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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탄소년단

W. 백소



- 21 -










































아침에 태형이를 우리 집으로 데려온 지 2시간이 흘렀다.

태형이와 함께 차를 타고 숙소로 향하는데 아침부터 왜 우리 집까지 찾아오게 된건 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 그냥… 저 나름의 도전이었어요. "

" 도전? "

" 네. 홀로서기. "

" 오…? "

" 항상 남한테만 의존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겠다, 생각해서 혼자서 다녀보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혼자서 나오니까 마땅히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때 생각난 게 누나였어요. "

" 하지만 우리 집이 어딘지 몰랐기에 교수님께 물어봤던 거구나. "

" 네. "

" 아니 그럼 나한테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지, 굳이 왜 교수님께 물어본 거야? "

" 누나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요. "





도로 위를 달리다가 신호가 걸려서 잠시 차를 멈췄고 고개를 돌려 태형이를 봤다.

눈이 마주친 태형이는 생긋이 웃어 보였다. 그런 태형이의 행동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 성공이네. 아침부터 엄청 놀랐었는데. "

" …아빠를 만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었어요. "

" 예상이나 했으면 지구 종말도 막게? "

" 무슨… "





나의 물음에 고개를 돌리며 앞을 보는 태형이다.





" 그래도 이렇게 혼자서 나오는 건 진짜 잘했다고 봐. "

" … "

"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이렇게 혼자서 바깥에 나와 본 기분은 어때? "

" 여전히 좀 무서웠지만 그래도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처음으로 혼자서 버스도 타보고, 길거리도 걸어보고. 신기하기도 해요. "





여전히 태형이를 보며 그의 대답을 듣고 있는데 신호가 바뀌었다며 얘기해주는 태형이의 말에 고개를 돌려 다시 숙소로 향해 차를 출발시켰다.
















***
















숙소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나와 함께 들어오는 태형이를 반겨주는 사람은 석진이었다.

아니 반겨준다기보다는 걱정했다고 보는 게 정확할지도 모른다.





" 김태형 아침부터 말도 없이 어딜 갔던 거야? "





석진의 물음에 우물쭈물하고 있는 태형이의 옆에 서서 대신 대답해주려고 했다.





" 아, 그게… "

" 아빠를 만났어요. "





태형이의 대답에 석진은 당황한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누구를 만났다고…? "

" 아빠요. "

" 어디서? "

" … "





어디서 만났냐는 석진의 물음에 이번에는 태형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고 그런 그를 보다가 내가 나섰다.





" 아침에 날 만나러 우리 동네에 왔었는데 그때 의도치 않게 길에서 만났던 것 같아. 곧바로 나한테 전화해서 내가 데리러 갔었고. "





나의 대답에 석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태형이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자신이 혹시나 잘못 말했다가 태형이가 다시 예전처럼 변할까 걱정되어서인듯싶었다.

하지만 오히려 태형은 미소를 보이며 괜찮다고 대답했다.





" 누나가 있어줘서 괜찮았어요. 아빠도 저한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





태형의 말에 옆에 서 있던 날 보는 석진이다.

석진과 눈이 마주치자 아침에 있었던 일이 다시 한 번 떠올랐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태형이를 바라봤다.





" 제가 다 얘기해드릴게요. 누나 괜히 곤란하게 그렇게 보지 마요 형. "





먼저 소파로 걸어간 태형이의 뒤를 이어 석진이 따라갔고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 옆에 앉았다.

그때 같은 방에서 나오는 정국과 지민이었고 그다음엔 외출을 하고 돌아온 남준, 그리고 화장실에 가려고 잠깐 나오던 호석까지 거실에 모였다.

윤기는 여전히 작업에 열중한 듯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그렇게 윤기를 제외하고 거실에 모인 다섯 명은 일제히 태형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태형이가 오늘 겪었던 일들을 다 들은 석진은 자신의 방으로 따로 날 불러냈다.





" 태형이 어땠어? 많이 울었지? "

" 응. "

" 그 사람은? 네가 보기엔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 같아 보였어? "

" …… 자세히는 잘 모르겠는데, 태형이한테 진짜 계속 미안하다고만 하셨어. "

" … "

" 태형이가 아직 완전히 용서한 것 같지는 않아 보였어. 하지만 이제 시작이니 시간이 흐르다 보면 차차 알게 될 것 같아. "





나의 대답에 한숨을 내쉬는 석진. 그 한숨은 걱정이 서려있었지만 그만큼 안도의 의미도 담겨있는듯싶었다.

그런 석진을 보다 전에 만나 뵈었던 그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오지랖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두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석진을 향해 물었다.





" 저기, 석진아. "

" 왜? "

" 전에 내가 한번 물어봤었잖아. 어머니 보고 싶지 않냐고… "

" … "

" 솔직히 보고 싶잖아. 어머니가 어디 아프지는 않으시고 잘 지내고 계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

" … "

" 너는 안 그래…? "





나의 물음에 시선을 떨어트리는 석진이었고, 그런 그를 보며 나도 시선을 떨어트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 사실 나… 너희 어머니께 찾아갔었어. "

" 뭐…? "

" 내가 교수님께 물어봤더니 알려주셨어. 두 분 친하시잖아. "

" 언제 갔어? "

" 일주일 전에… "

" … "

" 이미 석방되시고 혼자서 살아가고 계시더라. "





석진의 눈을 마주하지 않은 채로 대답하자 작은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괜히 얘기한 걸까, 싶으며 바닥만 보고 있는데 잠시 후 석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엄마는… "

" … "

" 어때…? "





석진의 물음에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마주했다.





" 아픈 데는… 없대…? "

" …응. "

" … "

" 어머님이 내게 그러셨어. 네가 어머님을 원망하고 있을 거라고. 자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고. "

" … "

" 하지만 항상 같은 생각만 하셨더라. 네가… 보고 싶으시대. "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는 말에서 다시 천천히 시선을 떨어트리다 이내 눈을 감아버리는 석진이었다.





" 어머님은 아직도 기다리고 계셔. 너만 괜찮다면 내가 어머님이 계시는 곳까지 데려다줄게. "





나의 말에 그대로 고개를 숙이는 석진. 그런 석진의 행동에 걱정이 되었다.

석진은 어머님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서 소년교도소에 들어갔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후 이유도 모른 채 석방이 되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석진의 어머님이 자수를 하시고 감옥에 들어가셨던 것이다.

자신의 희생을 헛되게 만든 어머님을 혹시나 원망하고 있진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여주야… "

" …응. "

" 걱정된다… "

" … "

" 엄마를 만나게 되면… "

" … "

" 나 진짜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대로 울 것 같아. "

" 울어도 괜찮아. "

" … "

" 그게 아직도 네가 어머님을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





나의 대답에 천천히 고개를 드는 석진.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석진을 향해 나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 준비됐어? "

" … "

" 준비됐으면 가자. 데려다줄게. "





손을 뻗어 석진의 손목을 살며시 잡았고 그런 내 손길에 아무런 저항 없이 따라오는 석진이었다.






























[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21 | 인스티즈



























석진과 함께 차에 올라타 곧장 그의 어머님이 계시는 곳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어머님께 먼저 전화를 걸어서 집에 계시는지 물어봤다.

어머님은 집에 계신다고 하셨고 잠깐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런데 들려도 괜찮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어머님은 흔쾌히 허락하셨고 그대로 통화를 끝내며 조수석에 앉아있던 석진을 슬쩍 봤다.

슬쩍 본 석진의 얼굴은 굳어있었고 몸도 빳빳하게 굳어있는 것 같았다.





" 긴장돼? "

" … "

" 긴장할 거 없어. 막상 어머님 보면 울컥할 테니까. "





나의 말에 고개를 돌려 날 보는 석진이었고, 나는 정면을 본 채 살며시 웃었다.

10분 정도 흐르고 석진과 함께 탄 차는 어느새 그의 어머님 집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집 앞에 도착했는데도 벨트를 풀지 않은 채 앉아있는 석진을 보며 조심히 물었다.





" 내가 먼저 내릴까? "

" … "

" 마음의 준비가 되면 내리고, 그렇지 않다면 내리지 않아도 돼. "





고개를 숙인 상태로 아무 대답이 없는 석진을 보다 먼저 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리자 석진의 어머님이 반겨주셨다.





" 안녕하세요 어머님. "

" 왔어요? "

" 네. 잠깐 이 주변에 일이 있어서 왔다가 어머님이 생각나서 한번 들러봤어요. "

" 그래요? 잘 왔어요. "





미소를 지으며 날 향해 말씀하시던 어머님이 내가 타고 온 차를 슬쩍 보셨다.

혹시나 석진이 왔을까, 싶으신 눈치였지만 차 유리가 짙게 선팅이 된 탓에 안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





" 석진이는…? "

" 아… 그게… "

" 안 왔나 보네요… "





티를 내지 않으시려 하지만 실망한 모습이 역력한 어머님의 모습에 괜히 차 안에 있을 석진이 신경 쓰였다.





