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다각] 치명적 존재 00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2/2/b226888c0ded66f2aa936f72db8cf32e.jpg)
치명적 존재. 00
“ 안녕하세요 여러분. 엘넷 와인드 연예뉴스의 엘입니다. ”
누나들 녹이는 명수의 상큼 미소와 함께 방송이 시작되었다. 방긋방긋 웃고 있지만 사실 불안해서 턱이 덜덜 떨린다. 당장이라도 세트장을 뛰쳐나가 정신병동 103호 환자로 빙의하여 나는 김명수란 사람 모르오 하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오늘은 다름 아닌 성열의 인터뷰 녹화본이 방송되는 날이었으므로 명수는 긴장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 네, 이번에는 제가 패션 디자이너 이성열씨에게 올 봄 패션 트렌드를 여쭤보고 왔는데요, 함께 보시죠. ”
스크린을 응시하는 명수의 눈이 썩어빠진 동태의 것 마냥 위태롭다.
좋아, 그래. 잘 하고 있어. 옳지 그렇지. 그렇…지?
“ 이렇게 트렌디한 성열씨의 이상형은 어떤 분일지 굉장히 궁금한데요? ”
오, 갓뎀.
“ 음, 저는… 엘씨요! ”
엄마야, 시발. 이건 꿈이야.
“ 엘씨라면 저희 와인드 연예뉴스의 엠씨도 맡고 계신 그 분을 말씀하시는건가요? ”
“ 네! 워낙 젠틀하시고 무엇보다 잘생겼잖아요- ”
“ 남자분이라니 좀 의왼데요? 두 분은 평소에도 친분이 좀 있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
“ 그래서 더 빠진거죠. 알면 알수록 치명적인 분이세요. 푸흐흐. ”
멘붕에 빠진 명수를 리포터들이 쿡쿡 웃으며 쳐다보던지 말던지 명수는 2012년 지구종말이 이런 식으로 찾아오는 것이였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얻고 해사하게 웃고 있는 스크린 속 성열을 바라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넌 웃어라, 웃어. 웃지마라 정든다는 무슨, 개뿔이 정이 들어. 저 웃음은 내게 있어 공포야. 오늘부터 당장 종교활동을 시작해야겠어 히밤….
─ 엘아, 엘아! 나 나오는거 하나도 놓치지 말고 봐야돼!
…그때부터 불길했어.
녹화가 진행되는 내내 명수의 뇌는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했다. “ 성열씨의 이상형으로 지목된 기분이 어떠세요? ” 하는 농담 섞인 질문에도 웃음, 모 연예인의 교통사고 소식에도 웃음, 한 리포터가 새로 개발해온 개그라며 던져대는 썰렁한 유행어에도 웃음, 온통 웃음. 지켜보는 팬들은 본격 이성열 빙의에 돌입하여 저래서 쟨 나의 이상형이 될 수 밖에 없어. 겁나 치명적이야. 등의 황홀한 반응을 보였지만 명수는 포털 사이트를 강타할 기사들의 제목을 상상하며 현기증을 느꼈다.
‘ 인기가수 엘, 게이되다?! ’
‘ 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졌던 엘과 이성열, 사실은 연인사이?! ’
아니야… 난 게이가 아니야 시발…. 아니라고!!!!!!!!!!!
「 명수야 나 잘했지?! 」
…잘했지? 잘했지? 잘했지?!?!?!!! 하늘이 무너진다는 기분이 이런거였군. 명수는 때마침 자신을 약올리기라도 하듯이 쏟아지는 비와 되지도 않는 눈싸움을 시도하다 분노의 타이핑을 선보였다.
「 당분간 보지말자^.^ 」
답장을 보내자마자 전화벨이 울리고 명수는 이를 빠득 갈며 배터리를 분리시켜버렸다.
한동안 인터넷도 못하겠군.
