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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얀 철 문  01





한참동안 내렸던 비가 그친 후 축축히 젖은 땅 위를 걸어간다.


시선이 아래로 향하니 상처가 난 뒤에는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를 못했는지 아물지 못한 채 계속해서 덧난 상처들이 흉터를 남긴 발

그 흔한 신발 조차 신지 않고 맨발로 터덕- 터덕- 소리를 내며 걸어간다.


다시 시선을 위로 향하여 얼굴을 보니 눈에는 초점이 남겨있었던 적이 없었던 듯 흐리멍텅한게 지나가던 주변인들에게 구경거리를 준다.


멍하니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더니 원하던 장소에 다다랐다고 느꼈는지 멈춰선다.



막다른 골목.

있는거라곤 생명을 다했는지 불규칙적으로 깜박이며 겨우 약한 빛을 내는 가로등뿐이다.

골목길이 주는 서늘한 기운은 비가 온 뒤라 그런지 더 음침했고,

딱 누구라도 죽여도, 죽어도 모를만큼 어둡다.


여자가 향한 이 골목.

막다른 벽 앞으로 바짝 다가가 선다.


쿵-

머리를 벽에 세게 부딪친다. 아니, 박는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쿵- 쿵-

점점 세지는 강도에도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지 한참을 수 없이 박아댄다.


한참을 반복하고, 분이 풀릴대로 박고 났는지 벽에 머리를 댄 채 서 있는다.


그러길 얼마 후 그친 줄 알았던 비가 다시 한 두방울씩 내리기 시작했다.


쏴아아-


참 재수도 없지 꼭 비가 온다.


“그래. 비가 와야지 시발”

참 듣기 싫게 갈라진 목소리로 나지막히 욕을 내뱉는다.


욕을 내뱉는 것을 끝으로 천천히 몸을 돌려 나간다.

그 개자식이 숨쉬고 있는 저 빌어먹을 세상사이로.




-

-

사람 사는곳이 맞는지 그 흔한 가로등도 없는 동네.


너무 조용해서 발걸음 소리가 온 동네에 ‘나 여깄어요’ 방송이라도 하듯 소리가 울려퍼진다.

겨우 올라갈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계단을 올라가면 문 하나가 보인다.

이곳과 어울리지 않은 하얀 철문.


그 철문위에 붙어있는 작은 종이하나. 대충 봐도 정성이 느껴지는 글씨가 적혀있다.


‘기다리다가 안오길래 갈게. 먹을것 좀 사왔으니까 제발 챙겨 먹고! 내일 다시 올게.’


종이를 떼어내고 읽더니 정성스레 적어놓은 종이를 망설임 없이 상처가 가득한 작은 손 안으로 꾸겨버리곤 후드 주머니에 넣는다.

쪽지 아래 손잡이에 걸어놓은 하얀 봉투를 낚아채 집 안으로 들어간다.


“씨발 되도안되는 착한척은..”

여자는 생각한다. 재수없다고, 그 자식이 가져온. 아니 가지고 다니는 모든 것들이.

그 자식이 뿜어내는 모든 것이 밝다.

나와 다르게, 떼 한점 묻어본 적 없는 놈이 내가 가진 이 비참함을 알고 있다는듯이 행동한다.

참 재수없다.


집안으로 들어가 봉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바닥에 던져 놓고 그대로 침대로 몸을 던진다.


“하...”


한숨을 내뱉고 억지로 잠을 청해본다.









안녕하세요오 여러부운 밤색 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글잡에 슬그머니 글 하나 올려봅니다..!

반응보고 다음편도 올지 정할까해요...ㅎㅎ

남주는 아직 못정했어요ㅠㅠ

댓글로 누가 했으면 좋겠는지 말 해주면 너무 땡큐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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