" 아직은 보지 못하겠죠. 그 애가 절 많이 원망하고 있을 테니까… "

" 아니에요 어머님. 원망하고 있지 않아요. "

" 이미 알고 있어요. 그 애는 절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걸. "

"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석진이를 믿으셔야죠. "

" 저는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그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살아가는 거… 그것만을 바랄 뿐이에요. "





그 말을 하며 고개를 숙이는 어머님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려왔다.

말없이 어머님을 보고 있다가 차 안에 있을 석진을 보려고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언제부터 나와있었던 건지 차 문을  연 채로 서 있는 석진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놀란 눈으로 석진을 보고 있었고 그런 내 앞에서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어머님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여는 석진이었다.





" 엄마. "





석진의 목소리에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 석진을 마주하는 어머님이셨다.





" 석진아… "

" … "

" 석진이 맞니? 정말 석진이야? "

" …이 얼굴을 가진 석진이 이 세상에 또 있겠어? "





피식 웃으며 말하는 석진을 보고만 계시던 어머님은 서둘러 그에게 걸어가 품에 안겼다.

자신에게 안긴 어머님을 내려다보던 석진은 천천히 손을 들더니 제 품에 더 끌어안았다.

품에 안긴 어머님은 그동안의 그리움을 토해내듯 눈물을 보이셨다.

말 대신 어머님을 더 꼭 끌어안는 석진은 이내 참았던 눈물을 조금씩 흘려냈다.





" 나… 엄마 원망한 적 단 한 번도 없었어… 오히려 더 보고 싶었어… "





두 사람의 재회에 나도 점점 눈물이 차올랐고 손을 들어 당장이라도 흐를 것만 같은 눈물을 훔쳐냈다.


























석진은 그동안 티를 내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보고 싶고 그리워하던 엄마를 만나게 되었다.

석진은 사실 엄마를 만나면 자신을 못 알아보지는 않을까, 미워하거나 싫어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과 고민을 가득 품고 살아왔었다.

하지만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된 지금, 두 사람 사이를 막고 있던 벽을 허물어버리고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남준과 태형에 이어 석진도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기 위해 한걸음 내딛게 된 것이다.




















***




















이른 아침, 오랜만에 부모님을 뵈러 본가로 가고 있었다.

그러다 어제 숙소로 돌아가던 중 내게 물어보던 석진의 말이 떠올랐다.





' 애들한테 얘기할 거야…? '

' 응? 어떤 얘기? '

' …울었던 거. '

' 안 할 건데…? '

' 하지 마… 창피하니까. '





그 말을 하며 고개를 돌려 창문 밖을 보는 석진이었다.

그런 석진이 귀엽게 느껴졌던 나는 숙소로 돌아가는 길 내내 웃음만 나왔었다.



눈은 빨개져서 안 울었다고 잡아뗄 생각인가.



그렇게 석진은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한참 동안 코를 훌쩍였었다.

어제 일만 생각하고 있었더니 어느새 본가에 도착했고 주차장에 차를 대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집에 온 나를 제일 먼저 반겨주신 사람은 다름 아닌 엄마셨다.





" 뭐야, 연락도 없이~ "

" 딸내미의 서프라이즈? "

" 완벽한 서프라이즈였다. "





엄마의 말에 히, 거리며 웃었고 주변을 둘러보며 아빠의 행방을 물었다.





" 아빠는요? 오늘 늦게 출근한다고 들었는데? "

" 아빠는 지금 방에서 손님맞이 중이셔. "

" 이 시간에 손님이요? "





지금 시간은 아침 10시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이른 시간에 손님이 집에 찾아오다니, 누구일까 궁금해져서 엄마에게 물어봤다.





" 손님이 누구신데요? "

" 어마어마한 분이셔. "

" 누구시길래…? "

" RY 그룹의 회장님이신데 이번에 아빠 회사를 도와주신다고 하셨어. "

" RY 그룹이라고요?? "





엄마의 말에 깜짝 놀랐다. RY라면 현재 최정상에 올라있는 그룹이었다.



그런 그룹의 회장님이 우리 회사를 도와주신다니. 과연 어떤 분이실까…



굳게 닫혀있는 아빠의 방문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내 손을 잡으며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오는 엄마였다.





" 요즘 어떻게 지냈어? "

" 음… 교수님 대신해서 환자분들 치료해주면서 지내고 있어요. "

" 대신 환자를 봐주고 있다고? 혹시… 한 집에서 살고 있다는 그 애들? "

" 네, 맞아요. "





나의 대답에 엄마는 금세 걱정 가득한 얼굴로 변하였다.





" 그 애들… 어때? 예전과 똑같아? "

" 아니요. 엄청 밝아졌는데? 음… 19살 때의 저라고 보면 될 거예요. "

" 그럼 많이 나아졌겠다. "





5년 전의 나를 회상하는듯한 엄마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셨다.

그러다 거실로 옮겨 소파에 앉으라는 엄마의 말에 함께 걸어가 앉았다.





" 그 애들에 대해서 좀 얘기해줘. 엄마 너무 궁금하다. "

" 얘기요? "

" 엄마는 자세한 건 모르고 그냥 그런 애들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거든. 위험하거나 그런 애들은 없었지? "





엄마의 물음에 지난 일들이 떠올랐다.

윤기에게 맞을 뻔한 날, 계단에서 떨어져 크게 다칠뻔했던 날, 그리고…

이런 말들을 엄마한테 해드려봤자 좋을 것도 없고 걱정만 잔뜩 안겨드릴 뿐일 테니 그 부분들은 기억에서 지워냈다.

대신 그들이 어떤 계기로 변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만 얘기해주기로 했다.





" 석진이는 이렇다 할 병은 없었지만 가정사로 인해서 교수님께서 데려오셨대요.

엄마와 7년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최근에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잘 지낼 것 같아요. "

" 7년씩이나? 많이 보고 싶었겠네… 그리고? "

" 윤기는 여성 혐오증을 가지고 있었어요. 어렸을 때 유독 여자들에게 받았던 상처가 깊어서 그런 병이 생겼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전보다 잘 웃고, 말도 잘하고. 제가 느끼기에는 조금 나아진 것 같아요. "

" 엄마가 보기에는 금방 좋아질 수도 있겠다. "

" 맞아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데 조만간 괜찮아질 것 같아요. "

" 그리고 또 어떤 애들이 있었어? "

" 호석이는 윤기와 비슷한 시절을 보내왔지만 생긴 병은 달라요. 여성 공포증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윤기 전까지 친해지기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진짜 많이 호전됐어요.

경계심도 풀어지고 말도 잘 걸어주고. 애들 중에서 제일 밝더라고요. "

" 우리 딸이 노력했다는 게 느껴지네. "





잡고 있는 내 손을 부드럽게 만져주시며 말씀하시는 엄마를 보다가 살며시 웃었다.

그러다 또 있다면 다 알려주시라며 재촉하셨다.





" 남준이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고난이란 고난은 다 겪었던 것 같아요. 진짜 힘들고 열심히 살아온 모습이 보이거든요.

PPD를 가져서 사람을 잘 믿지 못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누구보다도 애들을 아껴주고 믿어주는 성격으로 바뀌었어요.

동생들의 고민도 제일 잘 들어줘요.


지민이는 BPD를 가지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친부모님이 아닌 분에게 폭력을 받아왔던 것 같아요.

덕분에 우울증도 심해지고 누군가 자신을 봐주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충동적인 행동도 하고.

나중에는 애정결핍증이 생겼는데 그것 때문에 더 불안해하고 그랬어요.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더 멀어질까 봐. "

" 지금도 그 애는 여전해? "

" 아니요. 지금은 당연히 나아졌죠. 며칠 전에 컬러테라피를 시도해봤는데 예전에 비해 지금은 많이 차분해진 것 같았어요. "

" 그 애도 다행이네… "

" 솔직히 태형이는 윤기 다음으로 심각하다고 봤어요. APD 때문에 사람들을 피하고 그 병 때문에 대인기피증이 생기게 되고.

과거에 당했던 따돌림과 폭력에 의해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로 인해 자살시도도 많이 했었어요. "

" 세상에… "

" 처음에 제가 그 집에 갔을 때 태형이가 그러더라고요. 사람들이 자기만 보면 돌을 던질 것 같고 자기더러 죽으라는 환청까지 들린다고.

자기가 태어난 것 자체가 죄라며 없어져야 한다고 그랬어요. "

" … "

" 솔직히 그 모습을 보니 예전에 제가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애들보다 지민이와 태형이가 더 신경 쓰이더라고요.

그래도 얼마 전에 우연히 아버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 다 풀고 난 이후로 다행히 지금은 더 밝아졌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국이가 있는데, 그 애도 남준이처럼 PPD가 조금 있더라고요.

근데 아직 초기라서 그런지 심하지가 않아서 금방 나아졌던 것 같아요. 사실 어느 날 갑자기 태도가 달라지더라고요.

정확한 원인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제가 어느 뒷골목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사람을 구해준 적 있었잖아요?

