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손 잡아도 돼요?
w.이태일 보행기
화창하니 좋은 날씨에 공원에서 데이트라도 할까, 하는 생각에 지훈과 태일은 나란히 공원 벤치에 앉아있다. 단것에 사족을 못쓰는 태일이 알록달록한 사탕을 보더니 사달라며 지훈을 올려다보자 망설임 없이 사탕을 계산하고 나왔던 지훈은 사탕의 고마움을 세삼 깨닫고 있었다.
옆에서 혀를 살짝 빼어 알록달록한 롤리팝을 핥아먹는 태일을 보고 간지러운 손바닥을 마구 긁어대는 지훈이다.
원래 남자들은 이런 애인의 모습을 보면 , 욕정이 끓어오른다고 하는데. 욕정은 무슨, 진짜 귀엽다.
꾸준히 핥아먹어도 작아지지 않는 사탕에 끝부분을 앙- 하고 깨물더니 오독오독 씹어먹는게 이렇게 예쁠수가 없다. 키는 아담하고 눈은 동글동글한게 눈매는 약간 쳐져있는 뽀얀피부. 마냥 아이같은 태일에 지훈은 여자 한번 만나면 일주일 내로 역사적인 밤을 만든다는 전설을 보란듯이 깨버렸다. 벌써 한달이 지났는데도 아기같은 모습에 역사적인 밤은 무슨, 거친 손이 아기 손에 닿으면 닳지는 않을까 하고 손도 못잡았다.
" 흐이, 맛있다! 지훈이도 먹어- 아아~ "
아아~ 라며 자기가 빨던 사탕을 입에 물려주는데 사탕보다 이태일 침이 더 단것같다. 깨물어 먹기는 아까워서 천천히 빨아먹는 지훈를 보고 흡족하다는 듯이 웃어보이는 태일이다. 후, 이게 나보다 형이라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또 다시 열중하여 한손으로 사탕을 꼭 쥐고 쪽쪽거리며 먹는 태일의 나머지 작은 손을 덥썩 잡아버리는 지훈이다. 그래 손 까짓거 잡는다고 닳냐, 한달이 넘도록 손도 못 잡는게 어딨어. 내가 표지훈인데.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을 마주잡아줄꺼라 예상했던 지훈과는 달리 화들짝 놀라며 손을 빼버리는 태일이다. 아, 아아… 깜짝이야.
" 아, 미…미안해. 지훈아, 나 먼저 갈께… 자, 잘가아! "
너무 놀라 벌떡 일어나버려 바닥에 떨어져 조각조각난 사탕을 보지도 않은채 후다닥 가버리는 태일에, 태일의 손을 잡은 그 모습 그대로 굳어버린 지훈이다. 뭐, 뭐지… 이 상황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난 사탕을 보고 처량하게 한숨을 쉬는 지훈이다. 사탕아, 너랑 나랑 태일이한태 버려져서 깨졌다. 이 무안한 손 좀 거둬가주겠니.
지훈은 집으로 가는 내내 정신없이 터벅터벅 걸었다, 내가 남자로써 매력이 없나? 아니면 너무 놀라서 그런가? 내가 싫은가! 오만가지 생각에 표정관리는 안되고 복잡해 터질것만 같은 머리를 주먹으로 쿵- 하고 때리는 지훈이다. 아악! 이태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고민끝에 지훈이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다. 사탕을 먹는데 너무 열중한 나머지 깜짝 놀란것 뿐이라고. 그래 내가 싫을리가 없어, 나한태 얼마나 예쁘게 웃어줬는데. 보통 애정이 아니고서는 그 단걸 좋아하는 이태일이 사탕을 나눠줄리가 없다.
그 일이 있고 일주일 뒤, 용기내어 태일을 그때 그 벤치로 불러내었다. 그 날 태일이 먹었던 사탕도 사왔다. 아아, 어색하면 어떻게 하지! 아니야, 아니야 잘할수있어. 난 표지훈이니까!!
" 지, 지훈아… 안녀엉- "
" 이거 먹어요, 형 주려고 사왔어. "
사탕을 건내자 옆에 앉으며 생글생글 웃는다, 그래 그렇게 웃어야지. 내가 싫어서 그런게 아니지?
또 다시 사탕을 할짝이며 먹는 태일에 지훈은 침을 꿀꺽 삼켰다. 남자답게 손을 잡고싶지만 그럼 우리 아가 태일이 형이 또 놀라버릴수도 있으니까, 그래 이게 다 애기같은 형을 위해서야.
" 태일이형, 손 잡아도 돼요? "
놀란듯 앞을 보던 태일이 고개를 돌려 지훈을 올려다보았다, 긴장된듯 침을 꿀꺽 삼키는 지훈을 보고 살포시 웃어보인 태일이 수줍게 손을 펼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손 잡아도 돼요.
" 형, 그날은 왜 손… "
" 아아, 그때는… 너무 사탕 먹는데 열중하다가 손잡으니까 깜짝 놀라서! 헤헤, 바보같다. 그치? "
" 아니에요, 형 귀여워. 나 좋죠? "
" 응! 당연하지, 난 우리 지훈이가 사탕보다 더 좋아! "
그리고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 지훈의 입에 짧게 입맞추는 태일, 부끄러운지 빠르게 고개를 푹 숙이고 사탕막대를 만지작거리는 태일에 지훈은 함박웃음을 지어보인다.
아아, 사탕보다 이태일 입술이 훨씬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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