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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이라는 게 참 중요하다는 걸 느끼지 못한 채 살아왔었다.   

   

평생지기라고 자부하는 친구와의 첫 만남이 어땠는지 기억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_   

   

아직은 겨울이라고 부를 수 있는 3월 초. 넓어 보이지만 전교생을 꽉 채우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한 먼지 쌓인 체육관에 질서 정연하게 서 있는 칙칙한 검은 교복을 입은 파릇파릇한 신입생들. 그 속에 차렷 자세로 서 있는 나.   

   

입학하자마자 들어야 하는 지루한 교장선생님 말씀에 나 포함 많은 학생들이 밀려오는 하품들을 참지 않고 입을 쩍쩍 벌려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유일하게 경청하고 있는 한 친구. 바로 내 옆에 있는 오늘 처음 본 친구. (마음대로 서라고 했으나 불행하게도 난, 이전 중학교에서 거의 유일하게 혼자 이 학교로 배정받은 상태였다.) 나와는 대조되는 새하얀 피부, 나보다 한 뼘은 더 커 보이는 키, 그리고 다부진 체격. 붙임성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웠지만, 내 옆에 서 있는 이 친구는 풍기는 아우라부터가 남달랐다. 그래, 무서웠어. 그렇다고 내가 이 긴 시간 동안 말을 걸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저기.. 옆에 서도 될까?"   

   

   

돌아온 것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 그 뒤로 끝없는 정적. 그러나 조용한 것은 참지 못 하기에 다시 한번 말을 걸었었다.   

   

   

"말이 별로 없는 편?"   

"....."   

   

   

날 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무서웠지만, 검지를 세워 그 친구의 팔뚝을 쿡 찔러 불렀다. (팔뚝이 무척이나 단단한 친구였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친구가 고개를 돌려 나를 내려다보았다. 어깨를 살짝 움츠리고 목적을 상실한 채, 친구를 올려다보기만 했다. 시간이 좀 지나자, 친구는 미간에 주름을 잡고 드디어 입을 열었다.   

   

   

"왜."   

   

   

한 글자밖에 못 말하는 거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살짝 말을 더듬으며 원래하려던 질문을 꺼냈다.   

   

   

"이름이 뭐냐구..."   

   

   

본의 아니게 말꼬리마저 늘리며 물었다. 그러자 친구는 미간의 잡혀있던 주름을 펴고 입을 열었다.는 무슨 그 하얀 손가락으로 자기 명찰 가리키고 다시 앞을 보더라. 진짜 때리고 싶었는데, 얜 진짜 무서웠다. 그래서 입 다물고, 친구가 가리킨 명찰을 보았다.   

   

   

[정택운]   

   

   

도대체가 이름도 괜찮고 목소리도 고운게, 왜 입 꾹 다물고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거냐는 거다. 사람 무섭게...   

   

그러나 이 시대의 자랑스러운 찌질이인 나는 그대로 앞을 보고 교장선생님의 말씀에 집중을 했다.   

   

   

_   

   

입학식이 끝나고, 배정받은 교실로 향하는 길. 나는 택운의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어차피 얘랑 같은 반이니 도착지는 우리 반이겠지 하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택운이 계단에 우뚝 서서 멈춰버렸고, 나는 그 넓은 등판에 코를 박고 발을 헛디뎌 휘청거렸다. 다행히도 택운이 조금 놀란 눈을 하고 잡아줘서 계단을 구르는 대참사는 피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택운이 내게 먼저 말을 걸었다. (사실, 조금 기뻤다.)   

   

   

"반에 안가? 우리 반은 2층인데"   

   

   

택운이 제 뒤에 있는 층수가 적힌 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이 계단은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었다.   

   

그래서 난, 정말 최대한으로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길을 잃었나 보다~"   

   

   

그리고 뒤를 돌아 계단을 내려가며 여러 개의 자살 루트를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안가, 다시 뒤를 돌아 저만치 위에 있는 택운을 큰 소리로 불렀다.   

   

   

"넌 안가? 늦게 가면 자리 없을 건데"   

   

   

택운은 한쪽 다리를 윗계단에 올려놓은 채로 멈추고는 나를 내려다보았다.   

   

   

"네가 맡아줘"   

"아, 그래... 근데 어디?"   

   

   

택운이 다시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네 옆"   

   

   

그렇게 짝꿍이 생겼다.   

   

   

_   

   

그렇게 가서 맡은 자리가 창가 자리 셋째 줄. 옆자리 또한 택운을 위해 사수. 그러나 자리 주인이 오지 않는다.   

   

어느새 담임도 들어와서 소개를 하려 할 때였다. 뒤쪽에서 나무로 된 문이 힘겹게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굉장히 낡은 상태라 매우 뻑뻑해 잘 열리지 않았다.) 택운이 담임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며 들어와 잠시 교실을 둘러보았다. 아마 자리를 찾는 듯해 손을 살짝 들어 내 위치를 알렸다. 그러자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 내 옆에 착석했다.   

   

   

"어디 갔다 온 거야?"   

"누구 좀 만났어."   

   

   

뭔가 농담을 던지고 싶었으나, 아직은 그럴만한 베짱이 되지 않으니 그렇냐고만 했다. 얘기를 좀 더 나누면 가까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담임이 자리를 비우고, 교실이 시끌벅적해지자, 나도 택운에게 말을 걸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거의 일방적인 대화이긴 했으나, 점점 길어지는 택운의 대답에 나도 모르게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굉장히 놀라운 몇 가지 사실들을 발견해냈다.   

   

택운과 나는 초등학교 (심지어 같은 반도 몇 번 했었다.), 중학교를 같은 곳으로 나왔으며, 현재 고등학교도 같은 곳으로 배정받았다. 심지어 반도 같다.   

   

그리고 택운의 어머니와 나의 어머니는 서로 가까운 관계였고, 심지어 나는 강사이신 택운의 어머니에게 과외도 받은 전적이 있다.   

   

무려, 택운의 집에서.   

   

   

그리고 우리는 이때까지 이러한 사실들을 몰랐고,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우리 친해질 수나 있을까.   

   

   

   


잡담

제목처럼 정말 단순하고 일상적인 학교로멘스스토리일거에요.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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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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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 헐... 좋다ㅜㅜㅜㅠㅠㅠㅠㅠㅠ 이런거 좋아요ㅠㅠㅠㅠ 담편 보고싶다ㅠ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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