정국이가 그 사람이었더라고요. "

" 정말? 이런 우연도 다 있네… "

" 저도 진짜 그 얘기 듣고 놀랐어요. 이런 우연도 있나 싶어서. "





다시 생각해봐도 정국이와의 재회는 신기해서 웃음만 나왔다.





" 지금은 그렇게 모두 조금씩 상태가 나아지고 있어요. 요즘에는 그 집으로 가는 길이 매번 즐겁고 가볍게 느껴지더라고요. "

" … "





허공을 주시하며 애들을 떠올리고 있는데 아무 대답 없이 날 보는 엄마의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





" 우리 딸 많이 강해졌구나. "

" … "

" 남자 애들만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젠 겁도 안 내고 잘 가는 것 같아서. "





엄마의 말에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다.





" 그런데 갑자기 생각났네. "

" 뭐가요? "

" RY 그룹 회장님의 아드님 말이야. 그 집 아드님도 심신이 불안정하다고 들었거든.

네가 얘기해준 애들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떠오르더라고. "

" 그래요? "

" 응. 아마 그 애들 또래쯤 됐을 거야. 정확히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지만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는 들었어. "





목소리를 낮춰 얘기하는 엄마의 말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숙소에 있는 그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그들처럼 비슷한 사람이 내 주변에 또 있다는 말을 들으니 생각난 것 같았다.

그때 굳게 닫혀있던 방문이 열리며 RY 그룹 회장님과 함께 나오는 아빠가 보였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회장님께 허리 숙여 인사를 건넸다.





" 안녕하세요. "

" 아, 안녕하세요. 혹시 따님…? "





인사하는 날 보며 맞인사를 해오시던 그분은 옆에 서 계셨던 아빠를 보며 물으셨다.

그러자 네, 저희 집의 딸입니다.라며 대답하시는 아빠셨고 다시 나를 보며 악수를 건네는 회장님이셨다.





" 부모님을 쏙 빼닮으신 모습이 정말 미인이시네요. "

" 칭찬 너무 감사합니다. "

"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

" 이제 24살입니다. "

" 24살이요? 우리 아들도 그만한 나이인데… "





아들을 생각한 듯 시선을 떨어트리며 혼잣말을 하던 회장님은 다시 눈을 마주 해오셨다.





" 학생인가요? 아니면 직장인? "

" 둘 다요.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그 학교 교수님 밑에서 일하고 있는 제자에요. "

" 아, 그래요? 무슨 일을 하는 건가요? "

" 심리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

" 심리학…? "





나의 대답에 살짝 얼떨떨한 모습을 보이는 회장님이셨다.

그런 그의 모습에 옆에 계시던 아빠가 대신 물으셨다.





" 왜 그러시죠? "

" …아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





금세 표정을 풀고 미소를 지으시던 회장님은 이만 회사로 돌아가 봐야겠다며 아빠와 함께 집을 나섰다.

점심 먹고 가라는 엄마의 말에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오랜만에 내 방으로 들어갔다.


예전과 달라진 게 없는 내 방 모습에 새삼 신기해하며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다 창문 앞으로 걸어가 손잡이를 잡고 활짝 열었다.

창문을 여는 순간 바람이 훅 들어왔고 동시에 잊고 있었던 교수님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 지금 내가 맡은 애들 중에는 어떤 애들이 있냐 하면, 우선 살인자라는 누명을 썼던 애.

한 명은 여자를 엄청 싫어하고, 한 명은 반대로 여자를 엄청 무서워하고 있어. '





정확히 언제 들었던 건지 기억이 나지도 않는 교수님의 목소리에 요연해졌다.





' 나아질 기미는 보여요…? '

' 아직은.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질 생각이야. '

' 왜요…? '

' 왜기는. 힘든 사람이 없길 바라서지. '





도대체 내가 언제 그런 소리를 들었던 거지?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이내 내가 아팠을 때 들었던 기억이 불현듯이 났다.





" 설마… 그때 내가 들었던 사람들이… "





그때는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그들과 만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나도 교수님의 환자였고, 그들도 환자였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내가 교수님의 제자가 되어 그들을 담당하게 되었다.

정국이와 과거에 만났던 일도 그렇고, 지금 이렇게 그들과 내가 만난 것이 엄청난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며 창가에 팔을 올리고 손으로 턱을 괴며 중얼거렸다.





" 아니면 운명인가… "





우연이든 운명이든 상관없었다.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은 어쩌면 다 교수님 덕분일지도 몰랐다.

그런 생각에 교수님께 연락이라도 해볼까, 싶으며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뒀던 핸드폰을 꺼냈다.

그때 동시에 전화가 왔고 누굴까 생각하며 액정을 확인했다.

그런데 핸드폰 액정에는 처음 본 전화번호가 떠 있었다.





" 누구지? 스팸인가? "





받지 말까, 생각을 하다가 뭔가 받아야 할 것 같은 예감에 결국에는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

' 여보세요, 혹시 김여주씨 맞으신가요? '





처음 듣는 여성의 목소리에 눈을 깜박이며 대답했다.





" 네. 그런데 누구신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

' 아… 저는… '





잠시 뜸을 들이던 여성은 이내 자신이 누군지 정체를 알려줬고 나는 예상하지 못한 전화에 당황하였다.

내게 전화를 건 분은 다름 아닌 정국이의 어머님이셨기 때문이었다.














































[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21 | 인스티즈

위험한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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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21 | 인스티즈

험한 탄소년단

W. 백소



- 21 -










































아침에 태형이를 우리 집으로 데려온 지 2시간이 흘렀다.

태형이와 함께 차를 타고 숙소로 향하는데 아침부터 왜 우리 집까지 찾아오게 된건 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 그냥… 저 나름의 도전이었어요. "

" 도전? "

" 네. 홀로서기. "

" 오…? "

" 항상 남한테만 의존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겠다, 생각해서 혼자서 다녀보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혼자서 나오니까 마땅히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때 생각난 게 누나였어요. "

" 하지만 우리 집이 어딘지 몰랐기에 교수님께 물어봤던 거구나. "

" 네. "

" 아니 그럼 나한테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지, 굳이 왜 교수님께 물어본 거야? "

" 누나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요. "





도로 위를 달리다가 신호가 걸려서 잠시 차를 멈췄고 고개를 돌려 태형이를 봤다.

눈이 마주친 태형이는 생긋이 웃어 보였다. 그런 태형이의 행동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 성공이네. 아침부터 엄청 놀랐었는데. "

" …아빠를 만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었어요. "

" 예상이나 했으면 지구 종말도 막게? "

" 무슨… "





나의 물음에 고개를 돌리며 앞을 보는 태형이다.





" 그래도 이렇게 혼자서 나오는 건 진짜 잘했다고 봐. "

" … "

"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이렇게 혼자서 바깥에 나와 본 기분은 어때? "

" 여전히 좀 무서웠지만 그래도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처음으로 혼자서 버스도 타보고, 길거리도 걸어보고. 신기하기도 해요. "





여전히 태형이를 보며 그의 대답을 듣고 있는데 신호가 바뀌었다며 얘기해주는 태형이의 말에 고개를 돌려 다시 숙소로 향해 차를 출발시켰다.
















***
















숙소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나와 함께 들어오는 태형이를 반겨주는 사람은 석진이었다.

아니 반겨준다기보다는 걱정했다고 보는 게 정확할지도 모른다.





" 김태형 아침부터 말도 없이 어딜 갔던 거야? "





석진의 물음에 우물쭈물하고 있는 태형이의 옆에 서서 대신 대답해주려고 했다.





" 아, 그게… "

" 아빠를 만났어요. "





태형이의 대답에 석진은 당황한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누구를 만났다고…? "

" 아빠요. "

" 어디서? "

" … "





어디서 만났냐는 석진의 물음에 이번에는 태형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고 그런 그를 보다가 내가 나섰다.





" 아침에 날 만나러 우리 동네에 왔었는데 그때 의도치 않게 길에서 만났던 것 같아. 곧바로 나한테 전화해서 내가 데리러 갔었고. "





나의 대답에 석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태형이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자신이 혹시나 잘못 말했다가 태형이가 다시 예전처럼 변할까 걱정되어서인듯싶었다.

하지만 오히려 태형은 미소를 보이며 괜찮다고 대답했다.





" 누나가 있어줘서 괜찮았어요. 아빠도 저한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





태형의 말에 옆에 서 있던 날 보는 석진이다.

석진과 눈이 마주치자 아침에 있었던 일이 다시 한 번 떠올랐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태형이를 바라봤다.





" 제가 다 얘기해드릴게요. 누나 괜히 곤란하게 그렇게 보지 마요 형. "





먼저 소파로 걸어간 태형이의 뒤를 이어 석진이 따라갔고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 옆에 앉았다.

그때 같은 방에서 나오는 정국과 지민이었고 그다음엔 외출을 하고 돌아온 남준, 그리고 화장실에 가려고 잠깐 나오던 호석까지 거실에 모였다.

