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와 불륜 사이 02
W. 부자
성규는 회사 건물에 들어서기전에 우현과 만나느라 빼두었던 결혼반지를 다시 손가락에 끼우고서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출근을 하느라 바쁜 직원들의 구두 굽 소리와 간단히 인사를 나누는 소리들이 로비를 가득 매웠다. 엘리베이터 앞에 선 성규는 엘리베이터에 비추는 자신의 모습을 한번 더 단정히 정리를 하며 우현이 매준 넥타이를 기분 좋게 어루만지는데 마주친 시선에 황급히 손을 내렸다. 아ㅡ. 바보 같이. 어차피 자신이 우현의 집에서 잠을 잤고 출근도 우현의 집에서 하고 넥타이도 우현이 매준 거라고는 저와 우현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사실 인데 괜히 뜨끔해 한 행동 이었다.
" 넥타이 이쁘네요. "
곧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 층수를 올려다보는데 성규의 옆에 선 남자가 성규의 넥타이를 가르키며 말 했다. 높은 층에 위치한 성규의 부서에 엘리베이터에 남은 사람은 성규와 남자 뿐 이었다. 성규는 모르는 얼굴의 사람이 말을 걸어 별로 탐탁치 않았지만 자신과 같은 층에 내리는 남자에 대충 고개를 끄덕 이며 고맙다는 간단한 대답을 했다. 아마도 옆 부서인 기획부 사람 같았다.
" 근데 수트는 어제랑 같네요. "
" 네? "
남자의 말에 성규는 인상을 굳히고 남자의 목에 달린 사원증을 쳐다보았다. 이호원. 모르는 얼굴 이다 싶었더니 역시 기획부 사람 이었다. 기획부 사원 이호원 이라고 적힌 사원증에 밝은 얼굴이 자신의 눈 앞에 서 있었다. 날 아냐고 물어보려다 열리는 엘리베이터문에 성규는 먼저 내립니다 하고 내리는 호원을 멍 하니 쳐다보았다. 신입사원 같은데 날 어떻게 알지? 같은 부서도 아닌데. 닫히려는 엘리베이터문에 성규도 황급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렸고 먼저 걸어가던 호원이 마케팅부와 기획부로 나뉘는 코너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환히 웃으며 입을 열었다.
" 마케팅부 김팀장님 맞죠? "
" 네. "
" 기획부 사원 이호원 입니다. 넥타이는 그냥 예뻐서요. 아, 그리고…. "
" ……. "
" 좀 위험 하지 않아요? 그런 사이는. "
정말 환한 얼굴로 묻는 호원에 성규는 미간을 좁혔고 호원이 주변을 한번 둘러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 저 입 무거우니까 다른 걱정 안해도 돼요. 그리고 안지 좀 됐거든요. "
불안히 두근 거리는 심장을 애써 가라앉히고 성규는 좁힌 미간을 풀었다. 그리고 호원의 앞으로 걸어가 미소를 띄우고서는 자신의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끼워진 결혼반지를 내밀었다. 호원의 시선이 성규의 손에 끼워진 결혼반지에 향했고 성규는 떨리는 입술을 한번 꽉 물었다고 놓고 입을 열었다.
" 저 유부남 입니다. 그리고 같은 부서는 아니지만 제 직급이 더 높다는걸 알아줬으면 하네요. "
" ……. "
" 그리고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 모르겠네요. 앞으로 이런 무례한, "
" 그럼요. "
" ……. "
" 그 남자는 누구예요? "
성규의 표정이 굳어졌고 호원이 여유로운 웃음을 흘리며 성규의 어깨를 잡아 끌었다. 놀란 성규가 다시 밀어내기도 전에 호원이 성규의 옆 얼굴에 바짝 얼굴을 들이대고 작게 속삭였다.
" 저 입 무겁다니까요. 걱정 하지 말래도 그러네요. "
" 이거 안 놉니까? "
" 사생활은 사생활 이니까요. "
호원이 잡은 성규의 어깨를 놓아 주었고 성규는 식은땀이 흐르는 기분에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5년동안 결혼생활을 하면서 외박을 하고 우현과 수 많은 밤을 지새우고 밥을 먹고 데이트를 하고 여행을 해도 덜미를 잡힐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원래 완벽주의자 이기도 했지만 솔직히 따지고 보면 지금 자신의 아내 보다 우현을 먼저 만났기 때문에 이건 자신의 아내 보다 우현에 대한 예의 였다. 들키면 곤란 하기도 하지만 자신 때문에 우현이 피해를 보는건 싫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사 내 에서도 깊은 우정을 나누는 사람도 없었고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 하였기 때문에 들킬만한게 없는데 저 남자가 안다. 같은 부서도 아닌 다른 부서의 사원이.
