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사귀었던 옛날 남자친구거든.
옛날이야기는 천천히 말하기로 하고 처음에 팀장실 들어가서 인사드릴 때 얼마나 멘붕이였는지 모름 ㅋㅋㅋ..
헤어진 그 날 후로 그 흔한 잘 지내냐는 연락 한 번 서로 안 했고 취업 준비 때문에 어차피 자취할 거 일찍 앞당겨서 이사도 가서 마주칠 일도 없었고
애들한테 들리는 소식은 내가 귀 막고 피했으니까 정말 아무 소식도 모른 채 살았거든
팀장실에 들어가서 딱 눈 마주쳤을 때 궁상맞게 눈물 나려고 하더라고 여기는 회사니까 감정에 휘둘리지 말자고 마음먹고 인사하려는데 김종대가 나 보자마자
"인사가 늦었네요. 팀장 김종대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해요, ㅇㅇㅇ씨."
진짜 처음 본 사람처럼 대하는 태도 때문에 회사 오기 전에 잘 부탁한다고 살갑게 굴려던 멘트도 다 잊어먹고 나도 칼같이 인사하고 나와버림
김종대도 회사라서 아는 척을 안 하는 건지 진짜 아는 척 하기 싫은 건지 모르겠지만 놀란 기색도 없는 눈빛에 순간 너무 섭섭해서 눈물 나더라.
항상 예쁘게 웃어주면서 다정하게 ㅇㅇ아 하고 불러줬던 목소리도 아른거리면서 바보같이 옛 생각 많이 났었음
다시 마주친다 해도 아무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얼굴 보니까 얼어버린 내 모습이 되게 한심해 보이기도 하고
김종대는 팀장 자리에 앉아서 모르는 사람인 척 차갑게 인사하는 게 자존심 상하기도 하고 첫 출근 날부터 기분 똥구렸음
근데 지금 제일 고민되는 게
카톡 받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확인도 안 하고 있어 ㅋㅋㅋ..
잠도 확 깨고 서류 좀 보다가 김종대 때문에 집중 안 돼서 김종대랑 사겼을 때부터 헤어졌을 때까지 일들 다 아는 친구한테 카톡해보려다가
이 시간이면 자고 있을 게 뻔해서 여기다가 쓰는 중인데 노트북 덜덜 떨린다
한 3시간 정도 있으면 출근 준비해야 하는데 새벽 출근이나 할까 진지하게 생각 중이야
아까는 지가 먼저 차갑게 굴었으면서 갑자기 이러니까 짜증이 나 안나? 나만 그런 거 아니지?
근데 헤어져 놓고 나혼자 걱정하는 건 하는 생각도 들고 뒤숭숭함 .... 어쨌든 회사 다녀와서 다시 써줄게
드디어 쓰네요 두근두근
부족하지만 재밌게 읽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