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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권순영] 저승의 신 호시랑 제물이 된 여주 보고 싶다... 11 | 인스티즈 


 


 

 

 

 

↑ 브금은 자유 ↑ 


 


 


 


 


 


 


 

 여주 인간 세계가 보이는 곳으로 가선 털썩 주저 앉았다. 잔뜩이나 붉어진 얼굴로, 눈물을 가득 머금은 눈으로 뻥 뚫린 하늘을 바라봤다. 내가 자기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까지 화를 내는거야? 여주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말이었다. 검게 칠해진 하늘에는 별이 반짝 거렸고, 초승달이 떠있었다. 펑, 퍼펑. 귓가에 환청이 맴돌았다. 에쁘다 같은 말들로 제게 다정히 말하던 호시, 다정한 눈으로 저에게 입 맞춰오던 호시. 애석하게도 여기엔 그와의 좋은 기억들 밖에 없다. 엄마가 보고 싶어 목 놓아 울 때도 안아주던 호시는 이제 제 옆에 없었다. 여주 숨을 거칠게 내쉬며 목 끝까지 차오른 울음을 참으려했다. 울지 않을 거야... 그래도 눈물은 흘렀고, 그의 다정한 목소리는 떠나지 않았다.  


 


 


 


 

 ...짜증나. 근데... 근데 보고 싶잖아. 짜증나게 보고 싶어. 


 


 


 


 

 여주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무릎을 세웠다.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울지마. 그렇게 호시가 말하는 거 같았다. 여주는 금방이라도 그에게 달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정말 하지만 이번만큼은 제가 뭔 잘못을 한지 모르겠어서 그럴 수 없었다. 아니, 그러지 않을 것이었다.  


 


 


 


 

 신경 안 쓸거야. 누가, 누가 그런 사람을...... 내 마음도 이해주지 못하는 사람을 누가...  


 


 


 


 

 여주의 말은 울음에 먹혀 들어갔다. 오늘따라 다시 인간계로 올라가고 싶었다. 밍기적밍기적. 여주는 제가 느릿하게 저 벽을 타고 인간계로 올라가는 상상을 했다. 엉엉 울면서 더이상 안 볼 거라며 소리치는 여주와 그 밑에서 내려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호시. 여주의 머릿속엔 한 장면이 이미 그려지고 재생됐다. 여주는 고개를 저으며 더욱 선명해지는 그의 향기를 부정했다. 하지만 그럴 수록 호시의 향기는 짙어져갔다. 여주는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는 다시 울었다. 엉엉, 목 놓아 우는 게 아니라 숨을 죽여가며 울었다. 행복해지게 해준다고 했는데...... 바보 같이 상처만 줬다.  


 


 


 


 

 호시는 홀로 방에 들어왔다. 제가 방금 여주에게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충분히 상처줄만한 말을 한 거 같다. 많이 상처 받았겠지. 호시는 침대에 걸쳐앉았다. 머리가 지끈 울려왔다. 차라리 이럴 바엔 전처럼 우물 속에서 사는 것같이 사는 게 나았을 거라 생각했다. 요즈음은 신경 쓸 게 너무 많았다. 호시는 미간을 잔뜩이나 찌푸리고선 고개를 젖혔다. 괜찮아요? 라고 묻는 여주의 목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오는 거 같았다. 저도 아프다는 표정을 짓고서는 고통을 나눠주려고 노력하는 여주의 모습이, 얼굴이 허공에 둥둥 떠다녔다. 그렇게 모질게 말해놓고 걱정하고 보고 싶어하다니, 이기적이야.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던 호시 관자놀이 부근을 문지르다 이불을 꽉 쥐었다. 이불이 예쁘지 않게 구겨진다.  


 


 

  


 

 호시야, 들어가도 돼?  

 -...네.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 호시는 애써 진정하려 쉼호흡을 여러번 했다. 싸웠다는 걸 알게 해봤자 좋을 건 없을 것이다. 방 안으로 들어온 새엄마는 조용히 호시 옆에 앉고선 물었다.  


 


 


 


 

 여주는? 

 - 잠시... 잠시 어디 갔어요.  

 혼자 내버려둔 거야? 

 - 혼자 가고 싶다고 해서...... 


