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때 빼고 일기를 쓴 적이없다. 며칠전에 일기 쓰는 습관도 길러보고 싶다며 끄적인 게 있긴한데 세번 쓰고 말았었다. 나는 몇년전에 쓴 글을 나중에 와서야 볼 때 감회가 새롭고 내가 저 때 저랬구나 저런 일이 있었구나하며 잘 기억도 나지 않는 일을 되살리며 곰곰히 생각할 때가 참 재미있다. 덧붙여 오글거려서 보기 민망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예전에 내가 쓴 글을 다시보면 내가 독자가 된 것 마냥 웃겼다. 그래서 몇년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는 것도 좋아하고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귀찮아하는 성격도 있기 때문에 잘 실천하지는 않는다. 기록 남기는 걸 좋아하는데 귀찮아한다. 이거 참 모순이다.
이번에도 일기를 쓴다고 끄적이고 있는데 과연 며칠을 갈까 궁금하다. 지금도 충동적으로 갑자기 쓰고 싶은 마음에 쓰는거라 이 글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생각이 든다. 그럴일을 없길 빌며 쓰겠당. 음 그러면 이번에는 공책에다 일기를 적어볼까!! 하고 3초 생각했는데 그냥 관뒀다. 공책에 일기를 적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그러면 가족이 볼 것 같기에 공책에 쓰기는 좀 그렇다. 상관은 없는데 들키면 부끄럽고 민망하다고 해야하나. 사실은 좀 쓰는게 귀찮기도 해서. 그래서 생각해낸 게 인티다. 비록 이 글이 남에게 보일지라도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닌 익명이라서 마음 한 결 가볍게 글을 적을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 내 글을 본다는 것도 참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이다. 남한테 보여주기 쑥스러우면서 한편으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익명을 사용한다. 아는 사람에게 보여주면 나란 걸 아니까 괜히 신경 쓰이고 쪽팔린데 익명은 내가 누군지 모르니 신경 쓸 일이 없다. 이래서 익명이 좋다. 종종 익명에 대한 문제점이 거론 되지만 이럴 때는 익명이 여러모로 유용하단 말이지.
PS. 마우스 가운데에 있는 그 휠..이 갑자기 쑥 들어가서 불편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왜이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