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 믿을 수 없는 일들은 내 주위에선 쉽게 볼 수 없다. 왜냐면 정말 백만 분의 일 꼴로 나타나는 일들이니까. 내가 그 백만 분의 일이 될 일은 없을 거 아냐? 근데 또 웃긴 건 내가 이렇게 가볍게 생각하고 있으면 꼭 웃기지도 않은 일이 일어난다. 그래서 지금 내 앞에 이 아이가 뭔가 엄청난 걸 들켰다는 얼굴로 서있는 거겠지? 그리고 나도 이 아이를 보고 놀라고?
“ 봤냐? ”
“ ……. ”
“ 씨발, 봤네. ”
난 분명 봤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오세훈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자신의 교복 바지를 툭툭 털어내며 일어나는 모습을.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바로 나와 눈이 마주친 이런 어이없는 상황을 난 마주하고 말았다. 이건 상식적으로 생각할 겨를이 없는 행동이었다. 바로 옆 담장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다. 분명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졌다. 그것도 엄청나게 높은 곳에서. 그리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나에게 하는 소리가... 씨발, 봤네라니.
완전 빼박캔트잖아.
“ 알았어, 알았어. 못 본 척 할게. ”
“ 야, 너 진짜다. 진짜? ”
아무리 요즘 날아디는 전동차다, 승용차다 뭐다. 별의별 게 다 발전이 되었다고 해도 21세기 평범한 대한민국 하늘에서 떨어져서 가볍게 착지해 자기 교복 바지를 털어내는 애를 멀쩡한 눈으로 보고도 그 어떤 누가 못 본 척할 수 있을까... 하지만 끈질기게 따라붙어오는 녀석에 알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필이면 같은 학교 같은 반인 오세훈 이 신기한 놈은 학기 초부터 사실 조금 수상했다.
“ 그, 그거 방금 뭐 능력 그런 거야? ”
어느새 내 옆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오세훈에게 물었다. 오세훈은 한쪽 눈썹을 휙 올리더니 날 쳐다본다. 그 삼백안의 눈으로... 사실 저 눈으로 엄한 사람 놀라게 하고 다녔다. 워낙 인상도 화가 나 있는 눈이라서 무섭다나 뭐라나. 나도 처음엔 좀 쫄았지. 그리고 지금도 난 쫄았지. 오세훈을 힐끔 곁눈질하니 정면만 응시할 뿐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혹시 괜한 걸 물었나 싶어서 눈치만 살금살금 보고 있는데 '에라이 씨.' 라는 말과 함께 오세훈의 두 손이 내 양 귀를 자신의 손으로 감쌌다.
그리고 날카로운 그의 눈과 내 눈이 마주친 순간, 머릿 속으로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주위가 어두워졌다.
[ 난 주위에 있는 애들이랑은 달라. 이것도 능력의 일부고, 방금 네가 본건 순간이동이라는 건데... 아오, 씨발... 착지할 곳 계산을 잘못해서 너한테... ]
머릿속으로 오세훈의 신세한탄의 말들이 흘러 들어왔다. 나도 이에 대한 대답을 하고 싶은데 이 공간은 내가 평소에 있던 공간이 아니라 그건 또 마음대로 안되고... 곧이어 오세훈이 내 귀에서 손을 뗐다. 그러자 다시 멍해지면서 다시 등굣길에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세훈은 머리를 긁적였다. 난 오세훈에게 '비밀로 해줄 테니 걱정 마.'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오세훈은 여전히 찝찝한 얼굴로 날 봤고 난 오세훈에게 '야, 세상에 공짜는 없어. 나중에 나 위험할 때 네 능력으로 나 도와줘'라며 협상 아닌 협상을 했다.
등교하고 정신도 없어죽겠는데 아침부터 체육시간이다. 평소에는 간단한 스트레칭만 1시간 내내 주야장천 해대더니 이번엔 갑자기 무슨 피구를 한다고 난리다. 체육 선생님 변덕은 알아줘야 한다며 투덜거리며 체육관으로 갔다. 아까부터 느끼는 건데 나를 향한 오세훈의 시선이 뜨겁다. 심지어 나만 느끼는 게 아니라 주위 친구들도 물어봤다. '야 오세훈 너한테 관심 있냐? 왜 저래? '라며... 관심은 아니고 그냥 감시하는 걸껄? 이라고 대답해주고 싶지만 그냥 '무슨 헛소리야 하하'라며 가볍게 넘어갔다.
“ 프랜드 쉴드라고 아냐 프랜드 쉴드? ”
프랜드 쉴드가 어쩌고저쩌고하며 내 몸을 자기 방패처럼 쓰는 친구로 인해 이리저리 끌려다녔다. 피구 공은 여기 갔다 저기 갔다 위협적으로 다가오는데 운 좋게도 잘 피해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 헐 야 위험해!!!!!!! ”
저기서 날아오는 큰 공은 대체 어디서 나온 공이며... 내 뒤에서 묵직하게 내 옷깃을 잡았던 친구는 언제 떨어져 나간 것이며...
지금 난 왜 피하지도 못하고 가만히...
그때였다.
날아오던 공이 멈추고 주위 공기가 멈춘 듯한 느낌을 받은 건.
그리고 저쪽에서 혼자 휘적휘적 걸어나와 공을 치우는 오세훈의 모습이 보인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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