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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국 / 뷔 ] 백합   

   

   

* * * * *   

   

   

“정국아, 한주먹 죽을 건가봐…우쯔켕?”   

   

“아, 시발. 넌 어떻게 고등학교 2학년이나 된 새끼가 귀여운 척을 하냐.”   

   

   

제 팔을 붙잡고 울먹거리는 지민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밀어내며 정국은 인상을 찌푸렸다. 왜 이 새끼랑 또 같은 반이 되어서는. 차라리 이과를 갈 걸 그랬나. 5개나 되는 문과 반 중에 왜…!   

3월이 되고, 새학기가 시작되는 푸릇푸릇한 날은 아니었다. 교실 한 쪽 벽을 차지하고 있는 달력은 어느새 4월에 넘겨진 채였고, 반 아이들과도 어느 정도 친해진 상태였다. 한 사람 빼고.   

정국은 슬쩍 뒤를 돌아 제 뒷사람을 살폈다. 손엔 샤프를 꼭 쥐고 꾸벅꾸벅 졸며 영어 문제집을 푸는 모습. 책 윗부분에 쓰인 ‘김남준’ 이라 쓰인 문제집은 공부하느라 얼마나 만져댔는진 몰라도 꽤나 닳아빠진 것이라서 어지간히 공부를 잘하는 구나 싶었다. 그나저나 김남준이라니. 형 이름인가?   

   

   

“끼야아- 정국아, 사대천왕중 일인자라는 놈이 이렇게 쉽게 당해도 되냐? 안 돼….”   

   

“야, 이 미친 씹새끼야.”   

   

   

다시 한 번 제 팔을 꼭 끌어안고 울먹거리는 지민에게 결국 좋지 않은 소리가 나오고 말았다. 내가 네가 인터넷 소설 보는 거랑 그 남자주인공 이름이 겁나 오글터지게 ‘한주먹’ 이란 것도 이해를 해주겠는데, 제발 내 앞에서 사대천왕이니 뭐니 말 좀 하지 말란 말이다!   

팔에 오소소 돋는 소름을 체감하며 야무지게 지민의 뒤통수를 갈겨버린 정국이 급기야 지민의 의자를 발로 밀어 멀찍이 떨어뜨려놓기까지 했다. 너 그거 다 읽을 때까지 내 옆으로 오지 마.   

단단히 경고를 하고 나서 다시 주먹을 입에 물고 스크롤을 내리는 지민에게 한심스럽다는 듯 혀를 차주고 나서야 찌뿌둥했던 어깨를 펼 수 있게 되었다.   

으으아- 앓는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팔을 뒤로 젖혀 기지개를 켜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는 데, 촤르르.   

   

   

“…헐. 미안.”   

   

   

제 뒷자리 아이의 필통을 바닥으로 쏟아버렸다.   

살살 졸던 놈도 알아차렸는지 화들짝 놀라며 두어번 몽롱한 눈을 끔뻑였다. 냉큼 손을 뻗어 필기구들을 줍고 있자니 그제야 상황 파악을 끝내고 제가 못 주운 것들을 줍는 손이 선이 곱고 예뻤다.   

   

   

“고마워.”   

   

   

제가 건네는 필기구들을 받아드는 손을 가까이서 봤을 때는 마냥 예쁘진 않았지만. 자잘한 흉터들과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고 손톱에 얼룩덜룩 까만 때가 진 손을, 혹여 오래 시선을 두면 그가 불쾌해할까봐 바로 시선을 떼며 정국은 그를 따라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고맙다며 제게 웃어보이는 얼굴은 정말 피곤에 쩔어보여서 더 미안하긴 했지만.   

겨우 상황을 종료시키고 자리에 앉은 후에도 괜히 뒷자리가 찜찜하게 신경쓰였다.   

뒷자리 아이의 이름은 김태형. 샴푸 냄새는 아니지만 매일같이 약하게 비누향이 나는, 꽤나 곱상하게 생긴 놈이었다. 보충도 안 듣고 7교시 후엔 바로 귀가. 하교 후엔 도대체 뭘 하는지 쉬는 시간 등 짬 나는 시간마다 책상에 머리를 붙이고 자는 모습 뿐이었다. 점심 시간조차도 한 번도 밥 먹는 모습을 보질 못 했다. 자거나 열심히 낡은 문제집을 풀고 있을 뿐.   

제가 한 달 동안 지켜봐온 태형의 모습이었다. 새학기 초에는 잘 사는 집안 아이처럼 잘생기고 말끔한 모습에 친구가 되고 싶다 생각하여 호시탐탐 친해질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하지만 문과 반은 3학년 때나 체육 과목이 들었고, 대신 배우는 미술은 항상 번호 순으로 앉으며 단체로 하는 것도 없어서 접촉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말 한 마디 없이 반에서 아웃사이더처럼 살아가는 태형과 달리 이미 제겐 지민같은 친구 몇 명이 있었기에 그들을 두고 어색의 극치를 달리는 태형에게 다가가 말을 걸 기회조차 마련하기 쉽지 않았고.   

용기라도 내볼까 싶으면 또 잠을 청하고 있으니. 어찌나 피곤해보이는 얼굴이던지 차마 깨울 수도 없었다.   

   

   

“다들 뭐하냐, 종 쳤는데. 어서 앉아.”   

   

   

언제 들어온 건지 교탁을 콩콩 두드리며 부산스러운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문학 선생님의 모습에 흘끗 시계를 바라본 정국은 쩝- 입을 다셨다. 벌써 3시 24분. 7교시가 시작된 시간이었다.   

무심코 뒤를 돌았다가 마주한 태형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하품을 하는 모습이었다. 하품을 한 탓에 저절로 눈에 맑게 고이는 눈물을 보며 씨익 웃어보였다. 어색하게나마 마주 웃어준 태형은 까만 것이 낀 제 손가락을 정국 몰래 손바닥 안으로 말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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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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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이런거 좋아....뒤에 더 없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 기다리고 있을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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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
첫 댓글 감사해요ㅠㅠ! 반응 조용하길래 저도 조용히 글삭이나 하려 했더니 이게 웬ㅠㅠㅠ독자1님을 위해 뒤에 더 써올게요 정말 감사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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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헝 왜요 ㅠㅠ 태형이 정체가 궁금해여 ㅠㅠ 애교부리는 지민이도 궁금하구 ㅠㅠ 얼른오세용! 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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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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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
뒤에 더 씁니다! 금픽이라뇨ㅠㅠ아직 얼마 안 써서 그러실 거에요...독자님 기대에 미칠지 모르겠네요ㅠㅠ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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