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ㅋㅋㅋ 제목에서 이미 눈치 챘겠지만 나는 18년동안 한번도 남자친구 사귄 적 없는 모태솔로였어
그와 동시에 친구들과 얘기할때도 나 혼자 집에 있을때도 언제 어디서나 내가 하는 모든걸 엑소와 연관시키는 그런 수니였지
음.. 남친을 못사귄거냐 안사귄거냐 물어본다면 내가 할말이 없닼ㅋㅋㅋㅋㅋ
내 주위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넌 못사귀는 게 아니라 아이돌 좋아하느라 눈이 높아져서 그런거라고 핀잔 주더라ㅋㅋㅋ
나도 남자친구 사귀고 싶고 그럴 때 많았지만, 남자라곤 그냥 동경의 대상처럼 나 혼자 좋아하는 아이돌 뿐이였으니까
그리고 솔직히 난 헤어지는게 두려워서 남자친구 사귀는게 엄두가 안났어 내가 상처받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에게 상처주는게 싫었거든.
아 그리고 진짜 내가 아이돌을 좋아하면서 눈이 높아지긴 했나봐 항상 잘생긴 사람들 사진만 봐서 그런가 주위 남자애들이 잘생겨보이지도 않고ㅋㅋㅋ
그리고 사람들은 절대 못할거라하지만 난 연애는 꼭 내 이상형이랑 하고 싶었어. 내 이상형이 뭐냐고?
키 크고 비율 좋고 어깨 넓고 나를 정말 좋아해주는게 느껴지는 그런 남잨ㅋㅋㅋㅋ
없을거라고..? 아냐 있어..있을걸....? 지금 내 남친이 그런걸ㅎㅎㅎ헤헤헿헤ㅔ헤헤헤헿ㅎ
*
"아 이제 고등학교 마지막 수련회인데 우리가 뭐라도 해야지!!!"
"맞아 추억도 쌓고."
"아 그럼 너네들끼리 해 난 안할거라니까? "
"너가 좋아하는 엑소!!! 그 뭐냐 으르렁 그거 할게 응? 같이하자ㅠㅠ"
"진짜..?"
"와 ㅇㅇㅇ 엑소 노래 한다니까 바로 태도 바뀌는거봐."
"ㅉㅉ 엑수니ㅇㅇㅇㅋㅋㅋㅋ"
휴 나 진짜 춤 못추는데.. 우리 엑소느님들 춤 완전 어려운데 내가 할 수 있을려나
안하겠다고 계속 뻐팅기다가 그래도 고등학교 마지막 수련회인데 재밌는 추억 하나라도 더 남기자 싶어서 알겠다고 했지 (절대 으르렁 해서 그런거 아님)
같이 다니는 친한 친구들은 수지,경리,지은이,나 까지 네명이어서 열두명은 무리다 싶어 두명만 더 모아서 여섯명끼리 연습했어
아 그리고 엑소 노래만 하기 뭐하니까 네명끼리 썸띵도 추기로 했어ㅋㅋㅋㅋ헿
평소에 친하지 않던 두명과 같이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연습은 괜찮게 되었어.
그 두명이랑은 연습때만 말하고 평소에는 그냥 원래 처럼 어색하게 지냈지만 말이야
그래도 아무 탈 없이 원만하게 연습이 되었던 것 같아. 그리고 그렇게 몇주가 지나고 수련회 당일이 되었어.
마지막 수련회이기도 하고 또 내가 앞에나가서 춤을 춰야한다는 부담감에 그 전날밤에 유독 더 떨렸던 것 같아
입을 옷도 더 신중하게 고르고! 아 옷 고르는데만 몇시간이 걸린지 모르겠어
근데 또 가는 버스안에서나 도착해서 여러군데 다니면서 그 부담감은 잊어버리고 언제 그랬냐는듯이 진짜 재밌게 놀았어ㅋㅋㅋ
그리고 드디어 밤이되어 레크레이션 시간이 다가왔어. 나는 마지막 쯤에 하고 싶었는데 안타깝지만 7팀중 3번째였어.
