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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들] 정원(when you were gone garden) 11송이 | 인스티즈

 

 

 

 

 

 

 

 

 

 

 

 


11송이

 

 

 

 

 

 

 

 

 

 

 

 

 

 

 

 

 

 

 

 


근래 들어서 집 마당에 이상한 일이 하나 있다. 다 죽은 꽃을 뽑아 버린 마당 한편 흙 위에서 꽃 몇 송이가 피었다. 빨갛고 가장자리는 하얀 꽃. 아무도 몰랐는데 예쁘게도 자라서는 고개를 당당하게 치켜든 꽃들이 신기해 지훈은 활짝 핀 꽃들 앞에 무릎을 굽혀 앉아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뚫어져라 꽃잎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는 한 사람이 생각나 입가에 미소를 띤 채 휴대폰을 꺼내 카메라로 꽃들을 찍고는 마당에 얘네 폈어, 라는 짧은 말을 덧붙여 정환에게 문자를 보내두었다. 지금이 오후 열두 시면 영국은 새벽 네 시. 두 시간쯤 뒤에나 정환에게서 답장이 올 것으로 생각한 지훈의 예상은 오늘따라 틀렸다. 매일매일 새벽 여섯 시에 일어나는 정환에게서 오늘따라 연락이 없었다. 지훈이 오늘 하루 작업을 다 끝마쳐갈 때, 그러니까 한국에서 해가 질 때쯤에나 정환에게서 사진 한 장과 함께 답장이 왔다. 두 손바닥이 양 볼을 감싸고는 활짝 웃는 모습. 그리고 덧붙여온 귀여운 문자 한 줄.

 


[ 영국에는 이정환 꽃 폈는데~!!ㅎㅎ ]

 


작업 현장에 켜졌던 불이 모두 꺼지고, 잠깐 머물러가는 붉은 노을만이 현장 건물을 비추고 있을 때 집에 갈 새도 없어 아예 현장 한 곳에 마련해 둔 흔들의자에 앉아 넷북에 배터리를 꽂던 지훈이 문자를 확인하자 몸의 움직임을 멈추어 의자의 흔들림까지 자동으로 서서히 멈춰지고는 자신도 모르게 활짝 웃으며 재빨리 손가락을 움직여 문자를 치다가 이내 문자 작성을 관두고 그냥 전화를 걸어 휴대폰을 귀에 가져다 댔다.

 


"여……."
- 야! 너 진짜 돈도 많다! 어제도 전화했으면서 오늘도 하면 어떡해!

 


지훈이 말을 채 꺼내기도 전에 잔소리를 쏟아붓는 정환의 목소리에 활짝 웃던 지훈의 얼굴이 점점 무표정으로 변해갔다.

 


"아, 그 잔소리 좀 어떻게 해 봐."
- 지금부터 일 분만 하는 거야.
"뭘?"
- 통화를.
"싫어."
- 오십구. 오십팔. 오십칠…….

 


우리 둘이 통화하는 게 무슨 시한폭탄이냐. 안 봐도 얼굴이 구겨질 대로 구겨져 있을 지훈을 머릿속에 그린 정환이 해맑게 웃으며 용건만 말하라는 소리잖아, 하고 지훈에게 말했다.

 


"애인끼리 전화하는 데에 용건이 필요해?"
- 국제 전화잖아.
"뭔 상관이래."
- 이 초딩아.
"미취학 아동."
- 끊는다.

 


아, 알았어. 자기야. 지훈의 급한 목소리에 지훈의 휴대폰 스피커 너머로 자기야래, 징그러. 말하는 정환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정환을 못 본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가서 그런지 정환의 목소리를 들어도 머릿속에 웃는 얼굴이 구체적으로 그려지질 않아 지훈은 귀에 댔던 휴대폰을 귀에서 떼어 정환이 보낸 사진을 다시 한 번 바라봤다. 한 번만 보고 다시 귀에 가져다 대려던 지훈의 생각과는 달리 지훈은 사진에서 눈을 떼질 못했다. 문득 정환의 뒤로 보이는 영국식 건물. 활짝 웃는 정환과는 다르게 웅장한 아름다움을 지녔지만 어두침침했다.

 


"뒤에 건물은 뭐야?"

 


지훈의 물음에 정환은 나한테 한 말이야? 하고 조심스레 지훈에게 되물었다.