윤기는 여전히 작업에 열중한 듯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그렇게 윤기를 제외하고 거실에 모인 다섯 명은 일제히 태형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태형이가 오늘 겪었던 일들을 다 들은 석진은 자신의 방으로 따로 날 불러냈다.





" 태형이 어땠어? 많이 울었지? "

" 응. "

" 그 사람은? 네가 보기엔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 같아 보였어? "

" …… 자세히는 잘 모르겠는데, 태형이한테 진짜 계속 미안하다고만 하셨어. "

" … "

" 태형이가 아직 완전히 용서한 것 같지는 않아 보였어. 하지만 이제 시작이니 시간이 흐르다 보면 차차 알게 될 것 같아. "





나의 대답에 한숨을 내쉬는 석진. 그 한숨은 걱정이 서려있었지만 그만큼 안도의 의미도 담겨있는듯싶었다.

그런 석진을 보다 전에 만나 뵈었던 그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오지랖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두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석진을 향해 물었다.





" 저기, 석진아. "

" 왜? "

" 전에 내가 한번 물어봤었잖아. 어머니 보고 싶지 않냐고… "

" … "

" 솔직히 보고 싶잖아. 어머니가 어디 아프지는 않으시고 잘 지내고 계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

" … "

" 너는 안 그래…? "





나의 물음에 시선을 떨어트리는 석진이었고, 그런 그를 보며 나도 시선을 떨어트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 사실 나… 너희 어머니께 찾아갔었어. "

" 뭐…? "

" 내가 교수님께 물어봤더니 알려주셨어. 두 분 친하시잖아. "

" 언제 갔어? "

" 일주일 전에… "

" … "

" 이미 석방되시고 혼자서 살아가고 계시더라. "





석진의 눈을 마주하지 않은 채로 대답하자 작은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괜히 얘기한 걸까, 싶으며 바닥만 보고 있는데 잠시 후 석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엄마는… "

" … "

" 어때…? "





석진의 물음에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마주했다.





" 아픈 데는… 없대…? "

" …응. "

" … "

" 어머님이 내게 그러셨어. 네가 어머님을 원망하고 있을 거라고. 자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고. "

" … "

" 하지만 항상 같은 생각만 하셨더라. 네가… 보고 싶으시대. "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는 말에서 다시 천천히 시선을 떨어트리다 이내 눈을 감아버리는 석진이었다.





" 어머님은 아직도 기다리고 계셔. 너만 괜찮다면 내가 어머님이 계시는 곳까지 데려다줄게. "





나의 말에 그대로 고개를 숙이는 석진. 그런 석진의 행동에 걱정이 되었다.

석진은 어머님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서 소년교도소에 들어갔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후 이유도 모른 채 석방이 되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석진의 어머님이 자수를 하시고 감옥에 들어가셨던 것이다.

자신의 희생을 헛되게 만든 어머님을 혹시나 원망하고 있진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여주야… "

" …응. "

" 걱정된다… "

" … "

" 엄마를 만나게 되면… "

" … "

" 나 진짜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대로 울 것 같아. "

" 울어도 괜찮아. "

" … "

" 그게 아직도 네가 어머님을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





나의 대답에 천천히 고개를 드는 석진.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석진을 향해 나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 준비됐어? "

" … "

" 준비됐으면 가자. 데려다줄게. "





손을 뻗어 석진의 손목을 살며시 잡았고 그런 내 손길에 아무런 저항 없이 따라오는 석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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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과 함께 차에 올라타 곧장 그의 어머님이 계시는 곳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어머님께 먼저 전화를 걸어서 집에 계시는지 물어봤다.

어머님은 집에 계신다고 하셨고 잠깐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런데 들려도 괜찮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어머님은 흔쾌히 허락하셨고 그대로 통화를 끝내며 조수석에 앉아있던 석진을 슬쩍 봤다.

슬쩍 본 석진의 얼굴은 굳어있었고 몸도 빳빳하게 굳어있는 것 같았다.





" 긴장돼? "

" … "

" 긴장할 거 없어. 막상 어머님 보면 울컥할 테니까. "





나의 말에 고개를 돌려 날 보는 석진이었고, 나는 정면을 본 채 살며시 웃었다.

10분 정도 흐르고 석진과 함께 탄 차는 어느새 그의 어머님 집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집 앞에 도착했는데도 벨트를 풀지 않은 채 앉아있는 석진을 보며 조심히 물었다.





" 내가 먼저 내릴까? "

" … "

" 마음의 준비가 되면 내리고, 그렇지 않다면 내리지 않아도 돼. "





고개를 숙인 상태로 아무 대답이 없는 석진을 보다 먼저 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리자 석진의 어머님이 반겨주셨다.





" 안녕하세요 어머님. "

" 왔어요? "

" 네. 잠깐 이 주변에 일이 있어서 왔다가 어머님이 생각나서 한번 들러봤어요. "

" 그래요? 잘 왔어요. "





미소를 지으며 날 향해 말씀하시던 어머님이 내가 타고 온 차를 슬쩍 보셨다.

혹시나 석진이 왔을까, 싶으신 눈치였지만 차 유리가 짙게 선팅이 된 탓에 안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





" 석진이는…? "

" 아… 그게… "

" 안 왔나 보네요… "





티를 내지 않으시려 하지만 실망한 모습이 역력한 어머님의 모습에 괜히 차 안에 있을 석진이 신경 쓰였다.





" 아직은 보지 못하겠죠. 그 애가 절 많이 원망하고 있을 테니까… "

" 아니에요 어머님. 원망하고 있지 않아요. "

" 이미 알고 있어요. 그 애는 절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걸. "

"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석진이를 믿으셔야죠. "

" 저는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그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살아가는 거… 그것만을 바랄 뿐이에요. "





그 말을 하며 고개를 숙이는 어머님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려왔다.

말없이 어머님을 보고 있다가 차 안에 있을 석진을 보려고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언제부터 나와있었던 건지 차 문을  연 채로 서 있는 석진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놀란 눈으로 석진을 보고 있었고 그런 내 앞에서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어머님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여는 석진이었다.





" 엄마. "





석진의 목소리에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 석진을 마주하는 어머님이셨다.





" 석진아… "

" … "

" 석진이 맞니? 정말 석진이야? "

" …이 얼굴을 가진 석진이 이 세상에 또 있겠어? "





피식 웃으며 말하는 석진을 보고만 계시던 어머님은 서둘러 그에게 걸어가 품에 안겼다.

자신에게 안긴 어머님을 내려다보던 석진은 천천히 손을 들더니 제 품에 더 끌어안았다.

품에 안긴 어머님은 그동안의 그리움을 토해내듯 눈물을 보이셨다.

말 대신 어머님을 더 꼭 끌어안는 석진은 이내 참았던 눈물을 조금씩 흘려냈다.





" 나… 엄마 원망한 적 단 한 번도 없었어… 오히려 더 보고 싶었어… "





두 사람의 재회에 나도 점점 눈물이 차올랐고 손을 들어 당장이라도 흐를 것만 같은 눈물을 훔쳐냈다.


























석진은 그동안 티를 내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보고 싶고 그리워하던 엄마를 만나게 되었다.

석진은 사실 엄마를 만나면 자신을 못 알아보지는 않을까, 미워하거나 싫어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과 고민을 가득 품고 살아왔었다.

하지만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된 지금, 두 사람 사이를 막고 있던 벽을 허물어버리고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남준과 태형에 이어 석진도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기 위해 한걸음 내딛게 된 것이다.




















***




















이른 아침, 오랜만에 부모님을 뵈러 본가로 가고 있었다.

그러다 어제 숙소로 돌아가던 중 내게 물어보던 석진의 말이 떠올랐다.





' 애들한테 얘기할 거야…? '

' 응? 어떤 얘기? '

' …울었던 거. '

' 안 할 건데…? '

' 하지 마… 창피하니까. '





그 말을 하며 고개를 돌려 창문 밖을 보는 석진이었다.

그런 석진이 귀엽게 느껴졌던 나는 숙소로 돌아가는 길 내내 웃음만 나왔었다.



눈은 빨개져서 안 울었다고 잡아뗄 생각인가.



그렇게 석진은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한참 동안 코를 훌쩍였었다.

어제 일만 생각하고 있었더니 어느새 본가에 도착했고 주차장에 차를 대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집에 온 나를 제일 먼저 반겨주신 사람은 다름 아닌 엄마셨다.





" 뭐야, 연락도 없이~ "

" 딸내미의 서프라이즈? "

" 완벽한 서프라이즈였다. "





엄마의 말에 히, 거리며 웃었고 주변을 둘러보며 아빠의 행방을 물었다.





" 아빠는요? 오늘 늦게 출근한다고 들었는데? "

" 아빠는 지금 방에서 손님맞이 중이셔. "

" 이 시간에 손님이요? "





지금 시간은 아침 10시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이른 시간에 손님이 집에 찾아오다니, 누구일까 궁금해져서 엄마에게 물어봤다.





