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때의 나는 작은 열등감 덩어리로, 그 무엇 하나 지고 싶지 않아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멍청이었다. 그런 내가 자신의 모습을 깨닫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이야기였지만, 나는 그것을 고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2. 고삼때의 일이었다. 3월 초. 갑자기 코 앞으로 닥쳐온 부담은 금새 내 위로 올라탔고, 나는
3. 억눌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할지 몰라 어안이 벙벙한 상황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더듬더듬 길을 찾았다. 부담을 어깨에 짊어지고, 바닥밖에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걷고 걸었다. 이 길이 맞는 것인지 디처 확인할 새도 없었다. 이미 내 친구들은 내 시야에서 사라졌을 만큼 저 만치 앞에 있었다.
4. 그래도 걷고 걷고 또 걸었다. 이 것이 과연 맞는 길인가? 하며 물은 의문은 메아리 처럼 왕왕거리며 머리속을 맴돌았다.
5. 긴 심연의 끝자락엔, 나의 밑바닥엔. 또 다른 내가 서있었다.
6. 그것이 무엇인가 하며 이리저리 살펴볼 수 없었다. 등이 굽어버린 곱추처럼. 내 허리는 단단히 굳어 있었다. 그리고 머리 위에서 후두둑 비가 떨어졌다. 아니, 눈물이던가. 아무렴 어떠랴. 내겐 이제 선택할 기로 조차 사라졌다. 내겐 오직, 눈 앞의 이 올곧은 길만이, 나를 기다렸다. 이것은 우연이 아닌 운명. 내 모든 일들의 결과이며, 나는 이것을 받아 드릴수 밖에 없었다.
7. 깊고 깊은 심연. 그 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생명의 끈을 놓지못하는 나는, 멍청한 것일까 이기적인 것일까.
8.사람은 후회한다. 그러므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다으멘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을 또 다시 반복한다. 인생이란 그런 것. 후회하고, 또 후회하고. 그리고 그 후회하는 것을 후회하며 살아가는 것.
9. 눈물이란것
10-1. 그녀가 내게 어떤 존재인지 나는 알지 못했다. 그저 내 곁에 스쳐 지나간 수 많은 사람중 한 사람이겠거니. 하고 넘겼던 나는. 어느날 갑작 스럽게 다가온 그 감정에 나는 놀라움을 감출수 없었다.
10-2. 살짝 쳐진 눈꼬리. 결좋은 갈색 머리칼을 가진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는 숨을 삼켰다. 이 따금 찾아오는 교실의 정적 속에서 나는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그녀에게 들릴까 숨을 삼켰다.
10-3. 어느날,운좋게 맞잡은 그녀의 손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에, 나는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뜨며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나와 눈을 맞췄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내 얼굴은 홍당무 처럼 붉게 물들어갔다.
10-4. 상냥하고, 상냥하고, 상냥한 그녀.
10-5. 발간 볼은 복숭아를 떠올리게 했다. 부끄러운 복숭아의 솜털처럼 그녀의 발그란 볼에선 향긋한 봄내음이, 혹은 달큰한 과육향이 날 것 같았다. 예쁜그녀. 발그랗게 물이든 그녀의 뺨은 내 얽ㄹ까지 발간 물을 들였다.
10-6. 새하얀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는, 정조대 처럼. 혹은 그녀의 순수함. 꺠끗함을 가르쳐 주듯 빛났다. 그리고 부끄럽게도 그녀의 새하얗고 유려한 손가락에 나는 부끄러운 생각을 했다.
10-7. 그녀의 다리는 또 어떤가. 얄쌍하게 말라빠진 대나무나 갈대 같지 안고, 새하얀 살결이 오동통 살이 올라 오히려 더 원새적이었다. 치맛자락 밑으로 보일듯 말듯한 무릎에 눈이 돌아 갈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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