 


 


 


 


 

 거짓말을 하며 심장이 따끔따끔 누군가 바늘로 쿡쿡 찌르는 거 같았다. 새엄마는 호시를 힐긋 쳐다보다 이불 위에 놓인 호시 손 위에 제 손을 올리고선 엄지로 살살 쓸었다.  


 


 


 


 

 걔도 고생이 많을 거야. 제물로 바쳐왔다고 했지? 

 - 네... 처음엔 정도 안 줄 거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늘 그렇듯 얼마 안 가서 쓰러지겠지 싶었어요. 근데 막상 보니깐 만났던 애들이랑은 다른 기류가 흐르는 거 같았어요. 묘하게 뭔가가 달랐어요. 

 그게 인연 아닐까? 엄마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렇겠죠. 그러니깐 서로한테 이렇게 이끌리겠죠.  

 잘해줘야 돼. 얼마나 외롭겠어. 아무리 네가 있다고 해도... 원래 세계에도 자주 가게 해주고, 모진 말도 되도록이면 하지 말고... 표현도 잘 하고. 나는 정말 그 애가 대단하다고 느껴져. 제 일도 아닌데 이만큼 공감하고 위로해주고...  

 -...... 

 우리 아들 부인 잘 뒀어. 솔직히 말하면 여주가 더 아까운 거 같기도 하고.  


 


 


 


 


 

 새엄마는 큭큭 웃으면서 농담을 던졌다. 호시 새엄마 말을 들으니 여주 얼굴 머릿속에서 더 안 지워졌다. 새엄마는 호시의 등을 몇 번 토닥여주다가 일어섰다. 나는 자러 가야겠다, 잘 자 우리 아들. 이렇게 말하며 내일 보자며 방을 나갔다.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말들 호시 얼굴을 두 손에 파묻고는 어디서 뭘하는지 아무런 소식이 없는 여주를 걱정했다. 내가 너무 모질었지? 나 걱정해준다고 한 말일 수도 있잖아. 호시 머릿속에서 또 자신을 자책하는 말들만 잔뜩 늘어져있었다. 고개를 혼자서 두어번 젓다가 고개를 들었다. 아무래도 내가 사과하러 가야겠지. 호시 일어서서 방 밖으로 나가려고 문잡이 돌리는데 문이 벌컥 열린다. 잠시나마 기대했다. 여주가 달려올까봐. 근데 그건 희망일 뿐이었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제 부하가 보였다. 심하게 숨을 고르는 모습에 인상을 찌푸리며 쳐다보니 더듬거리며 말했다.  


 


 

  


 


 

 우지, 우지씨가... 찾아왔어요. 


 


 


 


 


 

 이렇게 빨리? 호시 머릿속 혼란으로 가득찼다. 아직 전할 말도 생각해내지 않았고, 새엄마도 방금 깨어났는데... 호시 침 한 번 꿀꺽 삼키고는 옷을 단정히 여맸다.  


 


 


 


 


 


 


 


 


 


 


 


 


 


 


 


 

******************* 


 


 


 

 사무실에 들어가보니 우지는 장부를 훑고 있었다. 호시 잔뜩이나 날이 선 말로 왜, 또 장부 조작하려고 그러는 건가? 이렇게 말하면 우지 호시 힐긋 보고 장부 소리나게 덮는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일어난다. 우지 손엔 장부가 아닌 다른 서류가 쥐어져있다. 호시 잔뜩이나 긴장해 손에 땀이 주륵 흐르는 거 같았다. 우지 다른 서류를 내밀며 말했다.  


 


 


 


 


 

 

[세븐틴/권순영] 저승의 신 호시랑 제물이 된 여주 보고 싶다... 11 | 인스티즈 

 

  

 이거 하반기 사망 예정자 명단 변동 사항이야. 장부에는 그대로 적혀져 있더군. 그리고 표정 좀 풀지? 맨날 내가 너 잡아먹으러 오는 줄 알겠네.  

 -...그것 뿐이야? 

 어? 

 - 그것 뿐이냐고, 찾아온 이유. 

 어. 이것 뿐이야. 뭐 나라고 매일 너랑 기싸움 하고 싶겠냐. 다음주 회의 때 보자.  


