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57404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모니카 전체글ll조회 771


 

 

 

 

프리지아 Freesia

당신의 시작을 응원해요.

 

 

 

 

 

 산들산들, 살랑살랑. 조심스레 불어오는 바람에서 산뜻한 봄 내음이 물씬 풍겼다. 종인의 어깨에 기댄 경수의 고동빛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려 종인의 볼에 간지럽게 닿았다. 좋은 냄새. 달콤한 플로랄 향이 코에 닿았다. 형, 나도 형이랑 같은 샴푸 쓰는데 왜 내 머리에선 이런 냄새 안 나? 너도 나. 정말? 응, 지금도 좋은 냄새 나. 의미 없는 말들이 조용히 오갔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차창 밖에선 붉은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종인이 경수의 손을 조심스레 잡았다. 형, 손이 차다. 형 맨날 이렇게 손 차가울 때마다 내가 이렇게 꼭 잡아줘야 하는데. 그치. 경수는 대답이 없다. 거기는 추우니까 내가 사준 장갑 맨날 끼고 다녀. 목도리도. 형은 감기 잘 걸리니까. 경수가 애꿎은 입술을 꾹 깨물고 종인의 따뜻한 손을 더욱 꽉 잡았다. 종인의 어깨에 무언가 축축한 것이 닿았던 것 같기도 하다.

 

 

 

 

  “종인아.”

  “응.”

  “우리 다음에 만날 땐.”

  “…응.”

  “그 골목에서 만나자.”

 

 

 

 

  흰 꽃잎 활짝 피운 프리지아 잔뜩 있는 골목 있잖아. 옆에는 꽃집 잔뜩 있고. 우리 처음 만났던 그 골목. 우리 엄마 돌아가시고 맨날 내가 그 골목 벤치에 앉아서 울 때, 니가 나한테 꽃 줬었잖아. 노란색도 있는데, 프리지아는 흰색이 더 예쁘다며 하얀색 프리지아 줬었는데. 그래서 난 봄만 오면 그때 그 설렘이 생각나. 우리 어리고 푸르렀을 때. 우리 예뻤을 때. 우리…마냥 행복했을 때.

 

 

 

 

  “종인아.”

  “응.”

  “좋아해.”

  “…내가 더.”

 

 

 

 

  아직 곁에 있는데도 경수의 얼굴이, 미소가, 목소리가 저만치 조금씩 희미해져 갔다. 이별하고 아파하는 일을 창밖에 부는 저 바람에 실어 보낼 수는 없는지. 손바닥에 땀이 차도록 맞잡은 두 손은 왜 이다지도 애가 탈까. 우리 사랑은 왜 이다지도 목이 멜까. 우리의 날들은 이제 잊혀지겠지만, 모두 희미해지겠지만. 나는 그 골목에 서 있을게. 우리 처음 만났던, 프리지아 향 나는 봄의 골목에서. 언제까지나.

 

 

 

 

  승객 여러분께 안내 말씀 드립니다. 7시 10분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하실 승객 여러분께서는 12번 게이트로….

 

 

 

 

  시끄러운 사람들 틈에서 안내 방송이 들리고, 종인이 캐리어와 여권을 경수에게 건넸다. 정말로 헤어질 시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이별의 순간이 눈앞에 닥쳤다. 게이트 앞에 선 경수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그 어떤 말도 꺼낼 수가 없었다. 목구멍이 탁탁 막혀왔다. 종인이 한 걸음, 두 걸음 경수의 앞으로 다가섰다. 머리를 쓰다듬고, 따스하게 안아주었다.

 

 

 

 

  “형.”

  “…응.”

  “부탁 하나만 해도 돼?”

  “뭔데?”

  “연락은…하지 말아주라.”

 

 

 

 

  경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보다도 서로의 마음을 잘 알았기에, 종인이 어떤 심정으로 저 말을 했는지 잘 알기에 되려 자신이 더 가슴 아픈 경수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은 경수의 등을 토닥이는 종인의 손길은 한없이 다정했다. 얼마나 될지 모를 길고 긴 시간들은 아무런 말 없이 금방 스쳐 지나가겠지만, 우리의 추억이 된 시간들은 자꾸만 우리의 앞을 가로막는다. 우리의 헤어짐을 더 힘들게 한다. 종인아, 아무래도 이별이 사랑보다 할 게 많나 봐.