" 손님이 누구신데요? "

" 어마어마한 분이셔. "

" 누구시길래…? "

" RY 그룹의 회장님이신데 이번에 아빠 회사를 도와주신다고 하셨어. "

" RY 그룹이라고요?? "





엄마의 말에 깜짝 놀랐다. RY라면 현재 최정상에 올라있는 그룹이었다.



그런 그룹의 회장님이 우리 회사를 도와주신다니. 과연 어떤 분이실까…



굳게 닫혀있는 아빠의 방문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내 손을 잡으며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오는 엄마였다.





" 요즘 어떻게 지냈어? "

" 음… 교수님 대신해서 환자분들 치료해주면서 지내고 있어요. "

" 대신 환자를 봐주고 있다고? 혹시… 한 집에서 살고 있다는 그 애들? "

" 네, 맞아요. "





나의 대답에 엄마는 금세 걱정 가득한 얼굴로 변하였다.





" 그 애들… 어때? 예전과 똑같아? "

" 아니요. 엄청 밝아졌는데? 음… 19살 때의 저라고 보면 될 거예요. "

" 그럼 많이 나아졌겠다. "





5년 전의 나를 회상하는듯한 엄마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셨다.

그러다 거실로 옮겨 소파에 앉으라는 엄마의 말에 함께 걸어가 앉았다.





" 그 애들에 대해서 좀 얘기해줘. 엄마 너무 궁금하다. "

" 얘기요? "

" 엄마는 자세한 건 모르고 그냥 그런 애들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거든. 위험하거나 그런 애들은 없었지? "





엄마의 물음에 지난 일들이 떠올랐다.

윤기에게 맞을 뻔한 날, 계단에서 떨어져 크게 다칠뻔했던 날, 그리고…

이런 말들을 엄마한테 해드려봤자 좋을 것도 없고 걱정만 잔뜩 안겨드릴 뿐일 테니 그 부분들은 기억에서 지워냈다.

대신 그들이 어떤 계기로 변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만 얘기해주기로 했다.





" 석진이는 이렇다 할 병은 없었지만 가정사로 인해서 교수님께서 데려오셨대요.

엄마와 7년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최근에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잘 지낼 것 같아요. "

" 7년씩이나? 많이 보고 싶었겠네… 그리고? "

" 윤기는 여성 혐오증을 가지고 있었어요. 어렸을 때 유독 여자들에게 받았던 상처가 깊어서 그런 병이 생겼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전보다 잘 웃고, 말도 잘하고. 제가 느끼기에는 조금 나아진 것 같아요. "

" 엄마가 보기에는 금방 좋아질 수도 있겠다. "

" 맞아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데 조만간 괜찮아질 것 같아요. "

" 그리고 또 어떤 애들이 있었어? "

" 호석이는 윤기와 비슷한 시절을 보내왔지만 생긴 병은 달라요. 여성 공포증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윤기 전까지 친해지기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진짜 많이 호전됐어요.

경계심도 풀어지고 말도 잘 걸어주고. 애들 중에서 제일 밝더라고요. "

" 우리 딸이 노력했다는 게 느껴지네. "





잡고 있는 내 손을 부드럽게 만져주시며 말씀하시는 엄마를 보다가 살며시 웃었다.

그러다 또 있다면 다 알려주시라며 재촉하셨다.





" 남준이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고난이란 고난은 다 겪었던 것 같아요. 진짜 힘들고 열심히 살아온 모습이 보이거든요.

PPD를 가져서 사람을 잘 믿지 못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누구보다도 애들을 아껴주고 믿어주는 성격으로 바뀌었어요.

동생들의 고민도 제일 잘 들어줘요.


지민이는 BPD를 가지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친부모님이 아닌 분에게 폭력을 받아왔던 것 같아요.

덕분에 우울증도 심해지고 누군가 자신을 봐주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충동적인 행동도 하고.

나중에는 애정결핍증이 생겼는데 그것 때문에 더 불안해하고 그랬어요.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더 멀어질까 봐. "

" 지금도 그 애는 여전해? "

" 아니요. 지금은 당연히 나아졌죠. 며칠 전에 컬러테라피를 시도해봤는데 예전에 비해 지금은 많이 차분해진 것 같았어요. "

" 그 애도 다행이네… "

" 솔직히 태형이는 윤기 다음으로 심각하다고 봤어요. APD 때문에 사람들을 피하고 그 병 때문에 대인기피증이 생기게 되고.

과거에 당했던 따돌림과 폭력에 의해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로 인해 자살시도도 많이 했었어요. "

" 세상에… "

" 처음에 제가 그 집에 갔을 때 태형이가 그러더라고요. 사람들이 자기만 보면 돌을 던질 것 같고 자기더러 죽으라는 환청까지 들린다고.

자기가 태어난 것 자체가 죄라며 없어져야 한다고 그랬어요. "

" … "

" 솔직히 그 모습을 보니 예전에 제가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애들보다 지민이와 태형이가 더 신경 쓰이더라고요.

그래도 얼마 전에 우연히 아버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 다 풀고 난 이후로 다행히 지금은 더 밝아졌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국이가 있는데, 그 애도 남준이처럼 PPD가 조금 있더라고요.

근데 아직 초기라서 그런지 심하지가 않아서 금방 나아졌던 것 같아요. 사실 어느 날 갑자기 태도가 달라지더라고요.

정확한 원인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제가 어느 뒷골목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사람을 구해준 적 있었잖아요?

정국이가 그 사람이었더라고요. "

" 정말? 이런 우연도 다 있네… "

" 저도 진짜 그 얘기 듣고 놀랐어요. 이런 우연도 있나 싶어서. "





다시 생각해봐도 정국이와의 재회는 신기해서 웃음만 나왔다.





" 지금은 그렇게 모두 조금씩 상태가 나아지고 있어요. 요즘에는 그 집으로 가는 길이 매번 즐겁고 가볍게 느껴지더라고요. "

" … "





허공을 주시하며 애들을 떠올리고 있는데 아무 대답 없이 날 보는 엄마의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





" 우리 딸 많이 강해졌구나. "

" … "

" 남자 애들만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젠 겁도 안 내고 잘 가는 것 같아서. "





엄마의 말에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다.





" 그런데 갑자기 생각났네. "

" 뭐가요? "

" RY 그룹 회장님의 아드님 말이야. 그 집 아드님도 심신이 불안정하다고 들었거든.

네가 얘기해준 애들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떠오르더라고. "

" 그래요? "

" 응. 아마 그 애들 또래쯤 됐을 거야. 정확히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지만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는 들었어. "





목소리를 낮춰 얘기하는 엄마의 말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숙소에 있는 그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그들처럼 비슷한 사람이 내 주변에 또 있다는 말을 들으니 생각난 것 같았다.

그때 굳게 닫혀있던 방문이 열리며 RY 그룹 회장님과 함께 나오는 아빠가 보였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회장님께 허리 숙여 인사를 건넸다.





" 안녕하세요. "

" 아, 안녕하세요. 혹시 따님…? "





인사하는 날 보며 맞인사를 해오시던 그분은 옆에 서 계셨던 아빠를 보며 물으셨다.

그러자 네, 저희 집의 딸입니다.라며 대답하시는 아빠셨고 다시 나를 보며 악수를 건네는 회장님이셨다.





" 부모님을 쏙 빼닮으신 모습이 정말 미인이시네요. "

" 칭찬 너무 감사합니다. "

"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

" 이제 24살입니다. "

" 24살이요? 우리 아들도 그만한 나이인데… "





아들을 생각한 듯 시선을 떨어트리며 혼잣말을 하던 회장님은 다시 눈을 마주 해오셨다.





" 학생인가요? 아니면 직장인? "

" 둘 다요.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그 학교 교수님 밑에서 일하고 있는 제자에요. "

" 아, 그래요? 무슨 일을 하는 건가요? "

" 심리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

" 심리학…? "





나의 대답에 살짝 얼떨떨한 모습을 보이는 회장님이셨다.

그런 그의 모습에 옆에 계시던 아빠가 대신 물으셨다.





" 왜 그러시죠? "

" …아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





금세 표정을 풀고 미소를 지으시던 회장님은 이만 회사로 돌아가 봐야겠다며 아빠와 함께 집을 나섰다.

점심 먹고 가라는 엄마의 말에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오랜만에 내 방으로 들어갔다.


예전과 달라진 게 없는 내 방 모습에 새삼 신기해하며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다 창문 앞으로 걸어가 손잡이를 잡고 활짝 열었다.

창문을 여는 순간 바람이 훅 들어왔고 동시에 잊고 있었던 교수님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 지금 내가 맡은 애들 중에는 어떤 애들이 있냐 하면, 우선 살인자라는 누명을 썼던 애.

한 명은 여자를 엄청 싫어하고, 한 명은 반대로 여자를 엄청 무서워하고 있어. '





정확히 언제 들었던 건지 기억이 나지도 않는 교수님의 목소리에 요연해졌다.





' 나아질 기미는 보여요…? '

' 아직은.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질 생각이야. '

' 왜요…? '

' 왜기는. 힘든 사람이 없길 바라서지. '





도대체 내가 언제 그런 소리를 들었던 거지?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이내 내가 아팠을 때 들었던 기억이 불현듯이 났다.





