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기 보고 와주세요!!)
"정국아 누나는 먼저 갈게! 체력단련을 위해 열심히 달려봐!"
며칠전 당한 수모를 갚아주기 위해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 우리 학교의 등교시간은 9시. 보통 전정국과 내가 학교에 도착하는 시간은 55분정도. 학교까지 15분정도 걸리므로, 우리는 8시 40분쯤 집에서 나온다. 이 순간을 위해 나는 8시 35분부터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기를 탔다 이거다.
그리고 지금, 604호의 문이 열리며 전정국의 갈색 머리통이 보이자마자 잡아놓은 엘리베이터에 들어가 어젯밤부터 연습해놓은 멘트를 외치며 닫힘 버튼을 눌렀다. 눌렀는데,
"에이, 지난일 가지고 이러면 섭섭하지."
이 새끼 달리기 존나 빠르다.
그래, 내가 병신이지 뭐. 전정국의 달리기 실력하나 가늠하지 못해 이런 실수를 범한 내가 병신이다. 50미터 14초 나오는 나를 기준으로 세우니까 인생에 이런 오류가 생기는거지. 전정국은 매 체육대회때마다 계주의 신화를 만들어내는 새끼인데...
"개...색히...."
"저도 누나 좋아요."
"닥쳐..."
"아유, 저도 보고싶었어요."
능글맞게 내 어깨를 툭툭치며 말하는 전정국을 째려봐주자 눈썹을 들어올리며 '어쩔건데?' 하는 표정을 짓는다. 내가 어쩌겠어...
개매니 있애얘지 머...
전정국에게 당한 나는 괜히 전정국에게 삐져 말걸지 말라며 단단히 뿌리를 박아두고는 홀로 런웨이하는 모델마냥 앞서 걸어갔다. 물론 전정국 보폭의 1/2인 나는 금방 따라 잡혔다.
"누나, 삐졌어??"
"말걸지 말랬다."
일부러 말걸지 말라는 뜻으로 핸드폰 보는척을 했다. 물론 봐도 할것도 없지만, 문자오는건 박지민 뿐이라 잘 보지 않는 핸드폰이다.
역시나 또 박지민한테 문자가...
[여주야^^ 우리 오늘 날도 더운데 무서운 영화보러 가지 않을래?ㅎㅎ -지민왕자님]
공포영화는 개뿔 이새끼야... 가서 뽀로로 극장판이나 쳐봐... 박지민 주제에 무슨 공포영화야
그리고 이새끼 내 핸드폰 언제 만졌지? 지민왕자님? 진짜 지랄도 병이다...
[내가 미쳤냐? |
지랄하지말고 발닦고 잠이나 자셈; | 전송 ]
내가 이렇게 박지민과의 공포영화를 혐오하는 이유는, 이새끼랑 공포영화를 보러갈때마다
![[방탄소년단] 이게 역하렘이면 세상 로맨스 다 뒤진거지 ①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5/04/7/4/e/74e520b806b995a9d7e9aff56df85f05.gif)
"아아아악!!!!! 씨발새끼!!!!!!"
"즌쯔 즈용히흐르그....."
"아악!!!!!!!!!!!!!!!!!!!!!!!! 여주야!!!!!!!!!!!!!!!!!!!"
(사람들)
![[방탄소년단] 이게 역하렘이면 세상 로맨스 다 뒤진거지 ①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5/06/2/3/a/23a2acccf9c4e61e34831bf4da55b44f.jpg)
(웅성웅성)
"에헤이... 거기 조용좀 해요!"
"ㅆ1발 여주가 누구야..?"
이 지랄을 떨어대는데 맨날 허구한날 공포영화 보러가자고 조른다.
존나 내 기준 우리나라 1대 불가사의가 대통령선거때 허경영 조원진같은새끼들을 뽑는 사람이 있다는거고, 2대는 박지민이 공포영화를 좆도 못보는 주제에 개봉되는 족족 보러가는것이다.
[내가 이미 예매했어^^ 네가 좋아하는 팝콘이랑 콜라도 사줄게ㅎㅎ -지민왕자님]
[지랄하지마;; 나쵸도 사야 사람새끼 양심인거 아님? | 전송]
[아하!ㅎㅎ 내가 돼지 김여주를 상대하면서 눈치가 좆또 없었네^^ 미안ㅎㅎ 연습끝나면 전화해^^ -지민왕자님]
역시 난 착해서 탈이라니까... 박지민같은 새끼랑 영화를 볼 수 있는 따뜻한 심장은 나만 가지고 있을걸..?
공부와는 좆도 관련 없는 나는 학교에서의 생활은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 ㅇ_ㅇ;;; 기억나는건... 어...
차조밥.. 배추김치.... 소고기 미역국... 닭볶음탕... 아몬드멸치볶음... 그리고 짜요짜요....
방과후가 되고 또 배가 좀 고파서 연습가기전에 떡볶이라도 조지고 갈까 했는데, 박지민이 팝콘콜라에 나쵸도 사준다고 한게 생각나 배를 아껴뒀다. 역시 난 현명해^^
"Hey!! My Sister!!!!!"