 

 

 

 

  “나도, 부탁 하나만 해도 돼?”

  “응.”

  “나, 기다리지 마.”

 

 

 

 

  나 기다리지 말고, 나 좋아하지도 마. 날 미워해. 경수의 말에도 종인은 말없이 경수의 등을 토닥이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해 형. 다른 건 다 들어줘도, 그건 못 들어줄 것 같아. 차마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들을 입안에 가두는 종인이다. 이별을 재촉하는 안내 방송이 공항 내에 또다시 울려 퍼지고, 경수를 꼭 안고 있던 종인의 팔이 스르르 풀렸다.

 

 

 

 

  “이제 가야지.”

  “응, 가야지.”

 

 

 

 

   가야 하는데. 이젠 정말 가야 하는데. 바닥에 딱 붙은 두 발은 도무지 떨어질 생각이 없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와 시끄러운 캐리어의 바퀴 소리만이 가득한 이 공간이 숨이 막히게 앞길을 막아섰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애가 탔다. 경수가 캐리어의 손잡이를 잡았을 찰나, 종인이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네모난 책갈피. 프리지아 꽃이 예쁘게 코팅되어있는 책갈피였다.

 

 

 

 

  “프리지아 꽃말이 뭔지 알아, 형?”

  “…뭔데?”

  “당신의 시작을 응원합니다ㅡ”

  “…종인아.”

  “잘 다녀와. 내 걱정은 말고. 나 이제 칠칠이 고등학생 김종인 아니니까.”

  “그래….”

 

 

 

 

  그제서야 경수의 얼굴이 피었다. 그래, 종인은 더이상 자신이 알던 어리광만 피우는 고등학생이 아니다. 이제 막 사회에 첫걸음을 디딘 사회 초년생이자, 자신과 같은 어른이었다. 그래도 가슴 한구석에 잔뜩 쌓인 걱정들은 아직 경수의 눈엔 어리기만 한 자신의 연인, 이기 때문일까.

 

 

 

 

  잘 있어, 하고 경수가 손을 흔들었다. 사랑해, 하고 종인이 경수의 귀에 속삭였다. 몇 마디 사랑의 말들이 오가고, 경수는 뒤를 돌았다. 슬픔 가득한 이별일 줄 알았던 그들의 마지막은 서로의 입가에 슬쩍 웃음을 띤 채였다.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간까지 손에 꽉 쥔 책갈피를 놓지 않는 경수였다. 이거면, 이거 하나면. 난 다음 봄까지, 아니 그다음 봄까지 기다릴 수 있어. 널 다시 만나는 그 순간까지, 잃지 않을게 종인아.

 

 

 

 

  나는 이제, 너무나도 화려했던 봄날의 우리를 그리며 사라질게. 너무나 아름다웠던 우리의 추억 속에 널 묻어갈게. 우리, 언제가 될지 모를 봄의 그 골목에서 꼭 다시 만나자. 그땐 내가 프리지아 꽃다발 한 아름 안고 있을 테니까, 꼭 나 찾아야 해 종인아. 네가 언젠가 너조차 알 수 없게 나를 지워내는 순간까지도, 나는 너를 사랑할게. 나는 너를 기억할게. 너와 함께했던 지금까지도, 네 생각으로 가득 찬 지금 이 순간도, 그리고 네가 없을 나의 미래에도. 사랑해 종인아.

 

 

 

 

 

 경수가 탑승한 비행기가 눈에 닿지 않는 구름 너머로 사라지고 종인이 발걸음을 뗀 순간,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들의 사랑은 꽃향기 가득한 봄이었다.

 

 

 

 

 

 


  :-)

 

 

  오랜만에 신알신 받았는데, 너와 나의 소년기가 아닌 이런 조잡한 글이라 실망하신 독자님들 죄송합니다ㅠ_ㅠ

  얼마 전에 프리지아 꽃을 선물 받았는데, 꽃이 너무 예쁘고 향도 너무 좋아서 꽃말도 찾아보고 하다보니.. 이런 글이 나와버렸네요.. 그냥 묵혀둘 걸...

