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BOYfriend
전 남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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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변백현이 요즘 부쩍 이상했다. 나를 보고 미심쩍은 미소를 지으며 멀어지는 것 아닌가.
저 자식이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뇌 한부분이 간지러웠다.
손을 세워 마구 긁어버리고 싶은 기분이였다.
변백현이 나에게 이러는 건 나로써 부담스럽다.
부담스럽다기 보단 어색하고,걍 싫당.
다 죧같다.
왜냐하면 변백현과 나는 헤어진지 3주가 된,
그런 무덤덤한, 무덤에 파뭍힌 커플이기 때문이다.
***
우리의 이별은 3주 전이였다.
그날은 하루종일 우중충 무겁던 하늘에서 드디어 비를 떨구던 날이였다.
아침부터 구름이 까맣게 타있길래 언제 떨구나 전전긍긍하던 빗방울이 드디어 떨어져 내심 기쁘기도 했지만
비가 올거라 분명 예상했음에도 우산을 챙겨오지 못한 내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교내에서 멀리 떨어진 정문을 아련하게 쳐다보며 휴대폰을 들었다.
연락이 닿은 당시 남친 백현이 말하길
"미안, 나 친구랑 당구치러 왔는데…."
데리러갈까? 이 한마디 없었다.
데리러 온다고 하면 오지말라고 할거였지만 내심 섭섭했다.
백현이와 내가 알고지낸 사이가 몇년인데, 이런걸로 섭섭해 하는 내가 찐따찌질이 같다고 생각하면서
실내화가방 겸용 비닐봉지를 머리 위로 들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교복의 반이 젖고 나서야 그냥 빠르게 달려가는게 났겠다 싶어 실내화 가방을 머리 위에서 내리려는 그때,
그와 마주쳐 버린 것 이다.
사귄지 어언 4년이 되가는, 남자친구 백현이를.
흡, 숨이 저절로 들이마셔지고 머리위에 있던 실내화 가방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땐 왜 그랬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실내화 가방에 얼굴을 뭍고 숨죽여 울었다.
빗소리에 파뭍혀 세어나가지 않도록 잘 밀봉된 울음소리를 꾸역꾸역 삼켰다.
질리도록 오던 비 때문이였을까,
빗물에 젖은 바람에 색이 한 층 더 두꺼워진 교복 때문이였을까,
여전히 밝은색을 띄는 백혀니의 라임색 우산 때문이였을까 아니면,
옆에 여자를 끼운 채 밝은 미소로 우산을 쓰고 걷던 백현이 때문이였을까.
***
그 후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연락이 두절됐다.
백현이는 왜 그러느냔 말 한마디 없이 연락이 없었고,
나는 왜 이렇다는 해설 하나 없이 연락을 끊었다.
누구하나 핸드폰 번호를 바꾼것도,
카톡 계정을 탈퇴한 것도 아니였으나
우리는 처음부터 서로의 존재도 몰랐다는 듯 굴었다.
간혹 버스나 복도에서 마주칠 때면
긴장해 빳빳하게 구운 목대와, 어디로 시선을 둘지 모르는 채 흰자를 마구 해집고 다니는 눈동자 때문에
조금 정신이 산만해지고 부담스러운 것 빼고는 다 괜찮았다.
학교 입학전부터 사귄 커플이 깨졌다는 소문이 학교에 돌았다.
물론 대부분이 좋아했지만 누군가는 이유를 궁금해했다.
그리고 그 날, 라임색 우산을 쓰고 걷던 한 여자와 백현의 사진이 어느순간 전교에 퍼졌고
백현이는 순식간에 바람을 핀 썅놈으로 전락했다.
원래부터 소문이 자자했던 백현이 바람을 피웠다는건,
학생들에게 조금 흥미로웠지만 충격적으로 다가가진 못했다.
그렇게 백현이와 나의 이별에 대한 소문과 주석은 삽시간에 종료됐다.
차라리 이게 편했다. 그래 이게 좋다.
그래도 백현이 썅놈까진 아닌데….
백현이가 지나갈 때 마다 뒤에서 뻐큐를 날리는 내 친구들의 손을 멍하니 바라보면
가슴 한 구석에서 꾸역꾸역 치밀어 오르는 무언가를 절제하기 힘들다.
그래서 일부러 백현이와 마주치면 빨리 걷거나 길을 멀리 돌아가거나 했다.
아 물론 변백현은 나를 마주쳐도 아무런 긴장 없이 나를 모르는 채 하고 지나쳤지만.
그런 백현이가 언제부터인가,
나와 마주치면 나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가끔 눈인사를 하고,
비식 웃고가기도 했다.
친구한테 말하면 미친새끼라며 변백현의 험담을 잔뜩 후려갈길게 분명해
나혼자 끙끙대며 앓고 있는 열병같은 것 이였다.
이 열병의 끝엔 뭐가 있을지 모르겠다.
변백현이 나에게 자꾸만 웃어줬다.
전 남자친구가 나에게 자꾸만 눈길을 줬다.
나는 그 눈길을 받고
나는 그 웃음을 받고
나는, 그를 어떻게.
그와 헤어지게 된 계기를 곱씹어 보았다.
누구하나 먼저 이별선고를 하지 않았지만 둘 다가 원한 이별.
나는 이별을 원했던건가.
나는 그럼 아직 백현이를….
원채 불화를 못이겨 욱하는 성격은 아니였으나
멍청하게 내 남자친구를 다른여자한테 뺏길 정도로 멍한년도 아니였다, 나는.
백현이는 분명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였고,
소중한 사람이고, 소중한 사람 일테니까.
그래서 타인이 백현이를 입에 오르락내리락 할때마다 내 심장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다.
백현이가 나에게 소중해서.
그럼 나는 왜 백현이를 그렇게 미지근하게 떠나 보냈을까.
그럼 백현이는 왜, 나를 그렇게 미지근하게 놓아주었을까.
백현아 우리가 함께한 4년은 내내 '미래'를 일삼으며 꿈꿔왔는데
나는 왜 지금 '현재'에 혼자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 이며
자꾸만 '과거'를 돌이키려 드는건지 모르겠다.
그건 아마 남자친구 백현이 네가 자꾸만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 아닐까.
"……."
전 남자친구 백현이는 오늘도 나에게 눈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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