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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212
텅 빈 방을 바라보았다. 짐을 챙겨 떠난 지 겨우 이틀남짓. 손끝부터 시린 공기가 맞닿아왔다. 새벽에 들어온 쌀쌀한 기운이 나가지 못하고 집 안에서 맴돌고 있었다.  

그간 단 한번도 담아보지 못한 느낌이 다가왔다. 아니 혼자 이 집에 있다보면 종종 섬뜩하게 목 뒤를 감아오던 느낌이 다가왔다. 

  

밤 늦게 친구들이나 사람들과 헤어져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그 걸음 걸음이 늘어졌다. 가로수를 등지고 털레털레 걸으면 늘어지는 그림자만이 벌써 집 대문에 닿아 있었다. 주머니에 차갑게 맞닿아오는 열쇠는 쇠라기보다 얼음장이었다. 손바닥 깊숙히 눌러오는 냉기의 쇳조각을 꺼내면 추워서인지 손이 떨렸었다. 

작은 공간에 갇혀 티비소리 이외에는 모든 것이 침묵에 쌓여 있을 때면 여름인데도 추워서 이불을 꺼내다 벽에 등을 붙이고 멍하니 티비를 보다 티비의 목이 다 나가고 나서야 잠이 들었었다. 가끔 꾸는 꿈은 그저 그랬다. 

그 자욱들이 선명하게 남아 먼지마냥 내려앉아 있었다.   

  

방 한쪽 무게에 짓눌려 패인 자국을 손으로 쓸었다. 근처에 비슷한 자국들이 누렇게 찍혀 있었다. 맨 처음 책상을 들일 때 어린아이 마냥 들떠서 괜히 밥을 책상에서 먹기도 하고 잠시 눈을 붙일까 학생마냥 엎드려 잠도 청해보고 원고 정리가 끝나도 그냥 앉아 있기도 하고. 열심히 일해서 더 큰 집을 구해야지 더 맛있는걸 먹어야지 차곡차곡 꿈이나 목표 따위를 쌓아 올리기도 했더랬다. 

몸을 일으켜 손가락 끝에 묻어나는 먼지를 털었다. 이제는 비어버린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시계를 보니 부지런히 달려오는 시간은 방의 색깔을 달리 만들었다. 노란 빛으로 물든 방을 보니 그래도 저가 살았던 집이구나, 콩은 짧게 웃었다. 하루 중 단 몇분, 이 방은 그 몇분간 따뜻하게 물들어 나머지 스물몇시간을 버텨내었다. 이제 그가 가는 곳은 그렇게 힘겹지 않을 것이다. 하루 중의 몇분 노을 빛으로 물들던 방은 다른 이들의 웃음소리나 고함소리, 그런 것들로. 

  

텅 빈 방을 바라보았다. 사람이 떠난 지 겨우 이틀남짓. 그 사이 변한 것 없는 방은 여전히 추웠다. 그 사이 많은 것이 변한 방에는 어제보다 찬 바람이 구석구석 박혀있었다. 미련없이 등을 돌렸다. 

  

  

그럴 때는 꿈을 꾸었다. 커다란 방이 입을 벌리고 그를 잡아먹으려 들었다. 입구멍에서 새카맣게 내다보고 있는 기억들이 또다시 입을 벌렸었다. 

 

 

 

 

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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