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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written by. 파랑

 

 

 

 

part.1 눈물달력

 

 

 

- 01 -

 

 

“돈만 내고, 어? 서로 갈라서면 될 거 아냐. 누군들 같이 살고싶어서 사는 줄 아나? 별 수 없이 사는거지.”

 

 

술병을 기울이던 남자는 말이 없다.

 

 

“왜? 대답을 못해? 할 말이 없지? 니 새끼가 나한테 한 짓거리를 좀 봐봐. 사기를 쳐도 이 따위로 울궈먹고 요즘세상에 누가 나처럼 사냐고. 어?”

“......”

“니 같은 남자을 철썩같이 믿고 여기 까지 온 내가 멍청이고 등신 호구지. 니같은 놈을 소개시켜 준 그 년을..........”

“저 개년이.....”

 

 

가만히 있던 남자가 벌떡 일어나 여자의 멱살을 쥐어잡는다. 그 다음은 이미 예상할 수 있었다.

멱살이 잡힌 채로 남자의 손에서 정신없이 맞고 있는 그녀는 나의 엄마다. 쨍그랑. 수저가 바닥에 떨어지며 파열음을 낸다.

꺅-,이 개년아,쨍그랑-,이 호로 잡년아,저속한 욕설과 함께 무언가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방문을 통해 새어들어온다.

세 들어 사는 월셋방은 방음기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문 밖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알려준다.

 

 

‘내가...........뭘............뭘 그리....잘못했는데!!!’

 

 

오열하며 부르짖는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이명이 되어 울려퍼진다. 늘상 일어나는 일들. 평범한 하루.

나는 불 꺼진 방 안에 스탠드가 켜진 책상에 앉아 귀마개를 꽂고 수학문제집을 펴 몇십분째 같은 문제만 바라보고 있다.

언니는 침대 위에서 엠피쓰리로 음악을 들으며 누워있다. 음악소리는 귀마개를 꽂고 있는 내게도 들릴 정도로 시끄러웠다.

 

 

‘언니’

 

 

대답을 하지 않는다. 나는 책상에 엎드려 고개를 파묻었다. 지겹고도, 평범한 일상.

 

 

 

 

 

 

 

 

- 02 -

 

 

하루 하루가 숨이 막힌다. 근데 꼭 그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게 주어진 불온한 집안환경과 불행과 비극에 대해

원망하고, 분노하고, 구원받기 위해서 발버둥쳤다.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남자는 여전히 술을 마시고, 여자는 불행한 삶을 살고

나와 언니는 속절없이 이 지겨운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언젠가 남자의 술병에 수면제를 탄 적이 있었다. 잠시 집을 비우는 동안이었다. 약물을 잘게 부수어 가루를 만들어

술병에 타는 동안 내 손은 전에없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이 정도는 괜찮아...괜찮을 거야..’ 나는 속으로 되뇌이며 방으로 들어왔다.

남자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방에있는 컴퓨터를 켜서 숙취상태에서 수면제를 먹었을 시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숙취시 수면제를 섭취하게 되면 간의 해독작용이 일어나지 않아 자칫 생명에 지장이 올 수도 있습니다’

나는 멍하니 그 글을 바라보았다. 만약에 남자가 돌아와서 술을 마시게 되면, 그대로 내가 술에 탄 수면제를 먹게 된다면.........나는 사람을 죽이게 되는 건가.

나는 도로 방문을 열고 나와 술병을 싱크대 배수구를 향해 부어 버렸다.

살인자가 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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