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여느때나 다름없는 날이였다.
연승우는 공원을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한가로이 날아다니는 새들을 지켜보았다. 그리고는 하늘을 한번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부채꼴 모양의 구름이 하늘을 떠다녔다.
"...하아."
그의 손에는 고지서 몇장이 쥐어져 있었다. 휴대폰이 정지된다는 것과, 신용불량자가 될거라는 것, 밀린 이자를 갚으라는것 등의 글자들이 승우의 눈에 들어왔다.
회사에서 잘린지도 벌써 한달. 여기저기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으나 이 불경기에 냉큼 신입사원을 받아줄 회사가 있을리는 만무했다. 거기다 이 근처의 아르바이트 자리도 만원사례였다. 지금 자신의 손에는 당장 내일을 날 돈조차 없었다.
차라리 죽어버릴까? 마음 한구석에서 검은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승우는 잠시 강한 자살충동에 휩싸였다. 근 일주일동안 자신을 꾸준히 괴롭혀오던 목소리가 다시금 승우에게 말을 걸었다. 죽으면 이 모든게 끝이야. 편안하게 쉴수 있는거라고. 이브를 속인 뱀처럼 간사한 목소리는 승우에게 속삭였다. 어떻게 하냐고? 쉬워. 가장 편하게로는 눈앞의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뛰어내려도 되고, 다리로 가도 되. 이도저도 싫으면 지하철에 뛰어들어도 되고.
그러나 승우는 그 어느것도 시도하지 않았다. 지난 일주일동안 그랬듯이 이 목소리도 어느순간 다시 마음 한 구석으로 돌아갔다. 지금 승우의 머릿속에 들어있는건 단 한문장.
'이대로 끝내기에는 아직 아무것도 한게 없다.'
승우는 이를 악물었다. 포기하기엔 아직 일렀다. 승우는 자신을 다독이고는 앉아있던 벤치에서 몸을 일으켜 공원을 빠져나왔다. 일단, 잠잘곳부터 찾는게 우선이였다.
***
난생 처음 노숙이란것을 해본(그전까지는 모텔에 있었다) 승우는 온몸이 비명을 지르는것 같았다. 화장실에서 가볍게 세수를 하고 다시 어제의 공원을 찾은 승우는 뭔가 이상한 것을 눈치채었다.
새들이, 공원에 한마리도 없었다.
그저 산책하는 사람들은 신경을 쓰지 않고 지나갔지만 최근 이 공원에 매일매일 출근도장을 찍던 승우는 단번에 알아챌수 있었다. 그것을 알아채자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였다. 동물은 사람들보다 예민하여 무슨 큰일이 생길때에 전부 피신한다는 문장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승우는 벤치에서 튕겨 오르듯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다시 주저앉았다. 앉은것은 자의가 아니였다. 흔들림. 그것을 느낀것은 승우만이 아닌지 공원에 있던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그들이 다시 움직인 순간.
거세게 땅이 흔들렸다.
"지,지진이다!!!"
누군가가 외치고, 뛰어나갔다. 그것이 도화선이 된듯 공원내 모든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조용하던 공원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승우는 정신을 차릴틈도 없이, 사람들 사이에 밀쳐저 공원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승우는 어제 본 하늘을 상기해 냈다. 자신이 앉아있는, 공원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던 부채꼴 모양의 구름. 책에서 보던 지진의 전조, 지진운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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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에 한편 올리고 잡니다. 짧죠?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흐규.....
사실 이 모든건 이 소설을 열시에 질렀기 때문이에요. 심지어 이 승우가 수인지 공인지도 안정했으니 말 다한셈.
죄송합니다ㅠ이것까지 차라리 프롤로 봐주세요 내일이나 내일모래 다음편을 들고 오겠나니다ㅠ
댓글 하나 주시면 감사히 먹겠습니다 냠냠 다들 왜그렇게 댓글에 목을 매시는지 알것 같아요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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