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은 귀엽다
w. S27A14
변백현은 귀엽다.
"급식 맛있다. 오늘."
입이 오물거린다. 하얀 뺨이 불룩 솟는다. 한참을 씹고 또 씹다가, 꿀꺽. 목 울대가 움직였다. 위험하다.
"또 넋 놓는다."
질책하는 목소리도 귀엽다. 조그만 손으로 꾸욱 숟가락을 잡고 움직이는 모습은 더 귀엽다. 아- 정말.
"귀여워 죽겠어."
한숨이 새어나왔다. 더 이상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미소된장국이 천천히 식어가고 있었다. 옆에 있던 세훈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귀여운 걸 어떡하란 말이야. 나는 몸을 앞으로 숙였다. 뽀얀 피부가 적나라하게 보였다. 윙크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난 본능에 몸을 맡겼다. 또랑또랑 눈을 마주치는 백현에게 찡긋 윙크를 했다. 백현은 아무렇지 않게 밥알을 씹어넘겼다.
"나 윙크 진짜 못한다."
한 번 볼래. 백현이 손에서 숟가락을 놓았다. 숙였던 몸을 바로 세웠다.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는 내 노력이 가상해 박수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르륵. 백현의 왼쪽 눈이 감겼다. 그리고 또 스르륵. 오른쪽 눈이 감겼다. 스윽스윽. 눈을 비비더니 다시 눈꺼풀이 꿈틀댔다. 내 발가락도 덩달아 꿈틀대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윙크폭격에 세훈은 자리를 떴다. 그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백현은 고개를 숙이고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진짜 못하지. 분홍색 소세지가 입 속으로 먹혀들어갔다. 백현이 윙크를 못 하는 것에 감사했다. 나는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허벅지를 꼬집어야 했다. 백현은 부러운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경고했다.
"조심해. 나 양성애자야."
비단 며칠 전 장난삼아 해본 양성애자 테스트를 근거로 한 말은 아니었다. 백현은 나를 따라 실없이 웃었다. 바람빠진 풍선처럼 웃음기가 새어나왔다. 습관적인 리액션이었다. 백현은 내 표정을 따라하길 좋아했다. 내가 웃으면 웃고, 울면 따라 울었다. 변백현의 표정을 조종하는 것은 꽤나 쉬운 일이었다. 나는 치아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자 곧장, 백현이 눈을 길게 늘어뜨리며 웃었다. 보기 좋았다. 새카만 머리통을 쓰다듬어주고 싶은 충동을 참는 것은 내게 있어 매우 힘든 일이다. 바지주머니가 성난 황소처럼 불뚝불뚝 솟아올랐다. 통제가 힘든 것은 이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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