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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m
태민은 자신의 제복에 주렁주렁 메달아져 있는 뱃지들을 만지작 거렸다. 하얀 제복의 세워진 까만 깃 위로 태민의 하얀 얼굴이 있었고, 갈색 머릿칼이 연한 바람에 의하여 휘날렸다. 한걸음 조심스럽게 내딛으니 이미 도착해있는 까아만 리무진의 문이 열렸고, 탁- 부드럽게 닫혀진 문. 태민은 리무진 안의 자줏빛을 뽐내고있는 와인이 세모금 정도 마실 수 있을까 싶게 부어져 있는 와인잔을 집어 들어 입에 대었다. 한모금, 두모금. 태민의 여릿한 목울대가 두번쯤 움직였을 즈음 입에서 떼어진 잔은 다시금 테이블로 돌아갔고, 태민은 코팅된 창가를 바라보며 온통 흑백빛이 나는 착각을 일으킨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어디입니까."
공기 속으로 흩어지는 목소리가 조그마했음에도 단단하게 울려퍼졌고,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끝없이 읊어지는 스케줄들에 오른 손에 주먹을 줘었다, 핀 손바닥은 격양된 표정의 태민의 머릿칼을 부둥켜 잡고 쥐어뜯는다. 지겹고, 지루해. 재미없어. 항상 똑같은 곳을 향하고, 똑같은 말을 하고, 똑같은 세상을 볼 수 밖에 없는 운명. 리무진의 코팅된 창가는 어느 때에나 흑백세상. 이 세상이라는 것은 태민에게 있어 결코 색감이 가득한 곳이 아닌 검은 안개, 검은 사람들, 검은 건물 뿐이었으며 태민이 맞부딪힐 수 있는 현실의 공기는 아침에 맞을 수 있는 노란빛의 눈을 따갑게 만드는 햇살이라던가, 열어둔 창가 사이로 흘러 부르는 바람정도.
다물어. 날카롭게 변화된 태민의 목소리가 내질러졌고, 정적이었다. 그러나 그 정적도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끝이났고, 늙은 노파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마지막으로, 세인트 폴 성당이 있습니다.
태민은 앞머리를 맘껏 휘저어대다 끝난 노파의 짧은 말에 의구심을 품었다. 고작, 거기서 끝? |
그러게여.. 진짜 여기서 끝?
ㅠㅠ..... 5월에 보여드릴께여 기다려!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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