" 설마… 그때 내가 들었던 사람들이… "





그때는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그들과 만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나도 교수님의 환자였고, 그들도 환자였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내가 교수님의 제자가 되어 그들을 담당하게 되었다.

정국이와 과거에 만났던 일도 그렇고, 지금 이렇게 그들과 내가 만난 것이 엄청난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며 창가에 팔을 올리고 손으로 턱을 괴며 중얼거렸다.





" 아니면 운명인가… "





우연이든 운명이든 상관없었다.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은 어쩌면 다 교수님 덕분일지도 몰랐다.

그런 생각에 교수님께 연락이라도 해볼까, 싶으며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뒀던 핸드폰을 꺼냈다.

그때 동시에 전화가 왔고 누굴까 생각하며 액정을 확인했다.

그런데 핸드폰 액정에는 처음 본 전화번호가 떠 있었다.





" 누구지? 스팸인가? "





받지 말까, 생각을 하다가 뭔가 받아야 할 것 같은 예감에 결국에는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

' 여보세요, 혹시 김여주씨 맞으신가요? '





처음 듣는 여성의 목소리에 눈을 깜박이며 대답했다.





" 네. 그런데 누구신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

' 아… 저는… '





잠시 뜸을 들이던 여성은 이내 자신이 누군지 정체를 알려줬고 나는 예상하지 못한 전화에 당황하였다.

내게 전화를 건 분은 다름 아닌 정국이의 어머님이셨기 때문이었다.














































[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21 | 인스티즈

위험한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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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21 | 인스티즈

험한 탄소년단

W. 백소



- 21 -










































아침에 태형이를 우리 집으로 데려온 지 2시간이 흘렀다.

태형이와 함께 차를 타고 숙소로 향하는데 아침부터 왜 우리 집까지 찾아오게 된건 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 그냥… 저 나름의 도전이었어요. "

" 도전? "

" 네. 홀로서기. "

" 오…? "

" 항상 남한테만 의존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겠다, 생각해서 혼자서 다녀보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혼자서 나오니까 마땅히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때 생각난 게 누나였어요. "

" 하지만 우리 집이 어딘지 몰랐기에 교수님께 물어봤던 거구나. "

" 네. "

" 아니 그럼 나한테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지, 굳이 왜 교수님께 물어본 거야? "

" 누나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요. "





도로 위를 달리다가 신호가 걸려서 잠시 차를 멈췄고 고개를 돌려 태형이를 봤다.

눈이 마주친 태형이는 생긋이 웃어 보였다. 그런 태형이의 행동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 성공이네. 아침부터 엄청 놀랐었는데. "

" …아빠를 만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었어요. "

" 예상이나 했으면 지구 종말도 막게? "

" 무슨… "





나의 물음에 고개를 돌리며 앞을 보는 태형이다.





" 그래도 이렇게 혼자서 나오는 건 진짜 잘했다고 봐. "

" … "

"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이렇게 혼자서 바깥에 나와 본 기분은 어때? "

" 여전히 좀 무서웠지만 그래도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처음으로 혼자서 버스도 타보고, 길거리도 걸어보고. 신기하기도 해요. "





여전히 태형이를 보며 그의 대답을 듣고 있는데 신호가 바뀌었다며 얘기해주는 태형이의 말에 고개를 돌려 다시 숙소로 향해 차를 출발시켰다.
















***
















숙소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나와 함께 들어오는 태형이를 반겨주는 사람은 석진이었다.

아니 반겨준다기보다는 걱정했다고 보는 게 정확할지도 모른다.





" 김태형 아침부터 말도 없이 어딜 갔던 거야? "





석진의 물음에 우물쭈물하고 있는 태형이의 옆에 서서 대신 대답해주려고 했다.





" 아, 그게… "

" 아빠를 만났어요. "





태형이의 대답에 석진은 당황한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누구를 만났다고…? "

" 아빠요. "

" 어디서? "

" … "





어디서 만났냐는 석진의 물음에 이번에는 태형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고 그런 그를 보다가 내가 나섰다.





" 아침에 날 만나러 우리 동네에 왔었는데 그때 의도치 않게 길에서 만났던 것 같아. 곧바로 나한테 전화해서 내가 데리러 갔었고. "





나의 대답에 석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태형이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자신이 혹시나 잘못 말했다가 태형이가 다시 예전처럼 변할까 걱정되어서인듯싶었다.

하지만 오히려 태형은 미소를 보이며 괜찮다고 대답했다.





" 누나가 있어줘서 괜찮았어요. 아빠도 저한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





태형의 말에 옆에 서 있던 날 보는 석진이다.

석진과 눈이 마주치자 아침에 있었던 일이 다시 한 번 떠올랐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태형이를 바라봤다.





" 제가 다 얘기해드릴게요. 누나 괜히 곤란하게 그렇게 보지 마요 형. "





먼저 소파로 걸어간 태형이의 뒤를 이어 석진이 따라갔고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 옆에 앉았다.

그때 같은 방에서 나오는 정국과 지민이었고 그다음엔 외출을 하고 돌아온 남준, 그리고 화장실에 가려고 잠깐 나오던 호석까지 거실에 모였다.

윤기는 여전히 작업에 열중한 듯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그렇게 윤기를 제외하고 거실에 모인 다섯 명은 일제히 태형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태형이가 오늘 겪었던 일들을 다 들은 석진은 자신의 방으로 따로 날 불러냈다.





" 태형이 어땠어? 많이 울었지? "

" 응. "

" 그 사람은? 네가 보기엔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 같아 보였어? "

" …… 자세히는 잘 모르겠는데, 태형이한테 진짜 계속 미안하다고만 하셨어. "

" … "

" 태형이가 아직 완전히 용서한 것 같지는 않아 보였어. 하지만 이제 시작이니 시간이 흐르다 보면 차차 알게 될 것 같아. "





나의 대답에 한숨을 내쉬는 석진. 그 한숨은 걱정이 서려있었지만 그만큼 안도의 의미도 담겨있는듯싶었다.

그런 석진을 보다 전에 만나 뵈었던 그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오지랖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두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석진을 향해 물었다.





" 저기, 석진아. "

" 왜? "

" 전에 내가 한번 물어봤었잖아. 어머니 보고 싶지 않냐고… "

" … "

" 솔직히 보고 싶잖아. 어머니가 어디 아프지는 않으시고 잘 지내고 계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

" … "

" 너는 안 그래…? "





나의 물음에 시선을 떨어트리는 석진이었고, 그런 그를 보며 나도 시선을 떨어트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 사실 나… 너희 어머니께 찾아갔었어. "

" 뭐…? "

" 내가 교수님께 물어봤더니 알려주셨어. 두 분 친하시잖아. "

" 언제 갔어? "

" 일주일 전에… "

" … "

" 이미 석방되시고 혼자서 살아가고 계시더라. "





석진의 눈을 마주하지 않은 채로 대답하자 작은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괜히 얘기한 걸까, 싶으며 바닥만 보고 있는데 잠시 후 석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엄마는… "

" … "

" 어때…? "





석진의 물음에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마주했다.





" 아픈 데는… 없대…? "

" …응. "

" … "

" 어머님이 내게 그러셨어. 네가 어머님을 원망하고 있을 거라고. 자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고. "

" … "

" 하지만 항상 같은 생각만 하셨더라. 네가… 보고 싶으시대. "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는 말에서 다시 천천히 시선을 떨어트리다 이내 눈을 감아버리는 석진이었다.





" 어머님은 아직도 기다리고 계셔. 너만 괜찮다면 내가 어머님이 계시는 곳까지 데려다줄게. "





나의 말에 그대로 고개를 숙이는 석진. 그런 석진의 행동에 걱정이 되었다.

석진은 어머님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서 소년교도소에 들어갔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후 이유도 모른 채 석방이 되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석진의 어머님이 자수를 하시고 감옥에 들어가셨던 것이다.

자신의 희생을 헛되게 만든 어머님을 혹시나 원망하고 있진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여주야… "

" …응. "

" 걱정된다… "

" … "

" 엄마를 만나게 되면… "

" … "

" 나 진짜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대로 울 것 같아. "

" 울어도 괜찮아. "

" … "

" 그게 아직도 네가 어머님을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





나의 대답에 천천히 고개를 드는 석진.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석진을 향해 나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 준비됐어? "

" … "

" 준비됐으면 가자. 데려다줄게. "





손을 뻗어 석진의 손목을 살며시 잡았고 그런 내 손길에 아무런 저항 없이 따라오는 석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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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과 함께 차에 올라타 곧장 그의 어머님이 계시는 곳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어머님께 먼저 전화를 걸어서 집에 계시는지 물어봤다.

어머님은 집에 계신다고 하셨고 잠깐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런데 들려도 괜찮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어머님은 흔쾌히 허락하셨고 그대로 통화를 끝내며 조수석에 앉아있던 석진을 슬쩍 봤다.

슬쩍 본 석진의 얼굴은 굳어있었고 몸도 빳빳하게 굳어있는 것 같았다.





