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망상/윤석영] 알츠하이머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9/a/d9a359bd82763b7038f44264fb270b4b.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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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 번째야?" "미안,화‥많이 났어?"
그럼 많이 났지! 입술을 비죽이며 그를 흘겨보자, 그는 내가 죽고 못 사는 예쁜 웃음을 지으면서 나를 꼭 안아주었다. 정말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결국엔 1시간 동안 기다려 화가 났던 내 마음이 그의 온기에 풀어져버리고 말았다.
"너 이거 복수하는거지?" "복수?" "예전에 내가 하도 지각 많이 하고 그러니까 이젠 네가 하는거잖아."
가만히 오렌지 주스만 마시고 있던 그가 내 말에 조용히 웃더니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응. 복수하고 있는 중이야." "뭐?" "그러니까 조금만, 조금만 참아주라."
여전히 그는,윤석영은 웃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그냥, 그를 따라 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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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조금 이상해진 것 같긴 했다. 이제는 아예 약속을 까먹고 안 나오기를 밥 먹듯이 했다.그래놓고 그 흔한 문자 한 통도, 그는 보내지 않았다.
[어디야?]
같은 내용의 문자를 여러번 보내봐도 돌아오는 답장은 없었다.
결국 답장 받는 것을 포기하고 곰곰히 우리가 처음 사귄 년도를 생각해보았다. 2010년. 그리고 지금은 2013년. 딱 3년이었다. 3년이면 연인들 사이에 권태기가 가장 많이 온다고들 하던데‥혹시 그도 지금..? 아아-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말자. 이런저런 쓸데없는 의심도 하지 말자. 스스로 마음을 다독거려봐도, 그가 이상해진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래도 그는, 나를 두고 다른 여자를 만날 만큼 나쁜 남자는 아니다.
[문자보면 꼭 답장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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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데이트였다. 먼저 연락을 한 건 그였다. 왠일로 보고싶은 영화가 생겼다면서 같이 보러가자며 내게 전화를 했다. 그러자고 말함과 동시에 안도감이 물 밀듯 밀려왔다. 다행이다. 그는 권태기가 아니었다.
"영화표는 네가 샀으니까, 팝콘이랑 콜라는 내가 살게." "아냐,그냥 내가 살게." "그럼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 내가 살게,석영아." "내가 산다고 했잖아!!"
갑작스런 그의 짜증에 영화관 안의 모든 사람들이 다 우리 쪽을 쳐다보았다. 사람들의 시선, 그건 아무 상관 없었다. 그저 지금 나는, 그가 내게 화를 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신이 없을 정도로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 아니, 예전에도 그는 몇 번 화를 낸 적이 있긴 했지만 그 때는 누가봐도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화를 낸 것이고, 지금은‥너무 사소하다. 너무 사소한 일에 그가 짜증을 부린다.
그도 뒤늦게 자신이 짜증을 냈다는 사실을 알고 나보다 더욱 당황해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 동안 참아왔던 서러움들이 다 폭발하는 듯 했다.
"‥나 갈래." "OO아,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봐." "미안. 오늘은 너랑 영화 못보겠다."
그 앞에서 울긴 싫었다. 눈물을 대충 닦고 빠르게 영화관을 나왔다.
인정하긴 싫지만, 그는…내가 싫어진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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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독 |
반응글이라서 이 편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고 아니면 계속 연재해나갈수도 있습니다 익스에서도 본 사람이 있겠지만, 알츠하이머라는 소재로 댓망도 했었고 또 밥싹 픽도 적었지요.ㅎㅎ☞☜ 만약 계속 연재를 해나간다면 아마 다음편은 윤석영 시점으로 오늘 적은 상황들을 다시 풀어나가는 편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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