 


"그럼."
- 갑자기 무슨 건물?
"사진 안에."

 


어…… 거기가 어디였지? 하고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찾는 듯 뚜벅뚜벅 걷던 정환의 발걸음 소리가 멈추고는 이내 다시 정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는 병원. 여기  중심지도 아닌데 그에 비해서 병원 되게 크지? 내부도 한번 보고 싶었는데 내가 워낙 건강해야 말이지. 굳이 묻지도 않은 말을 주저리주저리 내뱉는 정환의 목소리 뒤로 조금 거센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건강은 얼어 죽을."
- 진짠데.
"바람 많이 부는 것 같으니까 감기나 조심해."
- 내일은 또 해 뜰지도 몰라.
"조심하라면 조심해."

 


알았어. 근데 이제 좀 끊으면 안 돼? 불만 가득 물어오는 정환에 하품을 내뱉던 지훈이 피곤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어. 대답한 후 이내 무엇이 생각난 듯 끊으려는 정환의 목소리를 아, 잠깐, 잠깐, 하고 가로막았다.

 


- 왜?
"꽃 너가 심은 거 맞지?"
- 글록시니아.
"글록시니아?"
- 응.

 


그게 뭔데? 영국식 영어로 그래, 맞아, 뭐 이런 의미인가? 생각하며 정환의 답을 기다리던 지훈은 몰라요, 이제 진짜 끊어, 하고 전화를 끊어버린 정환에 결국 답은 들을 수 없었지만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전원을 켜다 만 넷북의 전원을 켜자마자 글록시니아를 검색해 본 결과 오늘 마당에 무성하게 자라있던 꽃의 이름이었다. 다들 이렇게 저렇게 온 정성을 들여서 꽃잎이 피기만을 기다리는데, 지훈은 그저 매일매일 자라나는 꽃을 무릎을 굽혀 앉아 뚫어지게 바라본 것밖에 없었는데도 꽃이 예쁘게 핀 게 그렇게도 신기할 수가 없었다.

 

 

 

 

 

 

 

 

 

*

 


정환이 한국에 오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려 온 지훈이지만, 그렇다고 정환이 한국에 오는 날에 공항까지 마중 나갈 여유까지 있지는 않았다. 정확히 한 달하고 닷새 뒤에 한국 땅을 다시 밟은 정환임에도 지훈은 정환과 전화 통화를 나눌 새도 없었다. 정환이 여행을 다녀온 그 한 달 사이 먼저 시작했던 작업은 순조롭게 마쳤지만 곧바로 자신과 정환의 집 작업에 몰두하느라 전혀 쉴 틈이 없었다. 그건 오늘도 마찬가지. 지훈은 회사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오른손을 마우스 위에 올려놓고, 그래픽 창을 켜 놓고는 마치 일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훈은 몰려오는 피곤을 이기지 못한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야."

 


졸고 있는 지훈의 숨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던 큰 회사 안 하나의 작은 사무실 안에 지훈의 숨소리가 아닌 소리가 차분히 울려 퍼졌다.

 


"팀장아."

 


팀장아? 버릇이 없어도 엄청나게 없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꾸벅 졸던 정신을 챙겨 표정을 구기며 고개를 들고 힘겹게 떠진 지훈의 눈에는 여전히 흰 얼굴로 하늘색 박스 티와 연한 색의 스키니진을 입은 채 한 손으로 책상을 탕탕 치고 있는 정환이 비쳤다. 이정환이네, 하며 잠을 못 이겨 다시 눈을 감은 지훈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은 정환을 앞에 두고 이내 눈을 번쩍 뜨고는 다시 한 번 정환을 바라봤다. 이정환?

 


"그래. 팀장보다 못한 팀장아."

 


안 되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책상을 돌아 지훈에게로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기던 정환이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있는 지훈의 허벅지 위에 자연스레 앉고는 설계도가 입체적으로 그려져 있는 컴퓨터 화면과 눈이 반쯤 감긴 채 자신을 바라보는 지훈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봤다.

 


"뭐 해. 뭐 해."
"……."
"일 안 하고 뭐 해."

 


말한 정환이 이이이- 하며 지훈의 양 볼을 잡고는 좌우로 천천히 움직였다. 찡그린 얼굴로 정환의 손에 이끌리던 지훈이 한 손으로 자신의 볼에 있는 정환의 양 손을 다 떼고는 자신의 허벅지 위에 앉아 있는 정환의 허리를 한 팔로 감싸 안아 편하다는 듯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런 지훈을 정환은 한심하다는 듯 바라봤다.