"제발 한국말 쓰면 안돼? 제주도도 안가본게 어디서 발음을 굴려?"
"뿌이뿌이뿌이뿌이!!!!!!! yo! 여! 주! 나 한방 먹었어, you know?"
"되도 않는 소리좀 하지말고 할말만 하고 좀 가.."
"워 워. okay, okay. Today, ma homies (내 친구들) 랑 party (잔치) 할거야. 그래서 연습좀 check it out (막갖다붙인영어) 할게. Okay?"
알겠다며 대충 고개를 끄덕여 준뒤에 환멸을 느끼며 도망치듯 연습실로 갔다. 역시, 난 김씨가족이랑 잘 안맞아...
"저 왔어여."
"오 여주~ 왔냐."
"하하... 연습할까요..."
"...."
진짜 저 선배는 일년간봤지만 봐도봐도 적응이 안된다. 아직까지 어색한거 실화냐고...
아무리 분위기메이커 호석오빠가 분위기를 나름 띄워준다지만, 그래도 눈만 마주치면
"어이쿠..."
"...하하...."
이건 어떡할건데... 1년째 낯가리는거 실화냐고...
그래도 이정도면 장족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내가 이 크루에 들어오기로 한 그날, 연습에 늦은 선배가 연습실에 앉아 있는 나를 보고 상황을 건네 듣고는 사색이 되더니 그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 한달은 같은공간에서 카톡으로 대화했다. 그래서... 지금... 나름 만족한다...
"....아... 그...."
"네?"
"...어.... 여주...... 그... 브릿지....."
"네...?"
"브릿지.... 가성.... 그... 분위기가..."
"어.. 죄송한데... 그... 다시한번만..."
의사소통이 1도 안되는 우리를 보고 답답해진 호석오빠는 가슴을 퍽퍽 두드리며 윤기선배한테 귀를 들이밀며 자, 내가 전해줄테니까 나한테 말해! 자신있게 말한다.
내 눈치를 슬금슬금 보던 선배는 그렇게 하란다고 또 진짜로 속닥속닥, 호석오빠한테 귓속말을 한다. 참, 정색할땐 눈빛으로 사람하나 죽일것같은 사람이 성격은 참 의외란 말이지.
"여주야. 브릿지 부분은 곡 분위기상 진성쓰지 말고 가성쓰는게 나을것같대. 너무 세대."
"아... 그러는게 좋겠네요"
"그래도 듣기 좋다고 꼭 전해달래."
"아... 감사합니다..."
참...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방탄소년단] 이게 역하렘이면 세상 로맨스 다 뒤진거지 ①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2/20/14/a211a7826025966d7ac9dd6cedbd1233.jpg)
어색한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호석오빠가 분위기메이커로서 많은 역할들을 해왔지만 여기까지가 최선임을 일찍이 인정하고 이제는 체념한 상태로 보인다. 발전 가능성이 1도 없단다.
"오, 여주야. 이렇게 하니까 훨씬 낫다. 이제 저번에 말한대로 각자 파트 가사만 다시 다듬으면 되니까 오늘 연습은 여기서 마무리 하자. 해산!"
호석오빠의 해산이라는 말을 끝으로 나는 서둘러 가방을 쌌다. 헤헤, 진짜 연습 끝이다. 윤기선배는 벌써 가방을 메고 바쁜 걸음으로 연습실을 나섰다. 소심한 인사를 덧붙히며.
"야, 간다."
"어, 가라."
"그... 여주... 너도..."
"아하하... 선배도..."
"애해해... 샌배대....."
윤기선배가 빨개진 귀를 숨기며 뛰쳐나가자마자 호석오빠는 기다렸다는듯이 내 말투를 따라하며 놀려댄다. 참나.. 나랑 윤기선배 이러는게 원데이 투데이도 아니고... 입을 삐쭉이며 나 가요! 하며 꽥 소리지르고 나가자 호석오빠는 사람좋은 미소로 손만 가볍게 흔들었다. 가끔 얄미워서 밟아주고 싶을 뿐이지 참 좋은 오빠라니깐. (본인 말의 모순이 있다는걸 전혀 모름.)
"김여주!"
"뭐야, 전화하기도 전에 와있네."
"나 원래 그런 놈이잖아."
가자, 하며 박지민의 팔짱을 끼고 걸어갔다. 팔짱낀다고 투덜투덜대면서도 빼지도 않는다. 귀여운놈.
영화는 예상대로였다. 영화 내용보다는 박지민이 예상대로였다. 왜냐면 박지민이 옆에서 계속 생지랄을 떨어대서 영화 내용은 생각도 안나니깐. 뭐 좀 중요한 장면이 나올때 쯤만 되면 옆에서 나를 잡고 줘 패버리는 박지민때문에 역시나 영화 줄거리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다. 박지민도 마찬가지일것같은데 왜 돈낭비를 매번 이 지랄을 해대며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방금 9000원을 내고 본 영화가 이런내용이었구나 지민아.
