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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투성이가 되어 숨을 힘겹게 쉬는 그가 나를 거칠게 잡아 세우고 했던 그 말이, 그의 마지막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김준면, 잘 들어. 이젠 내가 널 지키지 못해. 이젠 너는 너대로 살아가는 거야.
오세훈은 잊어버리고, 이 세상에 없었던 사람으로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거야.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었던 거야. 어서 가. 여기도 안전하지 못해.
오세훈은 잊고 넌 다른 좋은 사람이랑 행복하게 살아. 예쁜 여자 만나서 너 닮은 아이도 만들어야지...

그는 서있는 것 조차도 힘들어보였다. 힘겹게 숨을 쉬는 와중에도 나를 안아주었다.

... 이제 마지막이야.
김준면 어서 가, 넌 꼭 살아남아야해. 꼭...

그 때였다. 멀리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서 가, 빨리!! 뭐해 가라니까!!

세훈이를 뒤로한 채 나는 달릴 수 밖에 없었다.
멀리서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준면아, 사랑해... 우리 꼭 다음 생에서는 끝까지 행복하자.

눈물이 나오려는 순간,


세훈이가 자신의 머리에 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긴 것이었다.


오세훈!!!

세훈이쪽으로 뛰어가려고 하니 그 놈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나는 세훈이를 뒤로 한채 숨을 수 밖에 없었다.

-보스 오세훈 처리했습니다. 자살인 것 같습니다.
-그래. 오세훈이 죽었으니 그 옆에 애인놈까지 잡는 것은 시간문제겠군. 찾는 대로 보고하도록.
-네. 일단 본부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들이 세훈이의 몸을 뒤지더니 지갑에 있던 세훈이의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가버렸다.
그들이 나가자마자 나는 세훈이한테 뛰어갔다.
세훈이는 웃고 있었다. 마치 고통따위 느껴지지 않는다는 듯이.

사람의 목숨이란 끈질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쉽게 끊어져버리는 걸까?
세훈의 칼을 챙겼다. 이제부터 나는 내가 지켜야한다.
누가 날 어떻게 하던 모질게 살아남을 것이다.
세훈이의 마지막 말이니만큼 꼭 지키겠다고 마음 속에 맹세했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세훈의 가슴쪽에 얼굴을 묻고 작게 속삭였다.
세훈이의 심장은 멈춰버렸지만, 김준면의 오세훈은 영원히 살아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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