  마냥 우중충하고 우울 터지고 아련한 글이라 뎨둉해요... 부족한 필력 나타내는 글이라 더 뎨둉.. 민망..

  너와 나의 소년기 기다리시는 분들께는 정말 죄송해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될 것 같아요ㅠ_ㅠ 사실 글은 써놓긴 했는데 왜이렇게 마음에 안 드는 구석들이 많은지..

  근데 구독료가 뭐죠?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구독료라는 게 생겼네요.. 돈을 내고.. 보는건가? 저는 제 글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구독료라니..

  주저리가 길어졌네요ㅎ-ㅎ 아무튼 항상 모자란 제 글 읽어주시는 예쁜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꼬박꼬박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덕에 항상 힘내고 글 쓰고 있어요. 잘 읽었어요, 이 말 한마디도 어찌나 설레는지ㅠ_ㅠ 항상 감사합니다!

  모두들 하트.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카디] 프리지아(Freesia)  2
12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작가님 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 비회원인데 글잡 들락거리다가 모니카님 글 올라와서 바로 읽었어요ㅠㅠㅠㅠㅠ 저 모구모구에여! 너와 나의 소년기도 좋지만 이 글도 진짜진짜 아련하고 너무 좋아요... 제가 원래 아련한 걸 좀 좋아하는지라... 진짜 작가님 필력 좋으신 것 같아요!ㅠㅠ 브금도 너무 잘 어울린다.. 프리지아 꽃이 뭔지 궁금하네요ㅠㅠ 으아 너무 잘 읽었어요! 너와 나의 소년기 기다릴게요! 하트..헤헿..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흐헐....뭐죠 이 아련함은ㅠㅠㅠㅠㅠ 프리지아 꽃 되게 좋아해서 아무생각없이 클릭했는데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그나저나 둘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길래 헤어지는건가요ㅠㅠㅠ 한밤중에 아련함터지네요 잘읽고갑니다!!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소녀시대/태니] 너만 있으면 괜찮아7
02.25 22:55 l 바나나나
[EXO/카디] 프리지아(Freesia)2
02.25 22:54 l 모니카
[EXO/세준] 紅花綠葉(홍화녹엽) 724
02.25 22:44
[국대망상] 흑설공주 0615
02.25 22:42 l 까끌러워
[샤이니/온쫑] 사랑하는 내 진기 형에게6
02.25 22:30 l 시조새
[소녀시대/탱싴] 조련왕 김태연 0414
02.25 22:25 l 홈매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7
02.25 22:24 l 우럭
[EXO/카디] 수정이왔다!151
02.25 22:17 l 듀뎡이
[국대/쿠키홍보/자철성용정호보경] 구다정과 기데레 33화 (청용이야기)6
02.25 22:01 l 쿠키가죠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
02.25 21:52 l 츄파츕스
할머니1
02.25 21:51
[EXO/찬백] 적과의 동거 <2>46
02.25 21:18 l 가래떢
[소녀시대/탱싴] Summer and the scent 029
02.25 21:16 l 자연
[소녀시대/탱싴] 조련왕 김태연 0310
02.25 21:16 l 홈매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6
02.25 21:07 l 훈남^-^
[소시/탱싴] 제목은 아직미정6666666666612
02.25 21:04 l 갤쓰리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3
02.25 20:55 l 흑과백
[EXO/카디] 오늘 도경수랑 김종은 만남ㅋㅋㅋㅋㅅㅂ643
02.25 20:53 l 도경수여우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2
02.25 20:23 l 제리
[B.A.P/젤현] 정대현관찰일기34
02.25 19:51 l 관찰일기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0
02.25 19:47
[EXO/세루] 신궁(新宮) 01 (퓨전사극)39
02.25 19:08 l 콩2
[EXO/카디] 오늘은 김종인이야263
02.25 18:53 l 듀뎡이
[피코] 돌담길19
02.25 18:26 l 지호야약먹자
[젤업/젤로종업] 치토스, 치토스가 답일꺼야4
02.25 18:19 l 치토오오스
[소녀시대/탱싴] 조련왕 김태연 027
02.25 18:19 l 홈매트
[준면총수] 우리 오빠 넌씨눈ㅋㅋㅋㅋ39
02.25 18:00 l 준희


처음이전746747748749175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