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너의 생일. 무슨 이벤트를 해줄까 고민하다 직접 집 앞으로 찾아가 특별 서프라이즈 파티를 열어주려고 했다.
서둘러 가지 않으면 금새 또 비가 올 것만 같아 급히 우산하나를 챙기곤 근처 빵집에 들렸다.
아, 고구마 무스 케이크를 좋아했었지. 케이크, 우산과 무거운 파티용품을 짊어져 힘들었지만 네가 기뻐할 모습을 생각하니 몸이 깃털같이 가벼운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해보니 역시 너는 아직 회사인건지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재빠르게 난 네가 좋아하는 고구마 무스 케이크를 탁자 중심에 꺼내놓고, 또 네가 좋아하는 계란말이와 생일엔 필수적으로 먹어야한다고 강조했던 미역국을 끓이기 시작했다.
가끔 너의 집에서 음식을 하고 있을때면 왠지 퇴근하는 남편을 맞기 위해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 것만 같아 설레였다.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너는 아직 오지 않고있다. 창 밖으론 폭우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고, 난 걱정되는 마음에 전화를 걸어보지만 무슨 일인지 받지 않았다.
혹시라도 사고가 난 것일까 너무 걱정이 된 나는, 여기서 그다지 멀지 않은 너의 회사 앞에 찾아가 보기로 했다.
풍선을 많이 분 탓인지 머리가 좀 아픈 것 같았지만 괜찮았다.
그 때, 기다리고 기다렸던 너의 전화가 걸려왔다.
" 미안, 오늘 너무 바빠서 전화를 못 받았네. 근데 무슨일이야? "
다행이다. 그래도 별 일없으니까 참 다행이야. 난 그렇게 생각하며 ' 아냐, 됐어. 아무일도 아냐. ' 라며 얼버무리고 언제 들어올거냐며 물었다.
그 때, 빗길에 미끄러진 차가 갑자기 인도를 넘어 날 덮쳐왔다. 나는 속수무책으로 저 멀리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 뭐야, 무슨 소리야? 잠깐만 …. 괜찮아? 어 …? 왜 대답을 안 해. "
주위의 웅성거림이 시끄러웠다. 물 속에 빠져가는 듯이 몸이 젖어오는 것만 같았다. 자꾸 잠이 오는것 같기도 하고 ….
미안, 오늘은 너의 생일인데.
옅게 보이는 흰 색 천장. 천장인지 바닥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정신이 몽롱한 상태라 얼핏 너의 얼굴이 보이는 것만 같고.
자꾸만 …. 자꾸만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근데 자꾸 잠이 들려고하네. 케이크 …. 같이 먹어야 하는데.
너의 흐느끼는 소리가 자꾸만 귀에 맴돌아서 편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울지 말란 말이야. 네가 울면 편히 잠을 잘 수가 없어 ….
손이 따뜻했다. 너의 손은 차가웠다. 뭘 했길래 이렇게 손이 차가워. 이러면 감기 걸리는데 ….
" 죽지 마, 죽으면 안 돼. 눈 좀 떠봐 …. 제발, 하느님. "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 미안, 아무래도 자야겠어. 잠이 와서.
미안해, 너의 생일인데 ….
" 아, 안 돼. 간호사님. 간호사님! 상태가 …. 상태가 이상해요.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
울지 마, 울지 말라고. 나도 눈물나니까, 그래도 안울테니까 울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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