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제일 인기 많은 애랑 사귀는 SSUL
반응이 이렇게 핫할 줄 몰랐는데 많이들 읽어줘서 고마워! 그럼 이야기 이어서 할게. 저번에 재현이가 나한테 귀엽다고 한 거까지 말했었지? 그거 듣는데 심장이 터질 거 같았어. 숨이 멎는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했음ㅋㅋㅋㅋ재현이는 아무렇지 않은데 나 혼자 얼굴 시뻘개지려고 하는거야. 김동영이 그거 눈치채고 재현이 데리고 매점가고 나는 주현이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주현이한테 얘기 다 해주고ㅋㅋㅋ주현이가 장족의 발전이라면서 처음에 응이라고 대답하던 애 어디갔냐고 짖궂게 놀렸어ㅎㅎ...김동영이 눈치가 빨라서 이럴 때 너무 좋아. 동영아, 내가 진짜 고마웠다.
재현이가 매점 갔다가 내 피크닉까지 사온 거야. 별 거 아닌데 내가 좋아하는 애가 사다주니까 의미를 부여하게 되더라고ㅠㅠ 내가 지나가던 말로 피크닉은 사과맛보다 청포도맛이 더 좋다고 했었는데 그거 안 까먹고 청포도맛으로 사온 거ㅠㅠ 감동을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어...다이어리에 150406 재현이가 나한테 피크닉 사다준 날 이렇게 적혀있더라ㅋㅋㅋㅋㅋㅋ다이어리에 사소한 거 하나하나 다 적어놨어. 재현이 성격이 이렇게 세심하구나 다시 한 번 느낀 계기가 되었지.
시간이 흘러서 체육대회 시즌이 왔어. 들어보니까 여기 학교는 체육대회, 축제를 한 꺼번에 한다고 하는 거야. 전에 학교는 체육대회는 봄에, 축제는 가을에 했었는데 여기는 봄에 다 한다더라고. 재현이랑 같이 체육대회, 축제를 같이 한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떨렸음ㅋㅋㅋㅋㅋ별 거 아니겠지만 짝사랑하다보면 같이 무언가를 한다는 거에 의의를 두게 돼.
아, 여기에 말을 안했네. 재현이는 우리반 반장이었어. 재현이는 반에서 맡고 있는 게 많았고 나랑 다르게 좀 활달한 편이여서 쌤들도 재현이 안 좋아한 선생님 없었다ㅋㅋㅋ 하긴 나였어도 재현이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솔선수범하니까 좋아하겠지. 이거 관련해서 썰 하나 있는데 오늘은 다 못 풀 거 같으니까 다음에 풀어줄게. 빡치는 얘기임...후.
"여주야, 너 체육대회 뭐 하고 싶어?"
"내가 운동을 잘 못해서...아무 것도 안 할 수 있으면 안하고 싶어ㅜㅜ"
"어쩌지. 학교에서 한 사람당 한 종목에는 무조건 참가해야한대."
"헐. 안돼...나 진짜 운동 못하는데."
"여주야, 그러면 나랑 같이 2인 3각 나갈래?"