아, 물론 내가 돈냈다고 한적은 없다!
머쓱한듯 한층 더 오버하며 내게 말을 걸어대는 박지민이다. 미안하긴 하구나 네가.
"야야. 연습같이 하는 그 윤기선배? 오늘은 어땠냐??"
"뭐, 맨날 똑같지. 오늘은 귓속말로 호석오빠 통해 말 전해주던데."
"미친 존나웃겨ㅋㅋㅋㅋㅋㅋ"
착한 지민이는 오늘 영화비도 내고 먹을것도 다 사줬으면서 저때문에 영화를 못본 나에게 미안해서 집까지 데려다 준다.
이런 친구 없지? 좀 피곤하고 짜증난것만 감수하면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으니 모두 지민이를 노려보시길. ㅇ_<
"나 간다 여주."
"웅. 빠이빠이."
항상 그랬듯 병신마냥 헤실헤실 웃는 지민이에게 대충 손을 흔들어주며 뒤를 돌아 들어가려고 하는데,
![[방탄소년단] 이게 역하렘이면 세상 로맨스 다 뒤진거지 ①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5/04/3/3/a/33add8845ba087278d4b2dccd9b1ae28.gif)
"야!!!!!!!!!!!!!!!!!!!!!!! 언놈이냐!!!!!!!!!!!!!!!!!!"
![[방탄소년단] 이게 역하렘이면 세상 로맨스 다 뒤진거지 ①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5/04/b/c/7/bc774dc6ca8150ca836319da7490e2ef.jpg)
"뭐야...."
![[방탄소년단] 이게 역하렘이면 세상 로맨스 다 뒤진거지 ①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5/04/3/3/a/33add8845ba087278d4b2dccd9b1ae28.gif)
"누가 마이 씨스터 집앞까지 찾아오냐!!!!!!!!!!!!!!!!!!!!"
"ㅈ...지민인데요..?"
"하하, 지민이구나. 안녕, 무척 반갑구나."
"지가 언제부터 나를 그렇게 신경썼다고..."
"하하, 그렇게 말하면 브라더 마음이 찢어지는구나. 어, 지민이. 잘 들어가고. 우리 여주는 안된다. 포기해."
"개소리야..."
왜 나온지 모르겠는 우리오빠의 등장에 지민이는 침리둥절 상태로 평소보다 5% 띨띨한 표정으로 집으로 걸어갔다. 머리까지 긁적이면서. 와, 방금 진짜 등신같았다.
"마이 씨스터, 오빠가 집앞에서 이렇게 동생 기다리고 있었는데 감동이라던가 그런거 안받았나?"
"응."
"하하, 역시 마이 씨스터. 그래, 이렇게 지조도 있고 그래야 내 동생이지."
"응."
"하하, 오빠랑 말하기 싫구나?"
"응. 이제라도 알았으면 말걸지 마."
"하하..."
머쓱하게 웃은 김석진이 핸드폰을 켜서 '오늘의 유-머' 라는 알수없는 앱을 켜는것을 보자마자 서둘러 이어폰을 꺼내 귀에 꼽았다. 후, 진짜 좆될뻔했다.
수십번은 들은것 같은 동물의 왕국 개그 이야기를 꺼내려던 오빠는 이어폰을 낀채 엘리베이터 숫자만 올려다 보는 나를 보고는 풀이 죽은채로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오빠 삐졌다. 개이득, 내일 까지는 나한테 말 안걸겠지?
집에 들어갈때까지도 오빠는
이 표정을 고수한채로 나에게 '석지니 삐져떠'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뭐야, 얼굴이 왜 그래?"
"몰라. 저 새끼 저러는거 하루이틀이냐?"
"뭐래 병신이. 너 말이야 너. 네 얼굴 왜그러냐고."
진짜 극혐, 내 가슴을 마지막까지 짖밟으며 지 방으로 쏙 드러간다. 개새끼...
참나, 석진이만 삐졌냐? 여주도 삐졌어!
하하... 도통 각이 안잡히네요 각이. 망한거겠죠?
괜찮아요... 괜찮겠죠...? 이거 쓰면서 가장 힘든게 짤찾기에요
도쨔님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짤을 제게 선물해주세요
1. 수줍은 윤기!
2. 화내는 석진이! (알죠? 핏대 세워가면서ㅎㅎ)
3. 소리지르는 석진이! (역시나 비슷한 느낌의ㅎㅎ)
등등 짤 급구합니다... 도와주십쇼... (굽신굽신)
제 생각보다 댓글 많이 달아주셔서 감사했어요 ㅎ_ㅎ
한개도 받을까 말까일 줄 알았는데 다행이에요 기쁩니다. 오예!
그러니까 댓글 많이 달아줘요잉~ㅎ_ㅎ (애교) 아무튼 이번회도 감사합니다♡
사랑해용~ㅎㅎ
![downloadfile-9.jpg [방탄소년단] 이게 역하렘이면 세상 로맨스 다 뒤진거지 ①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5/04/f/9/4/f94e31ca6aa9b5c7b1b93e3919cf97f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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