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접속을 환영합니다, 플레이어님!
오늘도 그럼 즐거운 로망체험 되세요.
..뭐야, 오류? 에러? 돌방상황? ..아니 다 똑같은건가.
"자기야, 안 일어나? ..다쳤어?"
마냥 웃고만 있던 변백현의 얼굴이 급속도로 굳는다. 뜬금없는 자기야라는 애칭에 비싸게 주고 산 게임이 벌써부터 오류가 판을 친다!하고 표정이 굳은 내 모습을 제멋대로 다쳤을 것이라고 오해한 것임에 틀림없다.
"..아니, 다친건 아니고."
"근데 왜 못일어나. 어디봐봐."
으쌰.
흡사 어린아이가 넘어졌을 때, 일으킴을 돕는 소리를 내며 변백현은 내 허리를 양손으로 붙잡아 손수 일으켰다, 그리고 옷마저 손수 탈탈 털어주었고.
"..뭐야, 안다쳤네."
"그러게 애초에 괜찮다고했잖아."
내가 상처하나없이 말끔함을 확인한 변백현이 안도의 뜻을 한가득 담고 말했고 그에 내가 허탈하게 말하자 변백현이 또다시 능글거림을 선사했다.
"난 울 자기 아플까봐 걱정한거지~"
능글거린다, 심히.
분명 체험판에서 본 남자지만 이 남자는 그때의 기억이 없어야 정상인데 이게 무슨. ..다행히도 게임은 CD게임이 아닌, 돈을 지불하고 유료계정을 받아하는 인터넷게임이니깐.. 버그게시판에 글이라도 써야하나 고민하는데 앞에서는 변백현이 손을 흔들거리며 자기야~?하고 또다시 머리에서는 시스템이 울려온다.
공략상대의 난이도 낮을수록 공략상대는 플레이어와 게임상에서 이미 '어떠한 관계'일 확률이 높습니다, 플레이어분께서는 그관계를 추리해주세요. 플레이어가 '어떠한 관계'를 눈치채고 공략에 성공할시에는 보상이 주어집니다.
엉?.. 아, 초반캐릭터들이 공략이 쉽다는게 이래서였구나.
"자기야, 진짜 괜찮은 거맞아? ..매점이라도 갈까? 배고파서그래?"
"...넌 내가 무슨 돼진줄. ..음. 그래, 백현아. 우리 친구 백현이가 사주는 빵이 매우먹고싶네, 가자!"
'변백현'와 관계를 맞추셨습니다. 추후 공략성공시 '특별보상'이 제공됩니다.
공략이 아직 성공하지못했는데 자기야하고 부르고 놀 상대라면 답은 친구하나다. 내가 얼마나 연애소설을 잘잘 읽어대고 혼자 망상하기를 좋아했는데. 백현이의 내 얼굴앞으로 내밀어진 손을 부여잡고 일부러 친구에 힘을 실어 말하자 곧장 그래, 가자~하는 백현이 내 예상대로 백현이와 나는 '게임상에서 친구'라는 걸 입증했다. 그리고, 덤으로.
웬지 모르게 살짝 굳은 백현이의 표정은 이 공략이 나에게 상당히 수월할 것임을 알려주었다.
"..사람 되게많다."
"하루이틀 이러나, 뭐? 다 매점형이 쓸데없이 외모가 뛰어나서야. 그냥 아줌마가 좋은데, 왜 매점에다가 그런 형을 둬가지고."
"....매점오빠?"
"자기는 관심끄세요. 빵은 내가 사다줄게, 뭔 빵이 좋아?"
"..어, 그냥 아무거나. 우유랑 같이 사다줘."
그럼 기다리고있어.
입학식이니 당연히 강당에 사람이 몰려들어 매점은 조용할 줄 알았는데 예상밖으로 사람이 드글드글했다. (그중 대부분이 여자긴했지만) 오빠, 여기요!하는게 딱히 먹을꺼를 사러온 것보다는 그냥 팬싸인회를 온 애들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잔뜩 몰려들은 여자애들의 얼굴은 첫사랑을 겪는 여자애마냥 발갛게 달아올라있었다. 백현이가 슬쩍 흘렀던 '매점형'이란 사람이 궁금해졌지만 일단 지금 공략상대는 백현이니깐. ..지금은 그쪽에만 집중하는 것이 나을 듯싶었다. 어짜피 한 번 성공하면 해바라기라잖아?
"넌 왜 안들어가? 애들많아서 들어가기무서워?"
"........응?"
"내가 사다줄까? 뭐 살껀데?"
공략상대를 만났습니다, 정보가 추가됩니다.
이름 : 김종대
직업 : 학생(플레이어와같은 이학년)
*시끄러움.
현재 공략대상이 아닙니다, 우선 공략상대인 '변백현'의 공략을 먼저 성공시켜주세요.
"내가 사다줄께, 뭐 살려고왔어? 신입생이야?"
"....아니, 이학년인데. 내 친구가 사다준다고해서 기다리고있어, 못 사러들어간거 아니고."
"아..그래? 난 또 신입생이 긴장해서 배고픈데도 뭐 못사먹고 끙끙거리는 줄 알고~"
"난 김종대야, 이학년이면 나랑 동갑인데. 왜 한 번도 못본거같지? 난 4반이거든! 다음에 혹시 매점가고싶은데 혼자 못가겠으면 찾아와~ 같이가줄게!"