" 팀장님 안녕하세요. "
" 네. "
마케팅부에 들어선 성규는 같은 부서 사람들의 인사를 대충 받고서 개인 사무실에 들어가 의자에 주저앉듯이 털썩 앉았다. 예상치도 못한 일이 생겼고 전혀 짐작 할 수 없는 사람이 자신과 우현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 * *
" 형. "
" ……. "
" 성규형. "
" ……. "
" 형? "
자신이 불러도 모르는 성규에 우현이 성규의 어깨를 살짝 붙잡아 흔들었고 성규는 화들짝 놀라며 우현을 쳐다보았다. 가뜩이나 성규가 피곤해 보여 신경이 쓰이던 우현은 집에 데려다줄때는 자신이 운전 한다며 성규의 앞에 물컵을 내밀었다.
" 어디 아파요? "
" 아니. "
" 근데 왜 이렇게 넋을 놓고 있어요. 회사에서 무슨 일 있었어? "
우현의 입에서 나온 '회사' 라는 단어에 성규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주변을 훑어보았고 우현은 그런 성규를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물컵을 쥔 손이 좀 떨리는거 같기도 하고. 곧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성규는 자신의 접시를 가져가 스테이크를 썰어 주려는 우현의 손을 붙잡았다.
" 왜요? "
" … 우현아. "
" 네. "
" 우리 들켰어. "
" … 네? 누구한테요. "
" 회사 사람. "
어쩐지 오늘따라 회사 근처 카페가 아닌 좀 멀리 떨어진 카페 에서 만나자고 할 때 부터 이상하다 싶었던 우현 이었다. 우현이 다시 접시를 내려두었고 불안해 하는 성규의 손을 테이블 위로 끌어 당겨 잡았다. 지금 자신도 몹시 당황을 하고 왜 들켰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하루종일 불안했을 성규를 달래주는게 급 선무 였다.
" 쉽게 들킬리 없잖아요. 내가 여자도 아니고 남잔데. "
" … 응. "
" 그냥 친한 친구 라고 해요. "
" 근데 옆 부서 사람 인데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어. 오늘 나 보고 옷은 똑같은데 넥타이만 바뀌었다고…. "
" 그 사람이 어떻게 알아. 그냥 친구 라고 해요. 정 힘들다 싶으면 내가 나설게요. "
" 응. "
" 그러니까 걱정 하지 말고 먹어요. 나 있는데 무슨 걱정 이야. 알았죠? "
엄지손가락으로 자신의 손등을 살살 어루만지는 우현에 성규가 고개를 끄덕 였고 우현이 다시 성규의 접시를 가져가 스테이크를 썰어 주었다. 자신으로 인해 성규가 피해를 보는건 싫었다. 5년 이라는 시간이 짧지도 않았고 어벙띤 엔조이 같은 관계도 아니였으니까. 우현이 성규의 앞에 스테이크를 썰은 접시를 내려두었고 자신의 스테이크를 썰며 불안해지는 기분을 가라앉혔다. 누가 자신들의 관계를 알았다고 해서 이렇게 걱정 하는것도 그리고 성규가 불안해 하는것도 마음에 들지 않아 화가 나는것도 같았지만 우현은 성규를 향해 웃어 주었다. 이건 불륜이 아닌 로맨스니까. 즐기고 끝내는 더러운 감정에 속할수 없는 부류 였기에 우현은 와인잔을 집어 들고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이렇게나 달은 와인을 누가 술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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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제 입꼬리는 오존층을 뚫고 나갈 기세로 올라가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잏잏이히잏이히이힝ㅎ에헤헤에헹헹헤에헹헤에헿ㅎ헤헤헤헤헤헿 근데 구독료는 뭐지? 필명 적는 왼쪽에 뜨는데 뭔지 궁그미 궁그미 ●_●? 호원이의 등!!!!!!!!!!!!!!!!!!!!! 장!!!!!!!!!!!!!!!!!!!!!!!!!!!!!!!!!!!!!!!!!!!!!!!!!!!!!!!!!!!!!!!!!!!!!!!!!!!!!!!!! 과연 둘의 사이를 어떻게 알았을까요? 흐으응 흐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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