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시간이 흘렀음을 느꼈다. 가슴이 먹먹했다. 눈물이 차올랐지만 꾸욱 참았다. 너를 보기 위해서. 목소리가 변한것 같다. 약간 쉰듯한 목소리. 건강 좀 챙기지… 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이 아팠다. 언제부터인가 너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고 너를 생각하면 행복했다. 너는 내게 모순적인 존재가 되었다. 이런 혼란스러운 감정을 못 견뎌 너를 내 가슴 속에서 쫓아내려고 했다. 그래, 나는 너를 쫓아내려 수백번을 너를 문앞으로 몰았지만 너를 기억하는 내 가슴은 끝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너무나도 지독했다. 너를 그리워하는 못난 내 마음을 달래려 너를 잊기로 했다. 너를, 잊기로 했다. 그래, 나는 너를 잊을 것이다. 너를 잊기 위해 나온 거리에는 온통 너로 가득했다. 온 가게가, 벤치가, 너로 뒤덥혔다. 현기증이나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 봤다. 역시 네가 있었다. 잊으려 했지만 나는 결국 오늘도 너를 잊지 못하였다. 오늘도 나는 너를, 잊지 못하였다. 오늘도 나는… 너를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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