 


"잠만보야."
"나 아니야……."
"표지훈 이 잠만보야."
"……."
"나 왔는데 잠만 잘 거야?"

 


정환의 귀여운 물음에 지훈은 슬쩍 입가에 웃음을 띠며 남은 한쪽 팔로도 정환을 감싸 안아 등으로 의자를 젖혀 거의 눕듯이 앉았고 그에 따른 정환은 지훈의 오른쪽 어깨를 한 손으로 꽉 쥐고 있었다. 지훈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야."
"뭐."
"눈 떠야지."
"싫어."
"이정환 안 봐?"

 


지훈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입술을 삐죽 내민 정환이 음…… 하며 천장을 바라보다 이내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수줍게 웃으며 입술을 지훈의 귀에 가져다 댔다.

 


"영국식 인사."

 


그리고는 눈을 감고 있는 지훈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짧게 맞췄다. 그러자 당연하다는 듯 스르륵 떠진 지훈의 눈에 정환은 환하게 웃었다. 정환을 따라 포근하게 웃은 지훈이 자신에게서 고개를 돌리려던 정환의 두 볼을 자신의 양 손바닥으로 살짝 쥐어 자신의 코끝과 정환의 코끝이 맞닿을 거리까지 정환을 끌어당겼다.

 


"내가 안녕, 했으니까……."
"……."
"너두 안녕, 해야지."

 


그리고 더는 그 거리를 유지하며 조근조근 입 맞춰 달라 말하는 정환의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을 순 없었다. 지훈은 정환의 볼을 쥔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어 다시 서로의 입술이 맞닿게끔 했다. 짧은 입맞춤이 끝나면 다시 입을 맞추고, 또 그 짧은 입맞춤이 끝나면 서로가 마주한 눈을 떼지 않은 채 계속해서 입 맞추기를 반복했다.

 


"더워. 더워."

 


에어컨이 틀어진 시원한 사무실 안임에도 정환은 덥다는 말과 함께 입맞춤을 끝내고는 지훈에게서 내려와선 지훈과 마주 볼 수 있도록 책상 빈 곳에 걸터앉아 손부채질을 하며 지훈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히, 하고 웃는 정환에 지훈은 바람빠진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저거 귀여워 가지곤.

 


"자! 이제 일합시다."

 


짝- 박수를 치며 말하는 정환에 지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정환 보면서 일하는 게 가능해?

 


"그럼 내가 한번 해 볼래."

 


뭘 한다고. 지훈의 말을 듣지도 않은 채 책상에서 가뿐하게 내려와 저쪽 구석에 있는 간이 의자 하나를 책상 앞으로 질질 끌고 와서는 지훈과 지훈이 앉아있는 의자를 힘겹게 옆으로 밀어내고는 다시 책상 앞에 가져다 놓은 간이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는 정환이었다. 쟤 지금 뭐 하냐는 표정으로 정환을 바라보는 지훈과는 달리 정환의 얼굴은 나름대로 진지했다.

 


"니가 다 해라, 그럼."
"어떻게 하는 건데?"
"집 짓는 것까지 다 해라, 니가."

 


어차피 우리 집이니까. 입안 가득찬 말을 다시 속으로 집어넣은 지훈이 모니터 앞에 앉아 괜히 마우스만 이리저리 움직이는 정환의 옆으로 의자를 끌어당기며 다가가 모니터에 가득 찬 설계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정환에게 간단하게 집 구조를 설명했다.

 


"집이 되게 크다."

 


커? 지훈의 물음에 정환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별채 두 개가 붙어 있어."
"의뢰인이 그러래."

 


살짝 벌어진 입과 동그랗게 커진 눈으로 그래픽을 꼼꼼하게 살피는 정환의 옆모습에 지훈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네 작업실, 내 작업실. 그렇게 별채 두 개.

 


"여기 전부 다 빈 공간은 뭐야?"
"지금은 다 흙인데, 우리도 잘 몰라."

 


네가 그렇게 원하던 우리 정원.

 


"이 나무는 엄청 크다."
"느티나무."
"의뢰인이 가져다가 심은 거야?"
"원래 땅에 있던 거."
"그럼 의뢰인 거네?"