자기소개만 남기곤 매점안으로 쏙 들어가자마녀 혀어어어엉!여기 피자빵하나아아아아!하는 남자, 아니 김종대의 외침에 헐, 시끄럽다는 의미가 저건가하고 단번에 깨달았다. 폭풍처럼 지나간 새로운 공략상대의 등장에 이 게임의 공략상대는 과연 몇 명인가, 그리고 이 학교안에서 다 있는건가를 쭈그려앉아 고민하는데 눈 바로 앞으로 아까 김종대가 애타게 찾던 피자빵이 나타났다.
"피자빵!"
"오빠가 자길 위해 사왔지, 우유도 여깄쪄용."
"니꺼는?"
"...요새 오빠 돈이 부족해."
의기양양하게 피자빵의 효과를 빌어 말하던 백현의 손이 내게 건네준 빵과 그리고 나를 위한거라던 우유를 빼면 텅텅 빈 손이라는 깨닫고 물어보자 백현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곤 훌쩍거리는 척을 했다. 그럼 나눠먹자하고 빵을 반으로 가르자 백현이 괜히 헐..자기하더니 나를 끌어안고 으헤헤거리며 웃는다.
"난 우리자기가 되게 좋아."
"어. 아까 그 누나다."
그럼 백현이의 앙탈아닌 앙탈이 멈추게 된 것은 아주 단시간만에. 나를 끌어안고 조금의 기쁨도 누리기전에 문득 들려온 또 다른 목소리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제법 익숙했다, 아까 만난 공략상대. '오세훈'이었으니깐.
근데 옆에는 처음 보는데? 처음 보는 얼굴에 물끄러미쳐다만보자 세훈이 아, 소리를 내며 새로운 얼굴을 가르켰다.
"얘는 김종인. 저랑 같은 중학교나왔어요, 친구예요. 이쪽은 내가 아까 말한 아침에 누나."
나니?
너 얘한테 날 뭐라고 소개했니..? 설마 야, 나 아까 칠칠맞게 치마올리고 다니는 누나봤는데.. 이런건 아니겠지? 대체 저아이한테 난 무슨 첫인상으로 남겨졌을까. 몰려오는 민망함에 아..ㅇㅇㅇ야..하자, 오세훈이 헐, 그러고보니 난 이름 몰랐네. ㅇㅇ누나~하며 능글거림을 선사하고 여전히 묵묵히 있던 종인이라는 아이가 그제서야 ..김종인입니다. 하고 제소개를 한다. 근데 나 아까 니 이름 들었거든?
새로운 공략상대를 만났습니다, 정보가 추가됩니다.
이름 : 김종인
직업 : 학생(오세훈과 동일학년, 후배. 오세훈과 친구)
*까매.
현재공략대상이 아닙니다.
.....근데 어쩐지 시스템이 점점 설명을 귀찮아하는 분위기다. 살아있는 사람처럼 말도 점점 짧아지는 느낌이고..착각이겠지. 하며 여전히 내앞에서 서있는 두 남자를 바라보는데 내 손을 잡고 흔드는 사람이 있었다.
"..어, 백현아. 왜?"
"...누구야, 자기? 우리 이만 반으로 올라가면안돼?"
분명한 경계를 표시하는 변백현의 모습에, 그리고.
'상성'관계를 띄는 두 사람을 동시에 만났습니다. 정보가 추가됩니다.
오세훈&김종인.
두 사람은 서로 상성을 띄고있습니다.
두사람의 각각 공략달성률이 일정수치를 돌파하면 '질투이벤트'가 일어나게됩니다.
상성을 띄는 캐릭.
새로이 알게된 이 게임의 특징에.
난 맨 처음 공략상대인 '변백현'을, 내게 명백한 호감을 표시하는 이 친구가. 어찌하면 내게 완벽하게 넘어올 것인지를 깨달았다.
오늘의 플레이가 종료되었습니다, 다음에 ..아. 근데 길게 말하기 진짜 귀찮다.
우리 제법 이제 본 사이잖아, 이제 말 좀 편하게할까? 이제 좀 편한사이잖아, 우리?
작가 사담 |
0편과 1편이 하루만에 연달아 올라와서 텀주기짧은줄알았죠? 애들 직업정하는 것부터..ㅎㅎ괜찮아요. 중요설정은 다 해놨으니깐.
상성을 띄는 캐릭이 있다. 는 예전부터 정해놓은 것중 하나죠. 웬만한 애들의 공략을 위해 꼭 필요하기도했고. 사랑을 성사시키는 촉진제 중 하나가 질투잖아요? 과하면 엄청난 독이지만요. 사실 이 시뮬레이션은 더 크나큰 스토리가 따로 있기에.. 후딱후딱 진도를 뺴야하기에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상성은. 그리고 사실 질투는 제 로망이라서옇ㅎㅎ좋아옇ㅎ질퉇ㅎㅎㅎ나도 질투해줘..
남자가 없네. ......남자부터사겨야겠어여ㅠㅠㅠ
겨우 1편까지밖에 안올렸는데 암호닉해주신 분들 사랑해요. 지금은 새벽이 되기 전 후딱 쓰고 사진 넣고 하는거라 암호닉분들 정리를 못했지만, 다음 편엔 꼭 정리해서 가져올께요. 애정합니다, 님들 짱짱!
스토리가 처음 기대해주신것과는 달리 진부하게, 흐리멍텅하게, 재미없게 흘러가는데 부디 실망만 안하셨음 좋겠습니다. 모두들 좋은 밤 되세요. 잘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