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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너를 기억한다.

작고,우울하고,도벽기까지 있던 너를.





[방탄소년단/박지민] 카사블랑카 A | 인스티즈

카사블랑카

A

W.푸른곰팡이







너를 처음 만난건 신입생 환영회였다.
남자만 바글바글한 공대,몇없는 여학생 중 그 하나가 너였고,많은 인원수에서 수석으로 들어온 사람도 너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의 곁에 아무도 다가가지 않았던건,주변을 도사리고 있는 우울감때문이였다.

나 또한 너에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공부 잘하는 애,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존재였다.


너와 처음 말을 튼 건 학기가 시작되고 한달이 지나서였다.

뭐가 그렇게 바쁜지 너는 수업시간에 잠깐 얼굴을 보인 후,학교 어떤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 몸뚱아리만큼 크고 시커먼 크로스백을 매고 빠른 걸음으로 내빼는 모습이 내 기억엔 전부였다.

그런 니가 동방에 웅크려 있는 것을 발견했을때,나는 꽤 당황스러웠다.

실질적으로 폐지된 동아리였던 지라,창고처럼 쓰던 그 곳에 누군가 있을거라 예상하지 못했고,강의실 이외의 공간에 있는 너의 모습에 상당한 이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다시 나가야 하나,생각했다.공강시간동안 잠시 눈을 붙이러 온건데,이런 불편한 여자애 있는 곳에서 잠을 잘 수 있을리가 없으니깐.

눈도 마주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너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어색하게 발을 빼려 하는 그때


"저기"


살짝 갈라진 가느다란 목소리가 무언가 웅얼거렸다.아니,정확히 말하자면 나를 불러세웠다.

뒤돌아 보면 어느새 고개를 든 니가 무미건조한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어?"


"돈 좀 빌려줄수 있을까"



이게 너와 나의 첫 대화였다.너는 이유조차 말하지 않으며 돈을 요구하고,

나 또한 이유조차 묻지 못한채 너에게 대충 만원을 쥐어줬다.

그 후로 이틀 후, 내 전공책 사이에 끼여있던 꼬깃한 만원짜리는 너만큼이나 건조해보였다.



시간이 흐르며 2학년이 된 너에게 붙은 별명이 하나 있다.바로 '투명인간'

시험을 치르면 언제나 전액 장학금을 석권하지만,정작 학교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았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였다.

이 후,너의 존재감이 나에게서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나는 조금씩 너를 관찰하기 시작했다.물론 관찰이라고 해봤자 너를 볼 수 있는 곳은 강의실이 전부였다.

종종 눈 붙이러 들어간 동방에서도 웅크린 너는 두번다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있는 듯 없는 듯 유령처럼 학교를 머무르던 너조차도 구설수에 오르는것은 막을 수 없었다.



"쟤요,선배"

"뭐,쟤?아,쟤 투명인간이잖아."

"네,쟤요.쟤 좀 이상해요."

"뭐가?"

"쟤 과방에서 자꾸 뭐 훔치는 것 같아요."

"뭐??"


그건 바로 도둑질.


"야 너 쟤 질투해?같은 여자애들끼리 음해하고 그러면 안돼~"

"아,그런게 아니라구요!!!쟤 가방에서 믹스커피 떨어지는 것도 봤어요."

"에이,야 믹스커피 몇개 좀 가져가면 어떻다고 그러냐.난 쟤 과방에서 본 적도 없어.."

"하,선배.과방에 믹스커피 3일만에 동나요,제가 조금씩 사라지는걸로 이러겠어요?"



학회장과 2학년 여자애의 대화를 묵묵히 듣고 있자니,니가 떠올랐다.

그럴리가,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음식을 훔쳐.아니,애초에 니가 과방에 들어간적이 있기나 했었나?


관심없다는 듯 핸드폰게임에 집중하는 학회장의 태도덕에 여자아이만 혼자 씩씩되다 해프닝은 마무리 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게 구설수가 아니라는걸 첫번째로 확인한 사람이 바로 나였다.

그 날은 고장난 복도 정수기 때문에 평소 잘 가지도 않는 과방의 향했다.문을 열자마자 마주친건 너의 두 눈이였고,

자그마한 한 손엔 버거워 보일만큼의 커피믹스를 움켜지고 있었다.너는 아무렇지 않게 두 눈을 내리깔고 그것을 가방으로 밀어넣었고,오히려 당황한건 나였다.


"선배,이거 봐요!!"