*
“ 뭐야, 시발. 과일이냐? ”
“ 응. ”
“ 아침은 든든하게 먹어야돼, 개새끼야. ”
“ 응. ”
잠이 덜 깬 눈으로 배를 긁적이며 식탁 앞에 앉은 성규가 과일들의 향연을 보고 인상을 팍 찌푸렸다. 우현은 그러던지 말던지 늘어져라 하품을 하며 신문을 펼쳤다. 훗, 이게 바로 비지니스맨의 고급스러운 브뤡퍼스트지. 그런 우현을 바라보는 성규의 표정이 매우 떫었다. 앞에 놓인 포크는 보이지도 않는지 씻지 않은 손으로 딸기를 덥석 집는다.
“ 아, 존나. 딸기가 덜익었잖아. ”
“ 그냥 쳐먹어. ”
“ 눈이 없냐? 새빨간걸로 사와야될거아니야. ”
“ 아, 그냥 좀 먹으라고. 너는 밤에는 집에 들어오지도 않는 새끼가 왜 맨날 새벽에 기어들어와서 아침마다 지랄이야. ”
우현은 신문을 탁 접으며 성규를 쏘아보았다. 성규는 늘 외박 아닌 외박을 일삼으며 우현의 속을 뒤집어 놓곤 했다. 밤늦게까지 기다려도 들어오지 않다가 아침에 눈을 떠보면 세상 모든 거지 저리가라할 추한 모습으로 퍼질러 자고 있는 것이다. 자신처럼 정열적인 클러버에게 밤이란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나 뭐라나.
“ 맞다. 클렌징폼 떨어졌더라, 새로 사다놔. ”
“ 뭐래, 미친새끼. 난 밖에 나가면 피곤해져. ”
“ 그래서 그렇게 클럽을 싸돌아다니냐? 너 오늘 스케줄 없는거 다 알고있어. 사다놔. ”
아, 졸라 바쁜 척이야. 그냥 비누로 씻어 병신아!
성규는 딸기를 하나 더 집어 입에 넣으면서 포크를 집어던졌고 그 포크는 그대로 날아 우현의 뺨에 섹시한 손톱을 세우고는 떨어졌다. 우현은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고는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빙의하여 뺨을 손으로 쥐었다.
“ 아… 아! ”
“ …ㄱ,괜찮냐? ”
“ 아… 김성규 존나 못됐어…. 겁나 아파… 이젠 포크로 사람을… 아… ”
“ 야, 미안. 내가 클렌징폼 사다놓을ㄱ…. ”
“ 응 그래. 째면 뒤진다. ”
성규의 말이 끝마치기도 전에 우현은 뺨에서 손을 떼고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와 키위를 오물오물 상큼하게 씹어보였다.
헐? 저 새끼 멀쩡하잖아. 상처 하나 없잖아. 아… 또 속았어 시발….
“ 아 겁나 웃겨 푸하하하하하핳하핳하핳핳 맨날 속냐, 또라이같애 으핳핳하하핳하 ”
“ …. 쪼개지마 개미같은새끼야. ”
“ 응. ”
우현은 웃음을 뚝 그치고는 포크를 내려놓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성규는 뒤통수를 후려맞은 표정으로 사과를 우걱우걱 씹으면서 투덜거렸다. 사과도 존나 떫네,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어. 그러다가 자신의 방 안에 들어있는 우현을 보고 순간 정지.
“ 내 미스트 쓰지 말랬지 시발아!!!!!!!!!!!!!!!! ”
| 소심돋는 인사 |
핳하하하하하핳하... 안녕하세요 여러분. ㅊ,처음 써보는 글입니다. 제가 써놓고도 민망하네요ㅜㅜ 나중에 야동도 등장합니다!! 반응이 별로일 것 같아서 많이 걱정되는데 반응 보고 연재하겠습니다.. 반응이 안좋으면.. 빠이빠이.. 처음이라서 많이 부족해요.. 더 재밌게 써보려고 노력할테니 귀엽게 봐주세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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