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누구나 철 없던 시절 그런 상상을 하곤 한다. 보수적인 한국이 아닌 개방적이고 자유롭다못해 문제가 되기까지하는 외국으로 가서 정말 미친듯이 놀고 파티를 하고 즐기고 싶다 라고. 그러다 때되면 알아서 취업하고 알아서 결혼하고. 2층짜리 건물의 집에서 살고, 섹시하고 예쁜 마누라, 귀여운 내 새끼들. 정말 최고의 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상상속에서 허우적 거리던 놀생각에는 나이가 나이가 아니던 14살의 나는 맞춰진처럼 아버지의 재혼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되었다. 기대감에 부풀어서 간 미국에서의 생활은 내 상상과는 아주 많이 달랐다. 마약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들 길거리에서도 담배를 하며 술을 하는 청소년들.
나는 문화적인 쇼크를 받았고, 무섭기까지 했다.
그건 너무도 어렸던 지난 날, 미국에서의 첫 과거였다. 14살의 끝자락을 달리던 때,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애들과 어울리며 빠르게 말을 배웠고, 빠르게 담배를 배웠고, 빠르게 술을 배웠고, 빠르게 마약을 배웠고, 빠르게 여자를 배웠다. 막나가다못해 점점 미쳐가는 나를 보며 아버지도 지쳤는지 그나마 했던 체벌도, 잔소리도 관두고 무관심해져갔다.
화목했던 우리 집안이 나 하나때문에 아주 풍비박살 초상집 분위기였지만 그것또한 어렸던 나는 양심에 찔린다는 느낌도 받지못하고 그냥 아버지에게 마냥 고맙기만했다. 아버지의 조그만했던 사업이 커지고 커져서 정말 빠르시간의 대기업 반열까지 오르니 그와 동시에 내 죄를 대신할, 마약을 살 돈이 생기는것이기 때문이니까. 어떻게든 살수는 있겠구나 싶어서 얼씨구나 했다. 아버지가 결국 모든 사람들에게 총망을 받는 자리에 올라서면서 나는 중독자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좋았다. 자유는 역시나 좋은것이다.
SEX PISTOLS
일정한 일렉사운드의 비트는 귓가를 찌를 만큼 컸다. 종현은 난장판이 된 집안을 쓱 훑어보다가 아직 따지고 않은 보드카를 집어 들어 뚜껑을 따더니 단숨에 입안 가득, 그리고 목구멍을 지나 독한 액체를 삼켜냈다. 그러고는 원래 피고있던 대마를 한모금 빨아들이고는 내뱉는다. 아 살것같다. 오랜만에 한국어를 쓴 그가 조금 눈이 풀린채로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그를 찜한듯 많은 여자들이 눈길을 피하지않고 마주치려 한다. 하지만 종현은 그런 여자들한테는 관심도 없는 듯. 오늘따라 피곤한 몸을 이끌어 베란다로 향했다. 바람이 쐬고싶었다.
베란다 문을 열면서 대마를 빨아들이던 종현은 순간 흠칫 하고 놀랐다. 다들 노는 분위기라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예상 밖으로 누군가가 서 있었다. 시끄러운 음악소리와는 너무도 다른 사색적인 분위기에 종현은 베란다 문을 닫았고, 그 소리에 그제서야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서로 눈이 마주친순간 누구도 피하지 않았다. 묘한 기분이 가슴을 뒤 흔드는것에 종현이 살짝 눈을 찌푸렸다.
여자와 같이 예뻤지만 남자같았다. 하지만 남자라기엔 조금 어색한 감이 도는 사람은 성벽을 허문 섹슈얼의 느낌으로 종현에게 색다른 기분을 안겨주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고작 17년을 살았지만 이토록 목이 타들어갈만큼 섹스를 바란적은 없었다. 그리고, 종현에게 이렇게나 눈길을 안주는 사람도 처음이었다. 대마를 빨아들이며 노골적으로 훑어보는 종현의 시선을 느꼈는지 남자가 슥 고개를 돌려 종현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눈이 마주치자 종현은 그 시선을 집요하게 쫒았다.
“한국 사람?”
낮지도 높지도 않은 미성이었다. 종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평소에는 잘 쓰지도 않아서 잘 기억도 안나는 한국어를 생각해냈다.
“응.”
종현의 대답이 떨어지자 계속 무표정으로 있던 남자가 관심이 생긴 듯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둘의 눈빛이 서로를 끈적이며 쳐다보기도 몇 분. 남자가 슬쩍 미소를 짓자 종현또한 색스럽게 입꼬리를 올렸고 둘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서로의 혀가 엉키고, 손길이 몸을 탐하고. 종현은 남자에게 삽입을 하면서도 짜릿한 기분을 숨길수가 없었다. 정말 미칠것같아 남자의 머리채를 잡고, 남자또한 미치겠다는 얼굴로 종현의 목을 끌어안았다. 얼마나 계속 된 섹스였을까 베란다에서만 끝난것이 아니라 그 뒤로 아무 방이나 들어가 자고있던 사람을 끌어내 방 밖으로 밀어내고 아무도 방해못하게 문을 잠근 뒤, 서로 몇번이고 섹스를 더 했다.
지치지도 않는지 떨어지면 죽는것처럼 떨어지려 하지않고 마치 몇년이고 사랑을 한 사람들처럼 서로를 원했다. 얼마나 했는지도 도통 얼마나 사정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날정도로 섹스를 한 그들은 결국 기진맥진한 상태에서야 섹스를 끝내고는 침대에 누웠다. 찝찝했지만 참을만했다.
“이름이 뭐야?”
종현의 팔을 베개로 이용해서 누운 남자가 물었고, 종현은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종현. 김종현. 오랜만에 발음해보는 한국이름은 조금 버거웠다.
“너는?”
“비밀.”
“그딴게 어딨어.”
“여깄다-”
종현은 더이상 이름을 묻지 않았다. 그런것쭘은 천천히 알아가도 된다. 그 생각은 곧 앞으로 두고 두고 볼 생각 이라는 것 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눈을 뜬 종현은 쓸쓸한 팔을 쓱 쳐다보고는 그제서야 남자를 기억해냈다. 어디갔지? 잡지 못했다는 생각에 짜증이 있는대로 나서 머리를 헝클이고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나 거울을 통해 자신을 비춰보니 왼쪽 가슴에 붉은 립스틱으로 삐뚤 빼뚤하게 써 있다. 「이태민」 종현은 심장 부근에 위치한 이름을 지그시 손가락으로 누르고 눈을 감았다 피식 하고 바람빠지는 웃음을 보였다. 재밌는 놈이다. 이렇게까지 안달나게 하고, 이렇게까지 미치게 만들고, 이렇게까지 아쉽게 만드는 놈.
이태민. 태민. 몇번이고 발음을 해보던 종현은 심장이 간질거리는 느낌에 부르르 떨었다. 그러다 책상 위 쪽지를 발견했다. 자기와는 다르게 단정한 글씨체로는 한국어가 써져있었다.
「인연이라면 또 만나길.」
인연? 그런거따위 믿지않는다. 하지만 이미 이 지루한 파티에서 만나것또한 인연이라면 인연이었다. 종현은 쪽지에 입을 맞추어 보이고는 중얼거렸다.
“I'll find.”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아이돌들 많이많이 등장할것같아요.
아마 지호라던가
아마 종인이라던가.
아마.. 음.. 아마 많은 아이돌들이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