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 망화 1 |
[현성] 망화 (望花, 忘花) w.선배
바랄 망 꽃 화, 혹은 잊을 망 꽃 화
망 화 c r e a t e d by 선배
그 날은 유독 추운 봄 날로 기억하고 있다. 꽤 따스해졌을 때 쯤이 아니였을까 싶었는데 이상하리 만치 내가 느낀 체감 온도는 너무나 차가웠다. 나만, 유독 그랬던 것일까 의문이 들 만큼 그 추운 날에 일은 일 역시도 차가운 일이었다. 그 날을 있었던 일은 지워질 수가 없었다. 유독 차가웠던 그 날은 더 없이 따뜻해도 모자랄 날인 작년, 아니 제 작년인가 시간을 놓고 살다보니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딱 하나 아는 것은 그 날은 내 생일이였다. 4월 28일, 처음 만난 날, 생일, 마지막 날. 너무나도 의미있게 다가올 4월 28일, 하지만 마지막 날이라는 말에 트라우마가 생겨 4월 28일만 오면 나는 가슴이 너무 아려온다.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일 것만 같았다, 아니 그가 다시 돌아온다면 고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김성규, 그와 만난 날을 회상하다
아스라히 녹아드는 시점 꽃들이 하나 둘 씩 만발해가는 봄 날이 생일이란 사실이 내게 있어서 생일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주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봄이 점점 꽃 빛으로 물들어 갈 때 맞는 생일이었기에 친구들의 연락을 받고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거리를 나서 길을 걷는데 화사한 꽃들 역시 반갑게 내 생일을 축하하기라도 해 주는 듯이 달콤하고 화사하게 피어있다. 꽤나 아름다운 꽃들을 보는 재미로 거리를 걷는 마음은 즐거움 반 설렘 반이다. 하지만 거리에는 이미 져버린 꽃들의 꽃잎들이 쓰레기처럼 버려져 있어 피어있었다는 증거만을 짧게 남겨두었다. 썩어 밟혀 버린 꽃잎들의 잔해를 보면 아름다움이란 베일에 가려졌던 꽃들의 노력이 생생히 떠올라진다. 봄 날 화사하게 필 일만을 기다리며 긴 시간을 기다렸건만 곧 져버리는 꽃잎,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곧 친구들이 불러준 카페에 다다랐다. 익숙한 얼굴들이 친근하게 나에게 다가와 반겨준다. 생일, 이다.
“성규, 생일 축하한다!” “형! 좋은 생일이에요! 성열이 형 이제 나와도 되요.”
친구들이 챙겨주는 생일은 언제나 즐거움이 가득하게 피어있다. 그래서 나역시도 수줍은 듯 재밌게 즐기게 된다 이런 날들이 무한히 반복되면 참 좋을텐데. 생일은 왜 일년에 한 번이지, 아쉬움만이 가슴 속에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아무리 좋은 날을 보냈어도 더 좋은 날로 보냈었길 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사람의 욕망인가 싶다. 하지만 나는 이 상황이 너무나 달콤하게 다가와 친구들과 즐거운, 생일을 맞이했다. 아무 생각 없이 4월 28일은 그저 김성규를 위한 날로 치부해버렸다.
“생일빵 맞자, 이리 와!” “아, 야, 야, 이거 왜 이래 늙은이 배려 없어?” “없거든요~, 근데 형 저 사람 알아?”
생일빵을 때린다고 장난치는 친한 동생에게 장난스레 맞받아쳤더니 예상 밖에 위치한 답이 튀어나왔다. 누구? 하고 동생의 시선이 닿은 곳으로 눈을 돌리기 꽤나 매력있어 보이는 남성이 서 있었다, 우리 쪽을 쳐다보는 게 분명했다. 내가 뒤를 돌아봐 눈을 마주치자 시선을 회피하는 모습에 정말 아는 사람인가 의문이 들어 자세히 관찰을 들어가 봤다.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다, 김성규 대인 관계가 넓은 것도 아니였을 뿐더러 저런 분위기의 사람으로 내가 아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고개를 갸우뚤하며 찝찝한 기분을 표하자, 몰라? 그럼 됐어 생일빵! 이러면서 다시 분위기를 돌려 놓는 동생이다. 하지만 다운된 기분은 돌아올 생각을 하질 못했다.
결국, 표면적으로는 행복했던 생일 파티가 끝나고 2차를 가자는 친구들의 제안을 조심스럽게 몸이 안 좋다 거절하며 나왔다 카페에서 나오자 어둑해진 거리를 걷게 됐다. 하지만 곧 가지 않아 걸음을 멈추었다, 아까 그 카페 밖의 남성이 내 앞에 나타났다. 궁금함에 그의 얼굴을 자세히 쳐다봐도 여전히 모르는 얼굴이었을 뿐이었다. 나를 아세요? 하고 물어볼까 싶었지만 말았다. 나를 안다면 무어라 말을 해주겠지. 그래서 멈춰선 채로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그를 응시했다. 그 역시도 나를 가만히 응시했다.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자 모르는 사람이구나, 하고 길을 가려 발을 떼었다. 그렇지만 그는 그 순간 나를 와락 껴안아 버렸다.
보고싶었어, 김성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마음 속에서 이런 목소리가 내 마음 속으로 박혀 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보고싶었다니, 그저 내 느낌이었으면 싶다. 어쩌면, 나는 그를 모르지만 내 몸은 그를 알아 기억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순간했지만 그럴 리가 없었기에 망상은 접어두었다. 그의 당황스런 행동에 한껏 당황한 기색을 내 비추며 몸을 떼어냈다. 누구세요, 물음을 내뱉기도 전에 그의 입에서는 익숙한 내 이름이 흘러 나왔다.
“김성규, 많이 찾았어.”
그는 날 아는가, 어느 봄 날 4월 28일, 만남이었다. |
저 여기 글 처음 써봐요 ☞☜..
노래 넣는 법도 몰라요ㅋㅋㅋ 컴맹이에요ㅜㅜ 신데렐라 언니 OST 마이너 왈츠를 원래 넣으려 했는데 안 들으셔도..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