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1개월이나 지난 오래 전의 이야기. 그러니까 2년도 더 넘은 것 같은 일인 것 같다.
수학여행 때 '친구'라는 명목으로 있던 여섯 명의 아이들이 폭력도, 그 어느 것도 없었지만 오로지 '말'로써 나를 그렇게 쏘아붙였던,
그 두 명에게로부터 한 '방'에 갇혀 욕을 먹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친구들, 그 누구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던 그 사건만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리고 눈물이 난다.
아직까지도 종종 생각 나곤 하는데, 나는 진짜 그 때만 불현듯 생각나면 그 상황이 너무나 억울하고 화가나서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친구라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던 내 '친구'들. 같은 공간에 나 혼자만 고개를 숙이고 땅바닥만 본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울고 있었는데...
단 한명도 그만 하라고, 나는 아무 잘못이 없는 거라고...아무 말도 안 해줬던 그 때 그 일이 너무 억울하다.
내가 그 때 바닥을 박차고 일어나, 닫혀진 문을 열고 도망가 베란다로 뛰어내리고 싶었다는 충동이 들었던건,
나에게 욕을 하고 몰아세우는 그 '둘'이 미워서가 아니라, 나를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을 정도로 내가 '친구들'에게 '친한 친구'로 보여지지 않았다는 것과,
나는 그래도 도와주겠지. 하고 믿었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는 배신감에서였다.
그 때 처음으로 나는, 세상에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지금까지도 종종 그 때 일이 생각나는데 그 때마다 너무 슬프다.
멀뚱멀뚱 눈치보면서 혹시나 도와주면 '쟤 혼자만 욕먹는게 아니라 나도 그 말빨도 쎈 두 명한테 욕이나 먹지는 않을까' 라고 생각했겠지.
그게 아니면 왜 그때 도와주지 않았다는 걸까?
내가 그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 왜 도와주지 않았냐 물었지만 그 아이들은 미안하다는 말 뿐이었다.
도와주고 싶었는데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 몰랐다고. 혹시나 자기들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 같았다고. 정말 그랬던 걸까?
정말 도와주고 싶었다면 그만 하라는 말이면 나는 그렇게나 오래 당하고 있지는 않았을텐데.
지금까지도 누군가를 믿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는 않았을텐데.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도 뭣도 없이 그냥 그렇게 끝나고 나는 이렇게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이 기분을 또 느끼지 않았을텐데.
하나는 내가 계속 울고 있으니까, 내가 왜 그 '둘'한테 당하고 있던걸 말해주지 않았는지,
지금까지의 상황을 자기한테 한 번도 털어놓지 않았다고 지금 자기더러 어쩌라는 거냐며 더러 화를 내게 냈더랬다.
나는 그 때, 내가 거꾸로 말을 해주지 않았다는 죄로, 욕을 먹을 상황인가?에 대해 문득 생각했었다.
나는 결론이 한 가지로밖에 도달할 수 없었다.
나는 엄연히 학교폭력의 피해자였고, 수학여행 가기 전부터 수학여행 당일까지도 시달리고 있었으며,
수학여행 당일, 나는 방 안에 가둬져서 당시 그 방에 나와 친하지 않던 아이들까지 포함해 최소 열명은 그 방 안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두 명의 가해자에게
모두의 앞에서 나 혼자만 욕을 먹었다.
비웃음거리가 되었고, 나는 당시 같은 방 안에 친구가 모두 있었는데도 혼자였다.
용서하고싶은데 왜 용서할 수 없을까.
난 왜 아직까지도 그 상황을 내 친구들은 그 당시 나를 똑똑히 두 눈으로 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조'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을까.
이 기억만이, 나는 어떤 기억이든 당시 힘들었어도 다시 떠올리면 그 때의 힘든 기분은 떠오르지 않았는데.
이 때의 기억만큼은 떠올리면 그 때 느꼈던 치욕스러운 감정, 화가 나는 감정, 슬픈 감정, 분노..여러가지 감정이 다시 떠오른다.
너무너무 미웠지만, 용서하고 싶고 나는 잊었다고 생각하고 싶은데 다시 나 혼자 이렇게 생각해서 가끔 이렇게 하나하나 따져가며 또 부들부들 떠는 내가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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