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오세훈만 생각한 나, 그런 나를 지운 오세훈
W. 됴됴함
“ 세훈아.”
“ 응. ”
“만약에 말이야. 정말 만약에.. ”
“ 무슨말 하려고 그래.”
“ 만약에 내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진다면 말이야. 어떻게 할꺼야? ”
.
.
“ ...그럼 난 한마디 말도 없이 기다릴거야. 너가 다시 내 눈 앞에 나타날때까지. ”
“ 응. 꼭 그래줘. 꼭 손가락 걸고 약속”
소리 없이 피식 웃으며 내 정수리 부근에 손을 올리고는 몇번 휘젓던 세훈의 모습을 난 눈안에 꼭 담았다.
그리고 녀석의 새끼 손가락이 주저 없이 내 새끼 손가락과 맞닿은 순간
난 세훈으로부터 무언의 용기를 얻었다.
꼭 다시 돌아 오겠노라고 난 다짐했다.
.
“ 귀국한지 이틀만에 학교에 가겠다니. 시차 적응도 안된애가.. ”
“ 세훈이가 기다린단말이야. 얼마나 내가 보고 싶겠어. ”
“ 너가 더 보고 싶은건 아니고? ”
“ ..응 너무너무 보고싶어. 엄마.”
한국으로 귀국 한지 하루 하고도 8시간이 지날 무렵에 문득 학교를 가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세훈의 번호가 여전히 남겨진, 세훈의 흔적이 여전히 남겨진 핸드폰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내 손 안에 쥐어져 있다.
버릴수야 없지. 어떤 추억이 담겨진 소중한 물건인데...
1년 6개월 전 입국 수속을 밟은 그 순간까지, 비행기에 몸을 싣는 그 순간까지 내 핸드폰은 쉴틈 없이 열심히 울려댔다.
그리고 내가 미국이라는 넓은 땅에 발을 딛은지 약 두달만에 연락은 뚝 끊겼다. 조금의 여운도 없이 뚝.
그저 지친거라고만 생각했다. 아무말 없이 기다려준다고 했으니까.
난 그런줄로만 알았다.
귀국하고 복잡한 공항 한 복판에 발을 동동 거리며 세훈에게 전화를 걸었을때에 전화를 받지 않았던 이유는
단단히 삐쳐있는거로만, 난 그런줄로만 알았다.
“ 아무말 없이 그렇게 떠날줄을 몰랐구나. 집안에 사정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맞니? ”
“ 네. 피치못할 사정이었어요. 인사는 드리고 갔었어야 했는데.. ”
“ 뭐, 이렇게 다시 돌아왔으니까. oo이 나이대로 라면 3학년에 배정되어야 하지만 작년에 학교에 없었으니 2학년에 배정됐다. ”
“ 네. ”
“ 반으로 가자꾸나. 후배들이라고 불편해 하지말고 1년동안 잘지내보렴. ”
세훈과 같은 반이 될 수 있을거라는 기대는 마음에 담지 않았다.
그래도 식당이나 매점 혹은 복도에서 내 눈안에 세훈을 담을 수 있겠됐으니 난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 안녕, 난 ooo이라고해. 19살이지만 사정으로 2학년에 배정받았어. 잘부탁해- ”
“ oo이는 맨 뒷자리에 가서 앉으렴.”
성의 없는 박수가 어수선한 교실 안으로 퍼지고 민망함에 목부터 붉은게 올라오려던 참에 교탁 옆을 벗어났다.
고개를 푹 숙이고 비어있는 맨 뒷자리 책상 위에 가방을 올리고 조용히 의자를 끌어내고 앉았다.
그리고 가방을 책상 옆에 걸어두기 위해 가방을 들었고 두 눈을 의심했다.
'세훈 ♡ 수정'
“ 마..말도안돼.. ”
까만 네임펜으로 크게 적힌 글자를 두 손으로 가려버렸다. 내 작은 두손에 전부 가려지지 않을정도로 커다란 크기였다.
심장이 쿵 쿵..쿵 크게 뛰어오기 시작하고 손이 덜덜 떨려왔다.
' 이럴수는 없어. '
'쾅'
" 죄송해요! 쌤. ”
“ 너 이자식 또 지각이야? 담배피고 온거야니야? ”
“ 에이, 새나라의 고딩이 무슨 담배에요 담배는.. ”
“ 어서 가서 앉아 이녀석야 ”
소란스러웠다.
난 그냥 정면을 응시했다. 주위에 있는 아이들이 피식거리는 소리도 들려오고 하이톤이지만 작은 욕짓거리도 들려왔다.
하지만 난 그냥 깨끗한 초록 칠판을 응시했다. 머릿속이 까매진것만 같다. 누군가 불을 켜주었으면...
'똑똑똑'
누군가 내 책상위를 두드렸다. 난 미세한 소리에 크게 몸이 반응하며 몸서리 쳐졌다. 민망하게도
“ 그렇게 놀랄것 까지야. 근데 넌 누구냐? ”
“ 아...오늘 부터 이 반에.. ”
“ 변백현, 저리뵈도 19살에 누님이시다. 깍듯하게 대해라. ”
“ 우아! 복학생이야?.. 에요? ”
“ 응. 잘부탁해 백현아... ”
여전히 내 두 손은 그 두 글자를 가리고 있고, 백현이는 내 옆자리에 앉았고, 담임 선생님은 조회를 끝내고 나갔다.
순식간에 더욱 어수선해지기 시작했고, 내 머릿속은 더욱 더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 근데 누나 왜 손으로... ”
“ 백현아!!! 세훈이..세훈이 몇반이니? ”
“ ..세훈 선배요? 4반이긴 한... 누나!!! ”
달렸다. 달려가면서 책상 다리에 허벅지가 부딪혀서 멍멍한 느낌과 통증이 동시에 왔지만 난 아파할 겨를 없다.
어서 세훈을 만나야한다.
무슨 염치로 얼굴을 봐야할까. 어떻게 처음 인삿말을 건넬까.
덥석 안아봐도 괜찮을걸까. 혹시 내가 펑펑 울어버리는건 아닐까...온갖 했던 상상들은 내 머릿속에 지워졌다.
난 세훈을 만나러 가고 있다.
.
.
그리고 난 지금 3-4반 문앞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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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아왔습니다.
됴됴함입니다.
한동한 글잡 출입을 자제했다가 다시 퓔이 꽂혀서 와버렸네요.
뭔지 진지물? 이 쓰고 싶어서...ㅋㅋ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재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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