그 때,마치 잠복이라도 하고 있었던 듯 여러 사람들의 손을 이끌고 그 애가 들이닥쳤다.순식간에 몰아치는 상황에 나는 할말을 잃었고,너는 담담한 그 표정을 유지할 뿐이였다.

그 애는 너를 흘낏 보고,과자봉지와 커피믹스가 널부러져 있는 작은 선반 위를 확인하며 확신의 미소를 지었다.


"봐요,커피믹스.아까까지만 해도 꽉 채워져 있었는데 하나도 없잖아요."

"어,정말.."

"이런 애가 나중에 돈까지 훔치는거에요,버릇을 단단히 고쳐야 한다니깐요."


경멸.

족히 열개가 되는 눈알들이 너를 쏘아본다.자그마한 너를 꿰뚫어본다.



"야,너 맞지?"

".....아닌데"

"너 웃긴다,가방 까봐!"



너는 반뼘 큰 그 아이를 묵묵히 노려볼 뿐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저번에 정희 선배 지갑,그거 훔친거도 쟤 아니야?"

"헐..진짜 대박이다"



하나 둘 확신하는 듯한 사람들이 늘어나니,신이 난 그 아이는 아예 너의 가방을 뺏든다.


"니가 그렇게 결백하면 확인해보면 되지"



무슨 생각이였을까.

분명 잘못한 건 넌데,

둘러싼 사람들이 순간 징그러워 보였던건 왜일까.

왜 체념한 듯한 너의 그 얼굴에,

화가 났을까.



"저,선배"

"어,지민이 있었냐.너 봤겠네.쟤가 가져갔어?"

"아뇨"


눈들이 나를 향한다.


"그거,제가 먹은건데."


단 하나,다른 곳을 보고 있던 너의 눈도 나를 향한다.



"하하..죄송합니다.새로 사놓으려고 편의점 가려던 참이였는데"

"아,그렇구나.너 커피 많이 좋아하나보다?"



말도 안돼는 말이란걸 알거다.

하지만 다들 내가 터무니 없이 거짓말 할거라는 생각 또한 하지 못한다.실로 내 평판은 나쁜편이 아니였으니까.



"거짓말하지마,나 너 커피 마시는거 한번도 못봤거든?"


물론 분노에 차서 발을 구르는 이 여자애 빼고.

아무튼 예리하네.나 사실 커피는 입에도 안대거든.


"피곤해서 그랬어.어제 밤새 과제하느라.미안,지금 사러 갈게."


"야,뭔.."


"그러니깐,가방 돌려줘라"



여자애는 화가 난 모양이다.하긴,증거물이 바로 자기 손에 있는데 모든 사람들의 흥미가 식어버렸으니 말이다.

순식간에 본인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눈빛들에 그 애는 던지든 너에게 가방을 떠넘겼고,너는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커피 사러 다녀오겠습니다"



아직까지도 그때 니가 사과를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내 행동으로 인해 너는 불쌍하게 오해받는 아이가 될수있었으니깐.

하지만 그때,편의점을 향하는 내 뒤를 조용히 따라오던 너의 기척을,나는 모든 감각을 곧추세워 의식하고 있었다.


작은 커피박스를 들고 나오면,뚫어져라 땅을 보고 있는 니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날 기다리는건 아니였던지,내가 몇걸음이나 떼도 너는 다시 따라오지 않았다.


"뭐 할말 있었던 거 아니였어?"


다시 발걸음을 옮겨 묻는 내게,너는 역시나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왠지 모를 답답함에 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몸을 틀었고.

너는 나에게 두번째로 말을 건네었다.그것도 꽤 유치한 말로.



"정희선배, 나 아니야"


"응?"


"정희 선배 지갑,

그건 나 아니라구."


"....알아"


그때의 너를 기억한다.

작고,우울하고,도벽기까지 있던 너를.




"술 마실 줄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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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글 [방탄소년단/박지민] 카사블랑카 A  4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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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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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독자1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아 작가님!!!!>_<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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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곰팡이
헉..댓글...너무 신기...
7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205.94
오우 작가님 오랜만에 글잡 들어왔더니 이런 분위기있고 기대되는 글이! 다음 화도 읽어야 겠네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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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프롤로그랑 느낌이 뭔가 다른 것 같아요ㅠㅠㅠㅠ 글 맨 처음 문장도 약간 의미심장하고 다음편 기다리고 있겟습니다!!!
7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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