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투둑,툭,투…투….빗방울이 유리창을 북치는 듯 요란하게도 내리친다. 벌거벗은채 축 늘어져 밖을 바라보기도 3시간 째. 섹스 후 땀에 쩔은 몸은 이미 말라 불쾌감도 느껴지질 않고, 허벅지에 정액만이 그 열기를 증명하는 듯 하얗게 말라 굳어가고 있다. 아플꺼야 유리창은. 뜬금없이 김종인이 말했다. 풀린 눈으로 유리창 밖을 바라보던 녀석은 꿈틀대며 창가로 굴러갔다. 아프지마. 비에 식은 커다란 전면 유리창이 차갑지도 않은지 온몸을 밀착시키며 말을 걸었다. 유리창에게. 야 유리창 더러워져그래도 아프잖아 함께 있어주는거야개소리. 한 마디로 일축하곤 일어나 씻으려고 했지만, 귀찮다. 귀찮아 귀찮아. 섹스 후는 항상 그랬듯이. 오늘은 녀석이 안에 싸질러 놓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아, 배가 안아프니까 바로 안 씻어내는 건가. 야 김종인왜너 앞으로 안에다 싸라임신하고 싶어서?안빼내도 되니까 씻질 않잖어알았어 그럼 지금 한번 더 해?됐어 귀찮아여전히 유리창을 쓰다듬으며 위로하는 김종인은 생각이 없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다. 생각이 없다. 안 씻게 된다고 뱃속에 싸라는 나나, 알겠다고 친절히 당장 실천해주려는 김종인이나. 경수야…경수야아…수수 숫자로 끝나는 말은 지랄수 여왕수 도도수 새침수 우리 도경수…그 병신같은 노랜 뭐야몰라 우리반 여자애가 너보고 도도수 여왕수 막 이러면서 광분하던데쯧, 상종하지마응 경수야 근데 있잖아뭐우리 한번만 더하면 안 돼?어아씨.. 나 섰는데밖에서 보이겠다 변태네아냐 비 와서 안 보여 근데 하자!싫다니까 혼자 쳐시도때도 없이 서대는 김종인의 빅보이는 혼자서 감당해낼게 못 된다. 몇번이나 여자라도 만나서 좀 빼내고 오랬건만, 말은 지독히도 안 듣고 오직 원웨이 내 엉덩이만 고집하는걸 일편단심이라 고맙다고 해야 하는건지, 날 죽일셈이냐며 미워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꿈틀꿈틀, 섰다더니 이번엔 안 굴러오고 벌레마냥 바닥에 온몸을 문대가며 기어온다. 아 징그러워.올꺼면 그거나 좀 가리고 오지? 보기 더럽다더럽다니… 맨날 좋다고 울어제끼는게 누군데.지랄. 누가 울어, 울긴.으휴 우리 도도 공주님, 그랬쪄요?…아 진짜 역겹다미안….기어오는 건 그렇게도 추하더니 또 막상 팔배게해주는 녀석은 좀 멋있다. 개기름이 베어 번들거릴게 분명한 콧잔등에도 사랑스럽다는 듯이 입을 맞춘다. 이게 다 어떻게든 한번 더 배맞춰 보려는 수작임에 틀림없지만, 모른척 넘어가는 나도 참 나다. 할꺼면 콘돔끼고해그럼 안에다 못싸잖아하고 니가 씻겨줘알았어 여왕님 그럼 밖에 하고 씻겨주는걸로, 콜?…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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