 


 


 


 


 

 우지 단단히 굳어있는 호시 표정에 머쓱해져 어색히 실소를 터트리고는 목덜미를 긁적였다. 사실 변동 사항 서류는 부하를 통해 주면 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직접 찾아와서 준 이유는... 그러니깐 이유는... 그냥 얼굴 함 보고 싶어서였다. 오글거리지만, 우지는 솔직히 지금 제 마음을 설명할 그런 뛰어난 언어능력따윈 가지고 있지 않았다. 고작 그 놈이 호시가 어릴적 따돌림을 당했다라는 말을 듣고선 제가 갈대처럼 휙휙 변덕스럽게 마음이 변한 거 같았다. 괜히 동정심 아닌 동정심이 들었고... 잘 모르겠다. 우지는 제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뚝심 센 저가 고작 그 놈의 근거 없는 말에 흔들리는 걸 이해하지 못했고, 받아드리지 못했다. 꼴에 형제랍시고 그러는 건가 싶었다. 우지 한숨을 푹 내쉬며 방을 나가려 문고리를 잡았다. 그러자 호시의 목소리가 들렸다.  


 


 


 


 


 

 - 허튼 짓 할 생각하지 마.  

 ...진짜 그럴 짓하러 온 거 아니라니깐.  

 - 아무튼... 허튼 짓하지 말라고.  


 


 


 


 


 

 아 진짜 짜증나게 하네. 우지 혼잣말 중얼거리더니 몸을 호시 쪽으로 돌았다. 호시 무표정이었다가 지금은 약간 울그락불그락되어선 화가 나 보이는 우지의 얼굴이 신경 쓰였다.  


 


 

  


 


 

 넌 내가 맨날 너랑 싸우러 온 줄 아냐? 그것도 피해의식이야, 인마. 어? 나는 진짜 공적인 일로 찾아온 거 밖에 없었고... 그러니깐 그냥 냅둬라, 나 좀.  

 -...... 

 그렇게 피곤하게 살고 싶냐? 모두가 너 싫어한다는 생각 가지고 살고 싶냐고. 널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 이 세상에는. 


 


 


 


 


 

 우지 속사포로 말을 내뱉었다. 호시 그런 우지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정말인가? 갑자기 이렇게 태도가 확 변할 수가 있나? 의구심이 가득했다.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을 때가 다 된 거라는데... 호시 혹시나 싶었다. 그런 호시와는 달리 우지 제가 뱉은 말에 놀라 귀가 잘 익은 토마토마냥 새빨게졌다. 내가 방금 뭐라고 짓거린 거지? 어색해진 공기에 우지 멋쩍게 썩소 한 번 짓고서는 다시 몸을 돌려서 문고리를 잡으니 또 호시의 목소리가 우지의 발목을 옭아맸다. 


 


 


 


 


 


 

 - 그거 내 멋대로 해석해도 되나? 널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말.  

 어?  

 - 나랑... 나랑 잘 풀어보려고 하는 말로 해석해도 되냐고.  

 ...누가 내 엄마 반쯤 죽인 놈이랑 잘 되고 싶어하냐.  


 


 


 


 


 


 

 우지 정색하고선 말했다. 아무리 갈대처럼 마음이 흔들려 무작정 여길 찾아올 구실을 만들어서 온 거라고 해도, 제 마음 한 켠에는 호시에 대한 증오감이 조그만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툭하면 크기를 키웠다가 온 몸에 독처럼 퍼지기도 하다가 어떨 땐 작게, 아주 작게 움츠러든다. 호시의 말에 그게 또 크기를 스멀스멀 피웠고, 우지 애꿎은 말싸움 하기 싫어 밖으로 나왔다. 한숨을 푹 내쉬고는 머리를 한 번 털었다. 자꾸 왔다갔다하는 마음에 혼란이 갔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게 느껴져 우지 미간을 잔뜩이나 찌푸리고선 밖으로 향했다.  


 


 


 

 우지가 나가고 나서 호시는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았다. 분명 방금 전만해도 호의적으로 대했는데, 그 얘기가 나오니 우지의 눈빛이 살벌하게 바뀌는 걸 봤을 때 정말 내가 이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안 그래도 복잡했는데 더 복잡해졌다. 진짜 어떻게 이 상황을 얘기하고 풀어나갈지 막막해졌다. 그냥 홧김에 불러내고 그 날 있었던 일을 자세히 설명하고 깨어나신 새엄마를 만나게 한다고 해도 풀리지 않을 것이었다. 제 친엄마가 쓰러지고 우지가 쌓아올린 호시에 대한 반감의 벽은 그 무엇보다 견고했고 단단했다. 그러니... 그런 것들 따위로 우지가 쉽게 벽을 허물 확률은 제로였다.  


