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꿈을 꾸었다. 내가 기억하는 인생중 드물게 행복한 시절의 꿈이었다. 이젠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의 감상에 허우적거리는 세에 시간은 야속히 무거운 알람이 울렸다.
낮은 소리와 함께 진동하는 햄드볼을 잡고 비좁은 방을 나왔다.
딱딱한 바닥에 얇은 이불, 넓지않아 다닥다닥 붙어자야하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이마저도 1년 뒤면 누릴 수 없는 것들이었다.
살금살금 움직여 옷을 꿰입었다. 거울속에 나를 비추자 꽤 괜찮은 차림세였다. 지어
진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사립학교. 그것도 꽤 부자들만 다니는 학교의 교복은 여타
다른 교복과 다르게 단정하면서도 세련되었다. 잠시 교복에 대한 감상에 닫은세에 생
각보다 많이 흐른 시간에 급히 천사원을 나왔다.
덜컹이는 버스에 삼십분가량 몸을 싣자 학교에 도착했다. 가방을 책상위에 놓고 아이
들이 차기전에 서둘러 반은 나와 교사용 화장실에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
하고 칸으로 들어가 문은 잠궜다.
10분,20분 시간이 지나자 점점 커지는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소리에 시간을 확인하자
0교시 시작까지 2분 남짓정도가 남아있었다.
종이 치기 삼십초전 화장을 나와 반으로 걸음을 옮겼다. 책상에 앉아 책을 꺼내자 뒤
에서 박경과 웃으며 떠들고 있던 우지호가 방실방실 웃는 낯짝으로 다가왔다
.
"어디갔다 왔길래 이제야 왔,"
친근하게 이어진 우지호의 말은 이내 끝맺히지 못하고 요란하게 울리는 벨소리에 끊
겨버렸다. 그러자 우지호가 인상을 쓰더니 다시 웃는 얼굴로 돌아와 나지막이 속삭였다.
"방송실에서 말할게"
그리 말하고 어깨를 툭치고 다시 뒤를 돌아가 박경과 시시덕 거렸다. 그 광경을 멍하
니 바라보다 박경과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박겨은 입술을 핥으며 눈을 찡긋거렸다. 우지호도 그 특유의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나는 순간 소름이 돋아 어깨를 떨고 시선을 책상으로 돌리고 팔에 얼굴을 파묻었다.
수업이 시작하는 종이 울리고 선생님이 들어오는 소리도 들렸지만 얼굴을 들지 않았다.
그렇게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자 어느세 0교시를 마치는 종이치고있었다. 그 말은 즉
슨 아침라디오를 위해 방송실로 가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말이었다. 매일같이 아침 점
심 두번씩 돌아오는 끔찍한 신장감에 몸을 굳히고 자리에 얼어붙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할세도 없이 우지호와 박경 사이에 낀채로 방송실로 끌려갔다.
어깨에 올려진 두 팔들을 치우려 몸을 틀었지만 더욱 단단히 옥죄오는 감각에 포기하고 고개를 떨궜다.
"고개들어"
머리 위로 울리는 우지호의 목소리에 입술을 앙다물고 고개를 들었다
"누가보면 우리가 괴롭히는 줄 알겠어"
옆에서 박경이 웃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귀를 도려내고 싶을 정도로 역겨운 감각에 주먹을 꾹 쥐며 방송실로 들어갔다.
문이 열리자 특유의 기계냄새와 가죽소파 냄새가 풍겼다. 쾌적한 방송실 안은 벌써 시그널 담당인 표지훈이 시그널을 확인하고 있었고,
유권은 벌써 부스에 들어가 마이크를 확인하고 있었다.
삼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방송실에 늘러붙은 민혁선배와 재효선배는 여느때와
같이 소파에 반쯤누워 태이블에 다리를 올리고있었다.
기계담당인 우지호는 기계앞에 서서 방송시작을 기다렸고, 카메라 담당인 박경은 달리 할일이 없어 두 선배 옆에가 앉았다.
달리 어디에 있고싶지 않아 문앞에 서서 눈을 내리깔고 바닥을 보았다.
"ㅇㅇㅇ"
졸음끼 가득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재효선배가 하품을 하며 자신 옆자리를 툭툭 쳤
다. 강아지를 부르듯 까딱이는 손가락을 따라 그 옆에 앉자 자연스럽게 재효선배의
팔이 내 허리를 감쌌다. 그리고 다른 한손으로는 어깨선을 조금 더 넘는 내 머리카락
을 비비 꼬으며 내 목덜미에 코를 박았다.