"으 떨려떨려ㅠㅠㅠㅠㅠㅠㅠ"
"야 박경리 너 안까먹었지? 너 앞에 제대로 잘해라! "
"내가 너냐? 너나 틀리지말고 잘해."
"아 시끄러워 나 떨린다고!!! 조용히 좀 해. "
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나 떨려 죽는 줄 알았어ㅠㅠㅠㅠㅠㅠ 친한 친구들끼리 노래방가서 춤추고 노래부르는것 빼고
여러명 앞에서 이런 무대하는 건 내가좋아하지 않아서 되게 오랜만이였거든.
"우왁아아아ㅏ가악악!!!!!!!!!"
"끄아아ㅓ야아ㅡ아아아ㅏ아!!!!!!!!"
아ㅋㅋㅋ 이 소리가 뭐냐고?
우리 응원? 환호? 하는 남자애들의 목소리..ㅎㅎ....
우리학교가 공학인데 분반이라 남자애들이랑 마주칠 일이 별로 없어서 모르는 여자애들이 하는걸 잘 봐줄까 싶었는데
그래도 많이 응원해주더라고 특히 썸띵에서ㅋㅋㅋㅋㅋㅋㅋ짜식들
아 그렇다고 여자애들 반응이 시큰둥 했던건 아냐! 그래도 친한 친구들도 많아서 그런가 별 볼거없는 공연에도 크게 좋아해주더라고ㅠㅠ
그런데 내가 중간에 정말 딱 무대 중간에서 꽤 오래 있던 파트가 있었는데 앞에서 보고 있던 한 남자애랑 눈이 마주쳤어.
뭐랄까 진짜 내 이상형을 찾은 느낌이라 해야하나 그때 처음 스치면서 본 얼굴이였는데도 첫인상이 확 와닿았던?
그래서 무대하면서 본듯 만듯 하면서 슬쩍슬쩍 봤는데 계속 날 보고 있는 느낌을 받았어.
그러다가 에이 그냥 착각이겠지 하고 마음을 돌리고 무대에 집중했지.
그리고 무대가 다 끝나고 내려올 때 관중들을 보는 척하면서 다시 그 쪽을 봤는데 그 때도 내 쪽을 보고 있더라.
솔직히 내 옆에 있는 다른 애를 봤을 수도 있는건데 자꾸만 날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거야
그러면 나 혼자 착각한거고 또 그렇게 생각하니까 짜증이 확 올라오드랔ㅋㅋㅋㅋㅋㅋ
다른 애들이 말 거는것도 듣지 못한채 그렇게 정신없이 속으로 생각하면서 무대에 내려와서 우리 반 애들이 있는 자리로 가 다른 애들이 하는 걸 봤어
저 앞에서 춤을 추고 내려오니까 앞에 있는 애들 심정이 이해가 가서 평소보다 더 열심히 응원해줬어.
다 끝나고 나니까 엄청 힘들더라ㅋㅋㅋㅋㅋ 무대하랴 더 응원하랴 평소보다 열배는 힘들었던 것 같아
원래 1위를 뽑아서 상품도 주고 그럴려고 했는데 모두들 잘했다며 공동우승으로 하자고 그래서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끝내고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밤새고 뭐고 얼른 씻고 자야겠다 생각으로 얼른 우리 숙소로 가려고 하는데 이 놈의 친구들이 계속 안가는거야!!!
"야 애들아 왜 안가 나 피곤해 얼른 가자."
"야..야..잠만.."
"아 왜 얼른 가자고!!!"
"야 저기 봐.. 쟤네들이 우리 쳐다본다고...."
"아 헐 어떡해"
대체 누가 쳐다본다길래 이렇게 호들갑이야 하고 애들이 가리키는 곳을 봤더니
남자애들 여러명이 있는데 자세히 보니까 아까 그 무대에 있을 때 날 보나 착각하게 만들었던 그 남자애도 있었어.
그리고 그 남자애는 날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눈이 마주칠까 얼른 다시 고개를 돌렸어.