 


 

  


 


 

 - 복잡해. 복잡해... 


 


 


 


 


 

 호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 날의 일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러니깐 그 날 제가 당했던 따돌림 따위의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선 증거나 목격자가 있어야 했다. 그런데 목격자는 아무도 없었고, 증거 역시 없었다. 정작 필요한 물증은 없었고, 심증 밖에 없었다. 호시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러다가 좋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따돌림을 당한 걸 증명해줄 사람, 그 사람은 절 따돌렸던 가해자들 밖에 없었다.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얼굴을 더 자세히 기억하려 생각해낸다. 비록 신이 되지 못하고 지금은 신의 대행인이라는 일 따위를 하고 있다던 놈. 호시 제 부하를 불러내었다. 부하가 고개를 숙이고선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 지금 인간계로 내려가서 그 A곳에 있는 작은 마을 샅샅히 뒤져서 신의 대행인이라고 부르는 애 찾아내. 그리고 데려와.    

 ...네? 

 - 신의 대행인이라고 그런 일하고 있는 애 찾아내서 내 앞으로 끌고 오라고. 반항하면 기절 시켜도 돼.  


 


 


 


 


 


 

 호시 표정 굳히고 얘기했다. 어찌되었든 실타래는 제가 풀어야한다. 이젠 더 이상 우지와 기싸움을 하기에, 사람들에게 되도 않는 쓴소리를 듣기에는 마음도 몸도 지쳤다. 호시 부하 나가고 나서 용량이 초과된 듯한 머리를 부여잡았다. 산책이나 갈까, 아냐 차라리 쉬는 게 나을 거 같아. 호시는 여주가 절 떠난 걸 잊고선 늘 그렇듯 지친 몸을 이끌고 가면 침대에 앉아 책을 읽는 여주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엔 여주는 없었다.  


 


 

 호시 방 안으로 들어오니 잊혀졌던 게 생각났다. 원래 여주를 찾으러 가기 위해서 밖으로 나온 것이었는데... 호시 텅 빈 침대를 빤히 쳐다보았다. 아, 진짜 없네. 진짜로... 호시 아무도 없는 이불을 만지다가 이불을 꽉 쥐었다. 정말, 이젠 찾으러 갈 거야. 찾아서 사과해야지. 하루, 아니 반나절만 못 봐도 이렇게 보고 싶은데. 그런데 눈꺼풀이 점점 내려왔다. 긴장한 상태로 오래 있어서 그런가. 호시는 찾기 전에 체력부터 비축해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무거운 눈꺼풀을 소매로 비비고선 잠시나마 눈을 붙히려 침대 난간에 걸처 앉았다. 정말, 정말로 조금만 잘 거야... 호시는 그런 생각을 하고선 눈을 감았다.  


 


 


 


 


 


 


 


 


 


 


 


 


 


 


 

******************************** 


 


 

  

 여주 얼떨결에 저도 잠들었나보다. 뻐근한 목에 고개를 들어보니 껌껌하던 밤은 없고 해가 뜨려는 것처럼 보였다. 호시는 뭘 하고 있을까. 지금쯤이면 자고 있겠지. 조금은 분하다. 절 찾지도 않았으니... 잘못했는 걸 자각이라도 한지 안 한지 사실조차 알 수 없으니 답답했다. 누구는 땅바닥에 앉아서 잠들었는데... 담이 온 듯하게 꽝꽝 뭉친 목 뒤 근육을 여주는 손으로 주무르며 일어섰다. 계속 무릎을 굽히고 있어서 그런지 무릎에 힘이 안 들어가는 거 같았다. 투덜투덜 무어라 중얼거리며 여주는 다른 손에 주먹을 꽉 쥐었다. 너무해, 진짜로... 제가 찾으러 가면 이때까지 굽혔던 무릎이, 뭉친 목 뒤 근육들이 아까워 산책이나 나가기로 했다.  