 


그래. 네 거. 시원하게 부는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과 함께 책을 읽을 너를 고개 숙여 바라볼 느티나무.

 


"너 진짜 이쁘게 지어 줘야겠다."
"언제는 밉게 지었나."

 


그래픽대로만 하면 진짜 진짜 이쁠 것 같애. 지훈과 눈을 마주하며 활짝 웃던 정환이 덧붙인 말을 끝으로 뭔가 아쉬운 듯 계속해서 마우스를 이리저리 만지며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런 정환을 지훈은 눈치챈 듯 웃음을 꾹 참으며 정환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정환은 이쁘다, 이쁘다, 그렇게 이쁘다는 말만 반복했다.

 

 

 

 

 

 

 

 

 

*

 


"이정환 팔자 늘어진다, 아주."

 


집에서 왠만하면 텔레비전 앞에는 앉지도 않았던 정환이 온종일 텔레비전 앞에 누워있기만 하니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어처구니가 없는 과장누나가 내뱉은 말이다. 영국 가기 전 출간한 정환의 신작은 대박을 친 것과 다름없이 차트 10순위 안을 맴돌았다. 작품이 대박을 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독자들에게 엄청나게 팔려나가고 있는데도 덤덤하게 텔레비전이나 보고 누워있는 작가도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어서 과장누나는 한심한 눈빛으로 거실로 발걸음을 옮겨 누워있는 정환을 발로 툭툭 쳤다.

 


"아, 왜, 왜, 왜."
"독자들이랑 만나고 뭐 그런 행사들도 많이 있다며."
"다음 주야."
"출판사 미팅도 있다며."
"것도 다음 주."

 


정환의 대답들에 누나는 머리를 빗던 빗으로 정환의 팔을 때렸다. 텔레비전에 시선을 고정했던 정환이 누나에게 맞은 팔을 부여잡고는 고개를 조금 돌려 누나를 노려봤다. 누나 역시 정환을 내려다봤지만 이내 시선을 돌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식물원이나 좀 갔다 오던가."
"더워."
"엄마한테나 다녀오던가."
"공항에서 뵈었어."

 


나보다 더 최근에 뵈었네? 조금 놀란 얼굴로 정환을 바라보던 누나가 이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가방을 손에 쥐고는 곧장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누나를 따라 시선을 옮기던 정환이 왼팔을 오른손으로 문지르다가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에어컨 온도를 조금 높이고는 일어난 김에 누나를 따라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심히 갔다 와."

 


허리를 굽혀 높은 힐을 신던 누나가 허이구, 참나, 하며 이내 허리를 피고는 정환을 바라봤다. 왜, 뭐, 할 말 있어? 하며 정환이 누나와 눈을 마주하며 말했다.

 


"그 뭐더라."
"……."
"니네 집에는 안 가봐?"
"무슨 우리 집?"

 


지훈이가 지금 작업하는 니들 집 말하는 거다. 말한 누나가 이내 갔다 옴, 짧은 말을 이어 붙이고는 멍하니 서 있는 정환을 뒤로하고는 현관문을 통해 집을 나섰다. 급한 발걸음을 옮기는 누나와는 달리 현관 앞에서 멍하니 서 있던 정환은 머리를 굴리거나 무엇을 생각할 것도 없이 자신의 방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서는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휴대폰을 들고는 지훈이 아닌 조금 전 집을 나선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

 


햇빛은 따갑게도 비춰댔고 나무에 딱 붙어 있는 매미는 따갑게도 울어댔다. 정환은 그런 것들 전부 다 무시한 채 대문이 곧 생길 것으로 추정되는 담과 담 사이에 그저 서 있기만 했다. 안에서는 시끄러운 작업 소리가 한창이었다. 정환은 발걸음을 천천히 옮겨 흙을 밟으며 점점 집과 별채를 짓고 있는 작업 현장 가까이로 향했다. 그런 정환의 얼굴에는 그 어떠한 것도 담겨있지가 않았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긴 지 얼마 안 되어 정환의 눈에 들어온 푸르고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다. 서서히 나무 아래로 시선을 내린 정환의 눈에는 나무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는 여러 묶음의 종이들을 허벅지에 올려놓고, 오른손에는 펜 하나를 쥔 채 고개를 숙여 종이에서 눈을 떼지 않는 지훈이 있었다. 더운 바람을 실컷 맞아 헝클어진 머리에, 밑에서 올라오는 흙먼지에 얼굴을 찡그릴 법도 했지만 정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지훈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점점 가까워져 온다. 높은 온도, 높은 습도. 구름 한 점 없이 푸르기만 한 하늘 아래, 터벅터벅 발걸음 소리. 그 소리에 고개를 조금씩 들어 정환과 눈을 마주한 지훈까지 정환은 하나도 놓친 게 없었다.

