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기요. 울어요?"
네, 알면 가던길 가세요. 민망하게 쳐다보지말고. 나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나 너는 오지랖이 넓은건지 뭔지,너만의 무표정을 얼굴에 띄우곤 나에게 말했다. 여자가 우는데 그냥 가요? 그리곤 너는 쓱 일어나 코트를 뒤지더니 남색 손수건을 나에게 건냈다. 팔 빠지겠네, 그 얼굴에 눈물 닦으시라구요.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너에게서 손수건을 받아 챘다. 감…사합니다. 나는 손수건으로 눈가를 꾹꾹 닦기 시작했다. 니가 서있는 탓에 남은 울음들을 꾹꾹 참아가며. 너는 한숨을 내쉬더니 옆으로 다가와 내등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뭐하시는거에요? 더 우시라고 쳐드리는거에요. 못본척 할테니까 더 우세요. 너는 여전히 무채색의 무표정이었다. 그러나 나에겐 그보다 더한 위로가 없었나보다. 그순간 나는 너의 앞인것도 까먹은체 너의 코트에 눈물콧물을 묻혀가며, 너의 손수건이 더러운 눈바닥에 떨어져 뒹구는것도 모른채 펑펑 울었다. 처음보는 너의 품 안에서. 그렇게 한참을 울었을까 너는 물었다.다울었느냐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바닥에서 너의 손수건을 주웠다. 이거 더러워졌네요…. 어쩌죠? 너는 웃었다. 그리고 가방에서 펜을 꺼내어 손수건에 무언가를 쓱쓱 적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지금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우시는거 같은데, 울일 더 생기면 연락해요. 울일 없을거 같으면 손수건 배상 받게 연락해요.
너는 내게 뒤돌아서 꾸벅 인사하곤 멀어졌다. 당황한 나는 인사도 못한채 입만 뻥긋뻥긋,거렸다. 니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야 나는 니가 쥐어준 손수건을 펼쳐보았다. 남색의 손수건이라 잘 보이진 않았지만 선명한 글자. 너의 번호와 너의 글씨.
[010XXXXXXXX 방성준 22살]
그렇게 우리는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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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린 그렇게 시작했지.
우연찮게 시작한 너와 나는 지금 마주앉아 함께 권태기를 보내고있다. 헤어지면 안되겠다. 다른 남자의 손수건은 가지기 싫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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