 


 

 궁전을 벗어나 호시와 함께 왔었던 곳을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더 깊숙하게 파진 곳을 발견했다.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 듯한... 여주는 그곳을 흘끗 바라보았다가 언젠가 호시가 제게 해줬던 말이 생각 났다. 절대로 여기 보다 더 깊은 곳에 들어가지는 말라고 했던 말이, 그곳은 지하 감옥이라 극악무도한 괴물들이 살아 숨 쉬어서 여주 같은 인간은 감당 못 할 사악한 기운들이 넘친다는... 그 말을 할 때의 호시는 걱정 어린 눈빛이었다. 호기심에라도 들어가지 말라는 호시의 말이 들려왔지만 여주는 뭔가에 홀린 듯 들어갔다.  


 


 

  


 

 ...우웩. 이게 뭔 냄새야? 

  


 


 


 

  여주 계단에 다 내려오니 오염물 냄새와 곰팡이 냄새가 허공을 둥둥 떠다니는 거 같았다. 땅 바닥에는 누런 액체들이 진득하게 있었고, 천장에는 뭔지 모를 액체들이 뚝뚝 떨어졌다. 쎄한 기분에 여주는 뒷걸음질을 쳤다. 뭔가가 다가오는 거 같았다. 쿵, 쿵쾅, 쿵. 느린 박자로 오다가 갑자기 빨라지는 거 같았다. 여주 그 박자에 맞춰서 심장박동 수가 늘었다. 아, 안 돼, 도망쳐. 안 돼. 여주 몸을 돌려 계단으로 향했다. 죽기 살기로 달렸다. 달렸는데도 뭔가 질척한 것이 여주의 손목을 옭아매는 거 같았다. 강하게 절 이끄는 악력에 여주는 안간힘을 쓰며 반대쪽으로 향했다.  


 


 


 


 

 호시, 호시씨. 도, 도와주세요. 나, 나 좀 도와줘요!  


 


 


 


 


 

 여주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호시, 호시씨. 제발... 나타나요. 제발. 제발, 제발 제발... 그냥 호시한테 갈 걸. 제게 했던 말 들을 걸. 바보 같이 뭣에 홀려서는... 여주 고개를 저으며 죽기살기로 버텼다. 다리에 힘이 풀릴 거 같았다. 점점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젠 더이상 버티는 건 무리이다 생각할 때쯔음 제 손목을 강하게 빨아당기는 힘이 사라졌다. 누군가 나타난 기분. 여주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으려하니 어떤 손이 단단히 옭아맸다. 그리곤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븐틴/권순영] 저승의 신 호시랑 제물이 된 여주 보고 싶다... 11 | 인스티즈 

 

  


 

 - 지하 감옥에서 썩을 놈이 어떻게 감옥을 빠져나온 건지는 잘 모르겠다만... 너는 탈옥죄로 사형에 처하겠다.  

 ...... 

 - 그리고 무고한 사람을, 인간을 위험에 빠트린 죄도 추가다. 네 놈의 사지를 찢어놓을 것이다. 그래도 죽지는 않게 생명력을 불어놓고... 네 놈의 장기 하나하나 다 꺼내어 네게 보여줄 것이다. 그 장기가 얼마나 더럽고 추악한지 네 두 눈으로 똑바로 보게 할 것이다. 


 


 


 


 

 딱딱하고 꽤나 화가 난 듯한 어조로 호시는 말했다. 호시 한 손은 여주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부하를 불러내었다. 부하들은 놈을 붙들고 사형장으로 향했다.  


 

 놈이 없어지고 나서 호시는 제게 기대어 덜덜 떨고 있는 여주를 보았다. 조금이라도 늦었음 볼 수 없었겠지. 호시 떠는 여주 등을 토닥여줬다. 오지 말라고 한 곳에 온 건 화가 났지만 그건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호시 제 머릿속에 복잡하게 나열된 단어들을 어설프게 끼워놓고선 여주를 안아주며 나지막히 말했다.  


 


 


 

 - 미안해, 여주야. 그때 네 마음도 이해 못 하고... 네가 화낸다고 해서 나도 덩달아 화내서 미안. 너는 날 위한 것이었는데.  

 제, 제가 더 죄송해요... 막 화부터 내고...  

 - 나때문에 그런 거잖아. 괜찮아. 반나절만 못 봐도 너 보고 싶더라. 바로 찾으러 가려고 했는데 우지가 찾아왔었어, 너무 피곤해서 모르고 잠들었던 거야. 용서해줘.  

 ...괜찮아요.  


 


 


 


 

 괜찮아요, 전부. 여주 덜덜 떨면서 절 안은 호시 더 꽉 껴안는다. 제 앞에 나타났으니 괜찮았다. 여주 아기처럼 안겨있다가 웅얼거리듯 말했다. 저희 이제 싸우지 마요. 여주의 말에 호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호시 여주 토닥여주다가 말했다.  


