 의아함을 느끼고 종대를 찾았고 의자에 시무룩하게 앉아 중얼거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도무지 정신을 차릴 것 같지 않아 다가가 어깨를 툭툭 쳤다.





"왜요."





종대의 차가운 시선에 크리스는 당황했지만 곧 그의 성격이겠거니 생각하며 침착하게 무대를 가리켰다.
헐레벌떡 무대에 올라 자신을 노려보는 종대를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목소리에 비해 성격은 별로네. 크리스가 종대에 대해 내린 첫인상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회식자리까지 함께 하게 된 크리스는 자신 앞에 앉은 종대를 관찰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처음 그의 앞자리에 앉았을 때 자신을 보고 인상을 찡그리는 듯 했으나 곧 무표정으로 돌아와 착각이라 여겼다.
그런데 자신에게만 무표정일 뿐 다른이에게는 바보처럼 보일 정도로 실실 웃으며 얘기를 나누는 모습에 크리스는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처음보는 이에게는 낯을 가리나보다 생각하며 넘겼었는데 그 진짜 이유를 지금 드디어 알았다.





그는 자신이 루한을 보며 했던 말을 오해하고 멋대로 상처받아 자신만 보면 으르렁댄 것이다.





"상처받은 강아지라... 귀엽긴.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나."





자신에게 날카로운 발톱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종대를 떠올리며 크리스는 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한편, 집에 돌아온 종대는 모자와 옷들을 신경질적으로 집어던졌다.
소파에 털썩 앉아 아직도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씩씩거렸다.
뭐 그런 놈이 다있어? 갑자기 말을 바꿔 다가오는 크리스를 떠올리니 소름이 쫙 돋는다.





"망했어... 다 망했다고..!!! 내 휴식 돌려줘어어어!!!"





꿀맛이어야 할 휴식이 크리스를 끝으로 완전 망해버렸다.
종대가 소파에 드러누워 발을 동동 굴리며 울부짖었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종대에게 있어 크리스는 점점 때려죽일 놈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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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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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종대ㅠㅠ 크리스가 어서 종대의 오해를 풀어줬면 좋겠네요ㅠㅠ
10년 전
독자2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쿠리슈 빨리 오해를 풀어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3
ㅠㅠㅠ종대 진짜 빨리 오해 풀어줬으면 좋겠다..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ㅠㅠ왜 종대는 혼자 오해하고 있어..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얼른 다시만나서 오해풀기를....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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