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샌가부터 나는 혼자였다
항상 혼자였고 그것이 편했고 혼자가 좋았다
내 시간이 있다는것이 너무나도 좋았다
놀자고 떼를써도 나는 늘 혼자만의 풍경을 즐겼다
어느샌가 나는 혼자가 되었다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 이가 없었다
아무도 더이상은 나를 찾지않았다
괜찮다고 차라리 잘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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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렇게 생각할수가 없었다.
[야생화 01]
"......"
자연스레 잠에서 깼다
시계를 한번 쳐다보고 주위를 둘렀다
오늘도 엄마는 들어오지않았고 바닥에서 언니가 자고있었다
시간은 6시, 씼고 준비하면 학교에 늦지않게 들어갈수있을것이다
7시 40분
지하철 안.
수 많은 사람들 속에 끼여서 흔들리며 가는 이곳에서
잔잔한 노래를 들으면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계속 나아가길
이 전철이 멈추지 않고 끝까지 달렸으면
8시50분
강의실 안.
"그래가지고 걔 그 수업 철회했잖아 어? ㅇㅇ이다!"
강의실 안에는 사람이 별로없었다
전공수업이지만 아이들은 여섯명뿐
"안녕"
웃으며 인사를하고 나는 앞자리에 앉았다
이어폰 줄을 정리하며 가방에 넣고 가만히 멍때렸다
내 귀에서 이어폰을 뺀 그 순간부터는 외롭다
아이들이 몰려서 들어오기 시작했고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렸다
시계를 쳐다봤다 8시55분
째깍째깍
내귀에만 들리는 초침소리였다
아이들의 귀에는 울리지않는 나혼자만의 세상에 타의적으로 갇혀버린 시계소리
겉돈다
그 아이들 곁을 난 겉돈다
그렇게 혼자가 되고 그렇게 다시 멍때린다
저녁 7시
집
문을 열고 캄캄한 집에 불을 켰다
불이 꺼져있는걸 보니 아무도 없다
나는 다시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울컥 차오르는 내 감정을,
가면을 벗었다
그리고 울었다
항상 이맘때쯤이면 찾아오는 울컥스런 마음이 기분이
서러웠다
아니, 아이들에게 못다가는 잘 어울리지 못하는 새학기 나의 모습이
땅으로 추락했다
어둠에 익숙해진 내가 달력을 보니 어느새 4월달로 넘어가있었다
가만, 오늘이 몇일이더라
핸드폰의 홀더를 누르니 반짝켜진 환한빛에 인상을 찡그리다,
4월 16일 수요일
눈에 들어오는 글자들을 봤다
엄마, 나는 언제까지 혼자일까
언니, 나 사실은 너무지쳐
장농 문을 열고 옷들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달그락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나는 그 무언가를 잡고 꺼냈다
'수면제'
괴로움에 이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서 엄마언니 몰래 숨겨놓고 한알씩 먹던것이었다
죽을 마음은 없다
죽는건 두려우니까
오늘은 3알을 먹었다
꿈을 꿨으면 좋겠다
내일을 밝게 시작할수있도록
아주 좋은 꿈을
좋은사람이 나를 바라봐주는 꿈을
더이상 외롭지도 울컥하지도 않은 그런 꿈을.
이 글은 실화이기도 합니다
새학기만 되면 적응 못하고 겉도는 자신이 울컥해지는 마음을 위로하고자 글을 씁니다
이러한 감정을 느껴본적이 있는 독자분들을 위해.
(백현이는 다음화에 등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