" 긴장돼? "

" … "

" 긴장할 거 없어. 막상 어머님 보면 울컥할 테니까. "





나의 말에 고개를 돌려 날 보는 석진이었고, 나는 정면을 본 채 살며시 웃었다.

10분 정도 흐르고 석진과 함께 탄 차는 어느새 그의 어머님 집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집 앞에 도착했는데도 벨트를 풀지 않은 채 앉아있는 석진을 보며 조심히 물었다.





" 내가 먼저 내릴까? "

" … "

" 마음의 준비가 되면 내리고, 그렇지 않다면 내리지 않아도 돼. "





고개를 숙인 상태로 아무 대답이 없는 석진을 보다 먼저 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리자 석진의 어머님이 반겨주셨다.





" 안녕하세요 어머님. "

" 왔어요? "

" 네. 잠깐 이 주변에 일이 있어서 왔다가 어머님이 생각나서 한번 들러봤어요. "

" 그래요? 잘 왔어요. "





미소를 지으며 날 향해 말씀하시던 어머님이 내가 타고 온 차를 슬쩍 보셨다.

혹시나 석진이 왔을까, 싶으신 눈치였지만 차 유리가 짙게 선팅이 된 탓에 안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





" 석진이는…? "

" 아… 그게… "

" 안 왔나 보네요… "





티를 내지 않으시려 하지만 실망한 모습이 역력한 어머님의 모습에 괜히 차 안에 있을 석진이 신경 쓰였다.





" 아직은 보지 못하겠죠. 그 애가 절 많이 원망하고 있을 테니까… "

" 아니에요 어머님. 원망하고 있지 않아요. "

" 이미 알고 있어요. 그 애는 절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걸. "

"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석진이를 믿으셔야죠. "

" 저는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그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살아가는 거… 그것만을 바랄 뿐이에요. "





그 말을 하며 고개를 숙이는 어머님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려왔다.

말없이 어머님을 보고 있다가 차 안에 있을 석진을 보려고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언제부터 나와있었던 건지 차 문을  연 채로 서 있는 석진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놀란 눈으로 석진을 보고 있었고 그런 내 앞에서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어머님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여는 석진이었다.





" 엄마. "





석진의 목소리에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 석진을 마주하는 어머님이셨다.





" 석진아… "

" … "

" 석진이 맞니? 정말 석진이야? "

" …이 얼굴을 가진 석진이 이 세상에 또 있겠어? "





피식 웃으며 말하는 석진을 보고만 계시던 어머님은 서둘러 그에게 걸어가 품에 안겼다.

자신에게 안긴 어머님을 내려다보던 석진은 천천히 손을 들더니 제 품에 더 끌어안았다.

품에 안긴 어머님은 그동안의 그리움을 토해내듯 눈물을 보이셨다.

말 대신 어머님을 더 꼭 끌어안는 석진은 이내 참았던 눈물을 조금씩 흘려냈다.





" 나… 엄마 원망한 적 단 한 번도 없었어… 오히려 더 보고 싶었어… "





두 사람의 재회에 나도 점점 눈물이 차올랐고 손을 들어 당장이라도 흐를 것만 같은 눈물을 훔쳐냈다.


























석진은 그동안 티를 내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보고 싶고 그리워하던 엄마를 만나게 되었다.

석진은 사실 엄마를 만나면 자신을 못 알아보지는 않을까, 미워하거나 싫어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과 고민을 가득 품고 살아왔었다.

하지만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된 지금, 두 사람 사이를 막고 있던 벽을 허물어버리고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남준과 태형에 이어 석진도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기 위해 한걸음 내딛게 된 것이다.




















***




















이른 아침, 오랜만에 부모님을 뵈러 본가로 가고 있었다.

그러다 어제 숙소로 돌아가던 중 내게 물어보던 석진의 말이 떠올랐다.





' 애들한테 얘기할 거야…? '

' 응? 어떤 얘기? '

' …울었던 거. '

' 안 할 건데…? '

' 하지 마… 창피하니까. '





그 말을 하며 고개를 돌려 창문 밖을 보는 석진이었다.

그런 석진이 귀엽게 느껴졌던 나는 숙소로 돌아가는 길 내내 웃음만 나왔었다.



눈은 빨개져서 안 울었다고 잡아뗄 생각인가.



그렇게 석진은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한참 동안 코를 훌쩍였었다.

어제 일만 생각하고 있었더니 어느새 본가에 도착했고 주차장에 차를 대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집에 온 나를 제일 먼저 반겨주신 사람은 다름 아닌 엄마셨다.





" 뭐야, 연락도 없이~ "

" 딸내미의 서프라이즈? "

" 완벽한 서프라이즈였다. "





엄마의 말에 히, 거리며 웃었고 주변을 둘러보며 아빠의 행방을 물었다.





" 아빠는요? 오늘 늦게 출근한다고 들었는데? "

" 아빠는 지금 방에서 손님맞이 중이셔. "

" 이 시간에 손님이요? "





지금 시간은 아침 10시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이른 시간에 손님이 집에 찾아오다니, 누구일까 궁금해져서 엄마에게 물어봤다.





" 손님이 누구신데요? "

" 어마어마한 분이셔. "

" 누구시길래…? "

" RY 그룹의 회장님이신데 이번에 아빠 회사를 도와주신다고 하셨어. "

" RY 그룹이라고요?? "





엄마의 말에 깜짝 놀랐다. RY라면 현재 최정상에 올라있는 그룹이었다.



그런 그룹의 회장님이 우리 회사를 도와주신다니. 과연 어떤 분이실까…



굳게 닫혀있는 아빠의 방문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내 손을 잡으며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오는 엄마였다.





" 요즘 어떻게 지냈어? "

" 음… 교수님 대신해서 환자분들 치료해주면서 지내고 있어요. "

" 대신 환자를 봐주고 있다고? 혹시… 한 집에서 살고 있다는 그 애들? "

" 네, 맞아요. "





나의 대답에 엄마는 금세 걱정 가득한 얼굴로 변하였다.





" 그 애들… 어때? 예전과 똑같아? "

" 아니요. 엄청 밝아졌는데? 음… 19살 때의 저라고 보면 될 거예요. "

" 그럼 많이 나아졌겠다. "





5년 전의 나를 회상하는듯한 엄마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셨다.

그러다 거실로 옮겨 소파에 앉으라는 엄마의 말에 함께 걸어가 앉았다.





" 그 애들에 대해서 좀 얘기해줘. 엄마 너무 궁금하다. "

" 얘기요? "

" 엄마는 자세한 건 모르고 그냥 그런 애들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거든. 위험하거나 그런 애들은 없었지? "





엄마의 물음에 지난 일들이 떠올랐다.

윤기에게 맞을 뻔한 날, 계단에서 떨어져 크게 다칠뻔했던 날, 그리고…

이런 말들을 엄마한테 해드려봤자 좋을 것도 없고 걱정만 잔뜩 안겨드릴 뿐일 테니 그 부분들은 기억에서 지워냈다.

대신 그들이 어떤 계기로 변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만 얘기해주기로 했다.





" 석진이는 이렇다 할 병은 없었지만 가정사로 인해서 교수님께서 데려오셨대요.

엄마와 7년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최근에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잘 지낼 것 같아요. "

" 7년씩이나? 많이 보고 싶었겠네… 그리고? "

" 윤기는 여성 혐오증을 가지고 있었어요. 어렸을 때 유독 여자들에게 받았던 상처가 깊어서 그런 병이 생겼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전보다 잘 웃고, 말도 잘하고. 제가 느끼기에는 조금 나아진 것 같아요. "

" 엄마가 보기에는 금방 좋아질 수도 있겠다. "

" 맞아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데 조만간 괜찮아질 것 같아요. "

" 그리고 또 어떤 애들이 있었어? "

" 호석이는 윤기와 비슷한 시절을 보내왔지만 생긴 병은 달라요. 여성 공포증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윤기 전까지 친해지기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진짜 많이 호전됐어요.

경계심도 풀어지고 말도 잘 걸어주고. 애들 중에서 제일 밝더라고요. "

" 우리 딸이 노력했다는 게 느껴지네. "





잡고 있는 내 손을 부드럽게 만져주시며 말씀하시는 엄마를 보다가 살며시 웃었다.

그러다 또 있다면 다 알려주시라며 재촉하셨다.





" 남준이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고난이란 고난은 다 겪었던 것 같아요. 진짜 힘들고 열심히 살아온 모습이 보이거든요.

PPD를 가져서 사람을 잘 믿지 못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누구보다도 애들을 아껴주고 믿어주는 성격으로 바뀌었어요.

동생들의 고민도 제일 잘 들어줘요.


지민이는 BPD를 가지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친부모님이 아닌 분에게 폭력을 받아왔던 것 같아요.

덕분에 우울증도 심해지고 누군가 자신을 봐주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충동적인 행동도 하고.