재현이가 나한테 2인 3각을 같이 나가겠다고 하는 게 아니겠어...? 재현이가 같이 하자고 하면 해야지. 근데 나 진짜 운동 못하거든. 몸에 근육이라고는 1도 없고, 나한테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뿐. 다이어트해도 먹는 걸 줄이지, 운동을 하지는 않았었거든. 재현이한테, 반 전체한테 피해가 갈까봐 두려웠어...ㅜㅜ
우리 학교는 3학년 체육 시간 일주일에 한 번뿐이었는데 3월 말에 체육 선생님이 너네 어차피 3학년이고 애들끼리 맞춰 볼 일도 없을테니까 연습하라고 체육 시간에 체육 대회 연습할 시간을 주셨어. 재현이랑 2인 3각 연습을 하려고 하는데 알다시피 2인 3각하면 둘이 스킨쉽 쩔잖아...둘이 어깨동무까지하고 발도 재현이 오른발이랑 내 왼발이랑 같이 묶기도 하고. 재현이가 끈으로 다리를 묶는데 미치겠는거야ㅋㅋㅋㅋ 재현이한테 되게 좋은 냄새까지 나더라. 섬유유연제 냄새인데 되게 포근하고 인위적이지도 않고 딱 재현이 같은 향이었던 거 같아ㅋㅋㅋ
대망의 체육 대회가 시작되었고 내 인생의 수치플 TOP5에 꼽을 수 있어. 왜냐고? 그건 글을 읽어보면 돼^^...이때는 진짜 다 던져 버리고 싶을정도ㅋㅋㅋ아 세상에 이거 빼먹을 뻔했어. 이거 빼먹으면 안되는데. 체육대회 하기 전에 반티를 정하잖아. 그때 애들이 고3이라 반티에 관심이 별로 없었어. 우리반만 이런 건지 모르겠는데 마땅히 할 거 없는데 안 하기는 그렇고 축구복 하자. 해서 우리반 반티는 축구복 이었는데 번호는 각자 자기 학급 번호로 하기로 하고 뒤에 문구 정하잖아. 마땅히 할 만한 문구가 없는 거야. 그래서 점심시간에 밥 먹고 문구 뭐할지 주현이랑 같이 막 고민하고 있었어.
"여주야, 문구 뭐할거야?"
"그냥 내 이름할까?"
"에이, 그러면 너무 재미없다."
"너는 뭐할건데?"
"나는 그냥 내 별명해야지, 배추."
"배추 귀엽다. 나는 뭐할지 좀 고민 해봐야 할 거 같아."
점심시간 끝나기 전에 재현이가 나한테 피크닉 사준 거 생각나서 재현이가 좋아하는 과자 사주려고 매점이 갔어. 재현이는 허니버터칩 좋아해ㅋㅋㅋ 주현이가 내가 허니버터칩 고르는 거 보고 정재현 사다주게? 나 진짜 섭섭하다~ 여주한테 나도 뭐 얻어 먹어본 적 없는데. 이러길래 내가 급 미안해서 주현이한테도 아냐아냐ㅠㅠ주현아 너도 먹고 싶은 거 골라! 맘껏 골라도 돼!!이랬더니.
"진짜로? 나 먹고싶은 거 많은데."
"진짜지! 나 오늘 용돈 타서 괜찮아.(바들바들)"
"농담이야."
주현이의 눈에 바들바들 떠는 내가 얼마나 가소로워 보였을까...나 고삼때 한달 용돈 7만원밖에 안 받아서 간신히 살아가는 중이었는데, 주현이가 다 고른다는 뉘앙스로 말하니까 겁났는데 농담이라고ㅋㅋㅋㅋㅋ 나를 들었다 놨다하는 여자는 배주현뿐이야. 교실로 올라오고 주현이가 센스있게 다른 반 친구한테 볼일있다고 둘러대면서 정재현이랑 같이 있으라고 자리를 피해줬어. 나 진짜 주현이 너무 좋아.(끙끙)
교실에서 재현이가 이어폰끼고 자습하고 있더라고. 그래서 놀래켜 주려고 살금살금가서 재현이한테 짜잔!하고 허니버터칩 주니까 너무 행복해 보이더라. 재현이가 같이 먹자고 해서 같이 먹고 있었어.
"여주야, 먹는 것도 귀여우면 어떡해ㅋㅋㅋ"
"...응?"
"너 뭐 먹을 때 되게 오물오물 거리면서 먹는 거 알아? 진짜 귀엽다, 어떡해."
나는 내가 오물오물 먹는다고 생각해 본적 없는데 재현이가 귀엽다고 하니까 또 설레서 가슴 두근거리는 소리가 재현이한테까지 들릴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몰라. 근데 있잖아, 너가 더 귀여워ㅠ 내 칭찬 들으니까 너무 부끄러워서 재현이한테 체육대회 반티 문구 뭐 할거냐고 물어봤는데
"여주꺼."
이러는거야.(환장) 재현아, 오늘 나한테 왜 그래ㅠㅠ? 자꾸 나 당황스럽게 만들어, 왜. 내가 현실 당황해서 응?이러니까.
"나는 여주꺼라고 할게. 너는 재현이꺼. 이렇게 문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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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뭐라고 신작 알림까지 해주세요...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