"시작하겠습니다"
표지훈의 낮은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시그널이 흘러나왔다. 부스위에는 [ON AIR]이란
글자에 붉은 빛이 켜졌다. 우지호가 삐딱하게 서서 능숙하게 기계를 조절하고 부스안
에서는 김유권의 멘트가 흘러나왔다. 이내 짧은 멘트가 끝이나고 오늘의 신청곡을 맞춤으로 일이 한단락 끝이났다.
"민혁이형 근데 ㅇㅇㅇ은 하는일도 없으며서 왜 매일와요?"
삐딱하게 앉아 발을 깨닥거리며 말하는 박경의 목소리에는 장난이 어려있었다.
그 뒤로 작게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했다.
민혁선배가 그 질문에 대답하기도 전에 재효선배의 입술이 덮쳐왔다. 두툼한 혀가 익
숙하게 입술 핥다 이내 파고 들어왔다. 커다란 손으로 볼을 눌러 입을 벌리게 만들고는 제집마냥 입안을 헤집고 다녔다.
질척이는 소리가 노골적으로 드려왔다. 타액과 타액이 섞여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게 서로의 입속을 드나들었다. 얼굴 옆으로 꽂히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아마 다들 보고있을게 틀림없었다. 그렇게 나를 향해 달려드는 강한 시선들에 눈을 꾹 감았다.
몇번 더 혀를 비비다 내 안을 헤집던 혀가 빠져나갔다. 그 감각에 슬며시 눈을 뜨자 재효선배가 슬쩍 미소를 지으며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내 입술을 핥았다.
마지막으로 새처럼 가볍게 촉하는 소리를 내며 입을 마추고 멀어졌다.
익숙하게 소매로 입술을 닦고 고개를 돌리자 다섯명의 시선이 나에게 꽂혔다. 모드 하나같이 같은 눈이었다. 육욕으로 번들거리는 눈빛을 고스란히 받고있는게
그리 쉬운일이 아니라서 비스듬히 시선을 내리깔았다.
"왜냐니. 이러려고 왔지. 그렇지 ㅇㅇ아?"
키스의 여운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평소보다 더욱 나른하게 퍼지는 재효선배의 목소리에 지훈이 안타까운 신음을 흘렸다.
"아... 형 진짜 아침부터 이러면, 예민한데 진짜"
그리 말하고 침을 꿀꺽 삼키는 표지훈의 소리 이후 침묵이 방송실을 채웠다. 그러다 제일 머저 정신을 차린건 민혁선배였다.
"정신차려. 우선 김유권 클로징하고 우지호는 마이크 끄고 마치고, 표지훈은 클로징 시그널 맞추고"
일어서서 분주히 지시를 내린후에 나에게 성큼성큼다가와 내 팔을 끌어 자신의 무릎위에 앉혔다.
엉덩이 뒤로 느껴지는 단단한 촉감에 몸을 떨자 민혁선배의 숨소리가 더욱 거칠어졌다.
"주말동안 쌓이긴 쌓였나보다. 키스가 뭐라고 이렇게 꼴리냐"
은근히 하체를 부비와 엉덩이를 들어 피했다.
"아 안되겠다. 나 한발만"
그렇게 말하고 비품실로 향하려는 듯 비품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일어서려는듯 다리에 힘을 주는 동시에 클로징이
끝나고 방송에 메달렸던 아이들이 부리나케 달려왔다.
"아 형. 진짜 완전 꼴리는데 데리고 가면 어떡해요"
벌떡일어나 달려온 우지호의 앞섬이 불룩했다.
"아 죽겠다아"
김유권도 마찬가지인지 머리르 털며 부스에 나와 소파에 앉았다. 박경도, 표지훈도 예외는 아닌지 안달난 얼굴을 하고 민혁선배와 나를 바라보고있었다.
"안재효 지금 몇시야"
"음.. 8시 57분"
"박경 문잠그고, 우지호 마이크 다 껐지?"
민혁선배의 말에 박경은 재빠르게 달려가 문을 잠그고, 우지호도 흘끗 기계를 살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변호할 수 있는 시간은 20분까지다. 그때까지 한발씩만 빼는거야."
머리가 하얘졌다. 아침부터라니...
버클을 푸는 아이들을 보다 참지못하고 재빠르게 튀어가려는 나를 표지훈이 허리를 낙아채 잡았다.
"표지훈 나이스 캐치. 애들아 우선 소파 붙여라"
즐겁게 웃으며 말하는 민혁선배의 손은 벌써 부풀어오른 자신의 패니스를 훑고있었다.
익숙하지만 익숙해질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꽉 깨물며 고개를 떨궜다.
* *
다음화는 불마크를 달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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