나중에는 애정결핍증이 생겼는데 그것 때문에 더 불안해하고 그랬어요.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더 멀어질까 봐. "

" 지금도 그 애는 여전해? "

" 아니요. 지금은 당연히 나아졌죠. 며칠 전에 컬러테라피를 시도해봤는데 예전에 비해 지금은 많이 차분해진 것 같았어요. "

" 그 애도 다행이네… "

" 솔직히 태형이는 윤기 다음으로 심각하다고 봤어요. APD 때문에 사람들을 피하고 그 병 때문에 대인기피증이 생기게 되고.

과거에 당했던 따돌림과 폭력에 의해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로 인해 자살시도도 많이 했었어요. "

" 세상에… "

" 처음에 제가 그 집에 갔을 때 태형이가 그러더라고요. 사람들이 자기만 보면 돌을 던질 것 같고 자기더러 죽으라는 환청까지 들린다고.

자기가 태어난 것 자체가 죄라며 없어져야 한다고 그랬어요. "

" … "

" 솔직히 그 모습을 보니 예전에 제가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애들보다 지민이와 태형이가 더 신경 쓰이더라고요.

그래도 얼마 전에 우연히 아버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 다 풀고 난 이후로 다행히 지금은 더 밝아졌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국이가 있는데, 그 애도 남준이처럼 PPD가 조금 있더라고요.

근데 아직 초기라서 그런지 심하지가 않아서 금방 나아졌던 것 같아요. 사실 어느 날 갑자기 태도가 달라지더라고요.

정확한 원인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제가 어느 뒷골목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사람을 구해준 적 있었잖아요?

정국이가 그 사람이었더라고요. "

" 정말? 이런 우연도 다 있네… "

" 저도 진짜 그 얘기 듣고 놀랐어요. 이런 우연도 있나 싶어서. "





다시 생각해봐도 정국이와의 재회는 신기해서 웃음만 나왔다.





" 지금은 그렇게 모두 조금씩 상태가 나아지고 있어요. 요즘에는 그 집으로 가는 길이 매번 즐겁고 가볍게 느껴지더라고요. "

" … "





허공을 주시하며 애들을 떠올리고 있는데 아무 대답 없이 날 보는 엄마의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





" 우리 딸 많이 강해졌구나. "

" … "

" 남자 애들만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젠 겁도 안 내고 잘 가는 것 같아서. "





엄마의 말에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다.





" 그런데 갑자기 생각났네. "

" 뭐가요? "

" RY 그룹 회장님의 아드님 말이야. 그 집 아드님도 심신이 불안정하다고 들었거든.

네가 얘기해준 애들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떠오르더라고. "

" 그래요? "

" 응. 아마 그 애들 또래쯤 됐을 거야. 정확히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지만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는 들었어. "





목소리를 낮춰 얘기하는 엄마의 말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숙소에 있는 그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그들처럼 비슷한 사람이 내 주변에 또 있다는 말을 들으니 생각난 것 같았다.

그때 굳게 닫혀있던 방문이 열리며 RY 그룹 회장님과 함께 나오는 아빠가 보였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회장님께 허리 숙여 인사를 건넸다.





" 안녕하세요. "

" 아, 안녕하세요. 혹시 따님…? "





인사하는 날 보며 맞인사를 해오시던 그분은 옆에 서 계셨던 아빠를 보며 물으셨다.

그러자 네, 저희 집의 딸입니다.라며 대답하시는 아빠셨고 다시 나를 보며 악수를 건네는 회장님이셨다.





" 부모님을 쏙 빼닮으신 모습이 정말 미인이시네요. "

" 칭찬 너무 감사합니다. "

"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

" 이제 24살입니다. "

" 24살이요? 우리 아들도 그만한 나이인데… "





아들을 생각한 듯 시선을 떨어트리며 혼잣말을 하던 회장님은 다시 눈을 마주 해오셨다.





" 학생인가요? 아니면 직장인? "

" 둘 다요.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그 학교 교수님 밑에서 일하고 있는 제자에요. "

" 아, 그래요? 무슨 일을 하는 건가요? "

" 심리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

" 심리학…? "





나의 대답에 살짝 얼떨떨한 모습을 보이는 회장님이셨다.

그런 그의 모습에 옆에 계시던 아빠가 대신 물으셨다.





" 왜 그러시죠? "

" …아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





금세 표정을 풀고 미소를 지으시던 회장님은 이만 회사로 돌아가 봐야겠다며 아빠와 함께 집을 나섰다.

점심 먹고 가라는 엄마의 말에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오랜만에 내 방으로 들어갔다.


예전과 달라진 게 없는 내 방 모습에 새삼 신기해하며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다 창문 앞으로 걸어가 손잡이를 잡고 활짝 열었다.

창문을 여는 순간 바람이 훅 들어왔고 동시에 잊고 있었던 교수님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 지금 내가 맡은 애들 중에는 어떤 애들이 있냐 하면, 우선 살인자라는 누명을 썼던 애.

한 명은 여자를 엄청 싫어하고, 한 명은 반대로 여자를 엄청 무서워하고 있어. '





정확히 언제 들었던 건지 기억이 나지도 않는 교수님의 목소리에 요연해졌다.





' 나아질 기미는 보여요…? '

' 아직은.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질 생각이야. '

' 왜요…? '

' 왜기는. 힘든 사람이 없길 바라서지. '





도대체 내가 언제 그런 소리를 들었던 거지?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이내 내가 아팠을 때 들었던 기억이 불현듯이 났다.





" 설마… 그때 내가 들었던 사람들이… "





그때는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그들과 만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나도 교수님의 환자였고, 그들도 환자였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내가 교수님의 제자가 되어 그들을 담당하게 되었다.

정국이와 과거에 만났던 일도 그렇고, 지금 이렇게 그들과 내가 만난 것이 엄청난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며 창가에 팔을 올리고 손으로 턱을 괴며 중얼거렸다.





" 아니면 운명인가… "





우연이든 운명이든 상관없었다.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은 어쩌면 다 교수님 덕분일지도 몰랐다.

그런 생각에 교수님께 연락이라도 해볼까, 싶으며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뒀던 핸드폰을 꺼냈다.

그때 동시에 전화가 왔고 누굴까 생각하며 액정을 확인했다.

그런데 핸드폰 액정에는 처음 본 전화번호가 떠 있었다.





" 누구지? 스팸인가? "





받지 말까, 생각을 하다가 뭔가 받아야 할 것 같은 예감에 결국에는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

' 여보세요, 혹시 김여주씨 맞으신가요? '





처음 듣는 여성의 목소리에 눈을 깜박이며 대답했다.





" 네. 그런데 누구신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

' 아… 저는… '





잠시 뜸을 들이던 여성은 이내 자신이 누군지 정체를 알려줬고 나는 예상하지 못한 전화에 당황하였다.

내게 전화를 건 분은 다름 아닌 정국이의 어머님이셨기 때문이었다.














































[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21 | 인스티즈

위험한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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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위험한 방탄소년단〃21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오... 왜 다시 보는데 핵노잼이지....8ㅅ8

요즘 날씨 너무 가을같지 않아요?ㅎㅎ

알고보니 3일 후면 처서더라고요....

입추 언제 지났었지...? 말복 언제 지나간거지...?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방탄@
자까님 ㅠㅠㅠ 전혀 핵노잼이아닌데 핵노잼이시라뇨.. ㅠㅠ 저는 완전 반복해서읽어도 재밌습니다아ㅠㅠㅠ!! 그리고 아직 나오지않은 RY그룹의 아들이 진짜진짜 궁금해요.. ㅋㅋㅋㅋㅋ 오늘도 힐링 글 잘읽었어요 ㅠㅠ너무 감사드립니당 ❤️💜

5년 전
독자2
민슈가천재짱짱맨뿡뿡 이에여
작가님 재업해주셔서 감사해요! 노잼이라뇨 ㅠㅠㅠㅠㅠ 다시 읽어도 재밌어요 퓨ㅠㅠ
다시 읽으니까 저번에 읽었던 그 느낌이 생각나서 좋아요! 다시 읽어도 막 찌릿찌릿하고 울컥하는 건 똑같네요 ㅠㅠㅠㅠㅠ 석진이 ㅠㅠㅠㅠㅠ 태형이 ㅠㅠㅠㅠㅠㅠ
브금도 항상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브금이랑 글이 같이 기억에 남게 되는 거 같아요!
다음 글도 기다릴게요!

5년 전
독자3
퍼플 세상에 여쥬는 이제 부모님들의 상담소가 됐네욬ㅋㅋㅋㅋ
5년 전
독자5
페코입니다
이 글 볼때 한창 RY그룹 아들이 지민이인가 정국이인가 엄청 궁예했던 기억이나서 희희하면서 내렸는데 저 소름돋았어요

제일 아래 움짤 두명..설마 복선인가요..?
아직 완결은 다 안봐서 흐규흐규 그전에 석진이 이야기 너무 슬펐어요ㅠㅠ 그 글꼴와 글씨색이 나오면 어느정도 마음의 응어리들은 다 품것같아 석진이랑 태형이는 이제 보면서 마음이 편-안합니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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