 


"지훈아."
"이정환."
"지훈아."

 


느티나무와, 그러니까, 지훈과의 적절한 거리에서 걸음을 멈춰선 정환에게 급하게 다가온 건 단연 지훈이었다. 그렇지만 지훈은 아무것도 몰랐다.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은 정환의 얼굴 안을 도저히 들여다볼 수가 없었다. 무더운 여름, 답답한 모든 것들, 표지훈에게 제일 답답한 이정환, 이정환에게 제일 답답한 표지훈, 서로 모르겠다는 말만 속내에서 되풀이하고 있고, 느티나무 옆에서 진행되는 작업은 멈추지 않았다.

 

 

 

 

 

 

 

 

 

 

 

 

 

 

 

 

 

 

 

 

 

 

-

일찍 일어나서 조용히 올려두고 떠나요..

새벽이라 뭔가 조심스럽고 막 그르네영

짧은 이유는 딱 저기서 끊다보니 짧아졌어요i_i.......

표지훈 바버..표자기 바부바붛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에라 모르겠닿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들 일요일 씐나씐나!!!!!!!!!!!!!!게 보내지 마시고 열공하세요!! 저도 그러긴 얼어주글 니나노 놀 것만 같네요i_i

정원은 4월에 더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뜸해질겁니다 다들 보고싶을겁니다

하지만 연중은 하지 않을거에요 그래도 언제 갑툭튀할지 모르잖습니까 허헣

그러기에 신작알림신청 굵은글씨에 밑줄도쳤음 제!!!!!!!!!발!!!!!!!!!!! 해주시고

안녕히 계세요 빠른시일내에 씨유어겐ㅠㅅㅠ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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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헿...... 나 진짜 작가님 좋네요ㅜㅜ 표들도 좋고...... 오늘 하루 기분이 좋아졌어요ㅜㅜ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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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uly
표들은 조아하셔두 저는 조아하지 마세욬ㅋㅋㅋㅋㅋㅋ뭘 제대로 하지를 못하니 그저 죄송할뿐입니다ㅠㅠㅠ그 기분 매일매일 유지하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마지막에정환이왜그러징..?ㅠㅠ빨리담편보고싶슴니당!!ㅋㅋㅋ오늘정말일찍올리셨ㄴㄴ네용ㅋㅋㅋ이럴줄알았으면눈뜨자마자확인할껄..!!!!ㅋㅋㅋ작가님도좋은일요일보내세용♥„♥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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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uly
아~맨날 ♥,,♥ 붙여주시는익인님!!!!!!! 항상 감사드려요ㅠㅠㅠㅠㅜㅠ마지막에 정환이가 왜그런지는 다음송이에서 정확하게 아실수있을거에요~감사합니다!!! 정원 기다리는 동안 하시는 일 열심히 하시기를 바랄게요 다음송이에서 뵈어요! ♥,,♥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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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ㅠㅠㅠㅠㅠㅠ아 진짜정말엄~~~~~~청많이 기다렸어요 작가님ㅠㅜㅠㅠㅠㅠㅠㅠㅠ우리의 표들이는 달달해야하는데 마지막이 의미심장하네요ㅠㅠ이쁜 둘이 안아팠으면 좋겠는데~~ㅠㅠ다음송이 꼬옥 기다릴께요~~~~~
13년 전
대표 사진
deuly
너무 달달하면 부러워서 안되니까 잠깐 아파할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는 무슨 표들은 아파두 이쁠거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니 걱정마시구 계속 지켜봐주세요ㅠㅅㅠ많이 기다리셨다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ㅠㅠㅠ그래도 아직까지는 학업이 우선시되어야 나중에 이런글 더 많이 실컷 쓸수가있으니 말이졍ㅠㅜㅠㅜㅜ조금만 더 참구 기다려주세요 항상항상항상 감사드립니다 알러뷰!!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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