 


 


 


 

 - 많이 무서웠지. 

 ...네. 근데 다행이에요.  

 - 다음엔 정말 여기 오지 마. 여기는 정말... 위험한 곳이야.  

 네. 죄송해요... 정말루. 


 


 


 


 

 여주 다정한 호시의 말투를 들으니 방금 전 호시가 생각났다. 정말 단호하고 서늘한 목소리로 나지막히 뱉는 말에는 화가 담겨있었고, 살의가 느껴졌었다. 근데 이렇게 확 바뀌다니... 여주 그래도 저승의 신은 저승의 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주 고개를 드니 그 무서운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다정한 눈빛이 잔뜩인 호시가 보였다. 호시 계속 절 쳐다보는 여주에 눈만 꿈뻑이고 있는데 여주가 물었다.  


 


 


 


 

 근데 제가 여기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감이란 게 있잖아. 네가 날 부르는 거 같은 느낌. 쎄한 느낌에 잠이 확 깨버려서 텔레포트 했지. 근데... 뭣도 아닌 놈한테 붙잡혀 있는게... 


 


 


 


 

 너무, 너무 좆같잖아. 호시 뒷말은 삼켰다. 그리고는 다른 말로 대처했다. 그냥 그게 화가 났어. 네가 여기 온 것 때문이 아닌 미천한 게 네 손목을 잡고 있어서.  


 


 


 


 


 


 


 

************************** 


 

마무리는 짱 센 저승의 신 순영이로~!~! 둘이 싸우는 거 쓰기엔 기가 너무 빨리기 때문에 저는 사실 

싸우는 걸 쓰지 않아요 ㅎㅎ ((독자님들: 웅성웅성 그럼 지훈이랑은 뭐지 웅성웅성)) 

브금 항상 비슷한 느낌으로 찾으려고 하는데 그게 안 돼요 ㅜㅜ... 그래서 항상 자유라고 써놓는 답니다... 

오히려 방해될까봐 ㅎㅎ... 늘 감사해요 ㅜㅜ ♥ 


 

  

저의 사랑 암호닉 ♥ 


 

예수국수 김왈왈 lia 순영쓰 뿜뿜이 뿌뿌젤라 8월의겨울 호우쉬 순빵 한콩 영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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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왕 일등!! 순영이 너무 스윗하잖아요ᅲ 여주가 실수한 거지만 걱정부터 하는 ㅠㅠ
5년 전
독자2
허루ㅜㅜㅜㅜ
5년 전
독자3
크으으ㅡ으으~~~ 마지막 말 진짜 대박이에요 저 발렸어요...흑흑 까리함 그 자체..
5년 전
독자4
작가님! 첫화부터 넘 잘보고 있습니당! (๑>ᴗ<๑)
언제쯤 오해를 풀고 순영이 맘이 편해질수 있을까요ㅜㅠ
여쭈어 볼게 있는데 순영이가 여주 구해주고 나서 안아주는 씬에 오타가 있는건지 한번만 확인해 주시면 안될까요?ㅎㅎ

5년 전
뭐라는거야
오타 없는 거 같은데... 있나요? ㅜㅜ 얼른 올리고 싶어서 호다닥 썼더니 ㅜㅜ...
5년 전
독자5
헉 작가님이 답달아주셨다!!😆😆
호시가 여주 토닥여줄때
'호시 제 머릿속에 복잡하게 나열된 단어들을 어설프게 끼워놓고선 호시를 안아주며 나지막히 말했다.' 요 부분이 조금 부자연스러운것 같아서요....

5년 전
뭐라는거야
악 ㅜㅜㅜ 이제봤네요 ㅜㅜㅜ 얼른 수정해야겠어요!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해여 ٩(•̤̀ᵕ•̤́๑)ᵒᵏᵎᵎᵎᵎ💖💙
5년 전
독자6
뿜뿜이입니당 아닛 잠들면 안되고 얼른 여주를 데려왔어야지 호시야ㅜㅜㅜㅜ아무리 그래도...그치만 여주 구해주고 사과했으니까 됐다ㅜㅜ
5년 전
독자7
오늘 다 정주행했어요 ... 최고예요 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8
얼른 호시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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