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백]Thunder(인밍아웃, 그리고 징밍아웃 번외)
w.봉봉 쇼콜라
번외 'Thunder'는 세훈이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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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으로 말하기는 뭣해도 현 아이돌 그룹의 톱에 오른 우리 '엑소'는 단체 비글설이 돌고있다. 그리고 그것은 거의 확실하게 인증된 것이나 다름없다. 팬들에게도, 우리 멤버들에게도. 그리고 비글돌의 명성에 맞게 지금 우리 숙소는 매우 시끄러웠다. 평소에도 그랬지만, 오늘은 한 층 더 시끌벅적하고 요란스러웠다. 그 이유는, 아마 엑소로 편입되는 새 멤버 때문이 아닐까. 비어있는 스케줄에 우리들은 각자 자신만의 여가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물론, 바깥에 나가지는 못했지만, 숙소 안에서의 휴가도 나름 묘미있었다. 누군가는 티비를, 누군가는 휴대폰을, 누군가는 컴퓨터를 즐기는 중이었고, 컴퓨터를 즐기는 그 누군가는 바로 첸, 종대 형이었다. 종대 형이 클릭한 기사에 11명 모두들 호들갑을 떨었고, 타이밍 좋게 매니저 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리고 형의 말은 현재 그들이 보고 있는 기사 대로,
-너희 새 멤버 들어와.
청천벽력 같은 것이었다.
"안녕, 하세요오…."
띵동, 하고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종인이 형이 나가보았을 때는 매니저 형이 예고했던 대로, 매니저 형과 우리의 새 멤버로 추정되는 자그마한 남자 사람이 하나 서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몸뚱아리만한 커다란 박스를 하나 들고서 우리 숙소 안으로 들어왔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니저 형은 그의 것으로 보이는 캐리어를 들고 있었을 뿐, 박스 드는 것을 도와주지는 않았다. 박스를 바닥에 내려놓은 그… 사람, 은, 자신을 23살의 변백현이라 소개했다. 스물 셋. 나보다도 어려보이는데, 스물 셋이라니. 아직 소년의 티를 완전히 다 벗어나지 못해 보이는데 그는, 아니, 백현이 형은 찬열이 형, 종대 형, 그리고 경수 형과 동갑이라고 했다. 나이로 치면 종인이 형이 훨씬 늙어보이는데. 자기 소개를 하려는 종대 형을 말린 백현이 형은 모두가 누구인지 안다고 말했다. 우리의 정보를 찾아보고 왔다고 말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내 상관은 없었다. 어쨌거나 얼마 전에 새로 제비뽑기를 해 룸메이트를 바꾼 우리였고, 홀로 독방을 차지하게 되었던 나는 백현이 형과 우연찮게, 혹은 필연적이게도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이제는 막내 주제에 독방 쓴다는 형들의 비난도 없어질 것이었다.
"백현이라고 했지? 백현이는 세훈이랑 방 같이 쓰면 되겠다."
준면이 형의 말에 백현이 형은 박스를 들고 나를 따라 방으로 들어왔다. 힘은 얼마나 센 건지 박스와 캐리어를 동시에 들고서.
"백현이 형이라고 부르면 되져?"
"어? 어, 응."
"백현이 형."
"응?"
"키가 경수 형만 하시네요."
"……아, 그래."
백현이 형도 경수 형의 어깨 소식을 들은 듯 차마 대놓고 웃지는 못하고 피식피식 웃음을 흘려대기만 했다. 내 맞은 편 침대를 가리키며 저쪽 침대를 쓰라는 말에 백현이 형은 응, 그래, 고마워, 하는 말을 하며 짐 상자를 침대 헤드 쪽 구석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척 봐도 무거워 보이는지라 그렇게 살살 놓기도 어려웠을 텐데. 뭐가 들었길래 저렇게 애지중지하는 거지? 나중에 상자를 한 번 열어봐야 겠다고 생각하며 거실로 나갔다.
타임슬립을 조금 해서, 백현이 형은 연습과 학교 생활을 동시에 해나갔다. 언제 얼굴이 알려졌는지 가끔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도 있다며 신나하고는 했다. 그러는 와중에 형은 우리들과 급속도로 친해졌다. 나는 형이 자아도취해서는 요즘 말로, 자뻑글을 올리는 것을 보았고, 나는 동생으로써 진심어린 충고를 해주었다. 백현이 형이 계란을 맞았을 때, 나는 형을 위로해 줄 수 없었다. 고작 형, 괜찮아여? 하는 말 뿐이었다. 형에게 더 이상 다가가지 못했던 것은 백현이 형과 형을 위로하는 찬열이 형 주위에 보이지 않는 투명한 막이 있는 것 같았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나는 그 즈음에 깨달았다.
멤버들과 함께 한 술자리는 처음이었다. 가끔씩 술자리를 가지던 시절에 나는 미자였고, 성인이 된 후로는, 정확히 데뷔를 하고 난 후로는 처음 가진 술자리였다. 그런지라 나는 음주문화를 접해 볼 기회가 마땅치 않았었고, 쉽사리 알코올에 취했다. 취해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에 멤버들 몇은 이미 방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나는 바람이라도 세며 술을 깰 심산으로 숙소를 나섰다. 그러나 건물 박은 위험하다는 생각에 나는 계단을 반층 내려와 창문을 열고서는 계단에 털썩 앉았다. 겨울의 찬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알코올로 읹해 멈추어 버린 것만 같은 사고회로는 백현이 형만을 떠올렸다. 변백현이라는 이름 석자와 단 며칠 동안의 기억들이 두리뭉실하게 머릿속을 떠다녔다. 술이 좀 갠 것 같아 휴대폰 액정을 확인하니 시간은 5시에 가까웠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창문을 닫고 도로 숙소로 들어갔다. 거실에는 다른 멤버들은 없었고, 하나로 뭉쳐진 두 개의 인명만이 오롯이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백현이 형과 찬열이 형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나는 둘의 대화를 엿…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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