걔네들이 그 남자애를 중심으로 무슨 얘기를 하면서 웃고 떠들던데 그 남자애가 자꾸 날 쳐다보니까 나 못생겼다고 욕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거야ㅋㅋㅋ
그래서 진짜 대체 무슨 패기였는지ㅋㅋㅋㅋ ㅋ그 남자애들 있는 쪽으로 가서 나랑 눈 마주쳤던 애 앞에 가서 걔 팔을 툭툭 쳤어.
"야."
으 이게 뭐라고 갑자기 떨리는지 막상 앞에 가니까 진짜 너무 잘생겨서 내가 왜 왔는지도 잊은 채 넋 놓고 쳐다볼 뻔 했엌ㅋㅋㅋㅋ
근데 얘가 눈이 똥그래져서 내 얼굴을 쳐다보기만 하는거야. 나도 안지겠다고 똑같이 뭘 보냐는 듯한 표정으로 쳐다봤지
한 몇십초? 지나더니 걔가 딱 하는말이
"왜? 너 나 좋아해? "
이러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허 진짜 어이가 없어섴ㅋㅋㅋㅋㅋ
"내가 왜 널 좋아해. 넌 왜 자꾸 아까부터 나 쳐다봐. 나랑 눈도 마주쳤잖아."
"너가 좋으니까."
"가까이서 보니까 더 이쁘다. 나랑 커플링 맞추러 갈래?"
저 말을 딱 듣는데 진짜 뭐라고 해야하지 저 말이면 나랑 연애하자 이런 말이나 다름 없잖아. 듣는 순간 내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 어디 다른세계에 있는 느낌이었어.
내가 앞에서 얘가 내 이상형처럼 생겼다 했잖아. 솔직히 마음에 아예 없는 남자애였으면 얘가 날 비웃던 말던 보던 말던 아무 신경 안썼을텐데
내가 호감이 있는 애라서 더 신경쓰이고 날 안좋게 보는게 아니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무턱대고 들이댄거였는데
난 그냥 미안하다 안그러겠다 이런 식의 답을 추측하고 있었는데 딱 저러니까 또 무슨 의심병이 도진건지 얘가 아예 날 갖고 노는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거야
솔직히 나나 걔나 서로에 대해 이름조차 모를정도로 아는게 없는데 처음 보는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한다는거 자체가 이상한거잖아.
그래서 그냥 아무말 없이 못들은 척 대체 뭐하자는거냐는 표정으로 한번 보고 밖으로 나와 바로 숙소로 들어갔어.
"야 야ㅑ으야ㅑ야 너 뭐야!!!!!"
"야 넌 그렇게 가버리면 남은 애는 어쩌라고 그러냐 무안하게ㅠㅠㅠ"
"진짜 잘생김 ㅇㅇㅇ 계 탔다 진짜. "
"내일 걔 보면 인사해 친해게 지내 그 친구들 좀 아무나 나 소개시켜달라는거 잊지말고. "
어휴 숙소 왔더니 다들 나한테 달려들어서 왜 그랬냐고 막 질책을 하는데 빠져 나오는데만 10분 넘게 걸렸어ㅋㅋㅋ큐ㅠㅠㅠ
다들 순서대로 씻고 점호도 하고 이제 잘 시간이지만 당연히 우리 친구들은 절대 잘 생각이 없었고
이런데 와서 잠을 자는게 말이 되냐고 뭐라고 하는거 피곤하다고 나는 억지로 누워있었어. 덕분에 하나밖에 없던 침대는 내꺼였지ㅎㅎㅎ
친구들이 떠드는 소리도 있고 아까 그 남자애랑 있었던 일도 생각나서 잠이 쉽게 안오는거야. 걔는 당연히 내 번호 모를텐데 카톡와있었으면 하는 엉뚱한 기대나 하면서
핸드폰만 계속 켜서 카톡 확인해보고 확인해보고, 다른애한테 오면 괜히 성질내곸ㅋㅋㅋㅋㅋㅋ.. 내가 생각해도 난 참 멍청한듯.
한 새벽 세시쯤 됬나 친구들이 다 자려고 하는 눈치여서 나도 그때까지 깨있었지만 자는 척하면서 계속 누워있었지.
근데 또 불도 다꺼지고 진짜 피곤했는데 그 생각때문에 못잤던거라 조용하고 그래서인지 그제서야 잠이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