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성규]
Zelig
2
*
쟤 누구야, 성규의 물음에 게임을 하던 명수가 고개를 들었다. 누구?, 저 맨 앞에 내 자리 옆. 명수가 고개를 더 삐쭉 들었지만 보이는 것은 엎드린 등 뿐이었다. 뭐야 안 보여 시발, 이름이 뭔데?, 남우현. 명수와 성열의 얼굴이 잠깐 구겨졌다. 아 걔? 남우현?
" 걔 게이잖아. "
" 뭐라고? "
" 몰랐어? 중학생때도 유명했었잖아 게이라고. "
명수가 다시 게임으로 시선을 돌렸다. 명수를 지켜보던 성열이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나 존나 시발 저번에는 어떤 중학생이랑 손잡고 다니는 거 봤어. 존나 여시같이 생겨먹었는데 남자끼리 손을 잡긴 왜 잡아 징그럽게. 성열의 목소리가 컸다. 교실에 정적이 흘렀다. 쟤 다 들으라고 그러냐? 성규가 목소리를 낮췄다. 이미 소문 다 난거야. 쟤는 중학교때부터 이런 말 듣는게 일상이었텐데, 더럽다고 존나 맞기도 많이 맞았을거고. 나 정도가 딱 고마운 거 아니야? ,
" 그리고 어차피 자잖아. 자느라 못 들을텐데 뭔 상관이야. "
" 아 시발 몰라. 존나 징그러워 "
종이 쳤다. 성규는 쨍알거리는 그의 얼굴을 밀어버렸다. 성규가 자리에 앉자 동시에 우현이 일어나 교과서를 느릿하게 꺼냈다. 순간 몸이 어는 듯 했다. 우현은 자고있지 않았다. 그는 교과서를 꺼내고, 필통을 꺼내고, 고개를 들어 성규를 쳐다보았다. 성규가 머쓱하게 웃었다. 안 잤어? 성규는 책상위에 올려져있는 우현의 손을 보았다. 이 손으로 다른 중학생의 손을 잡고 다녔을거다. 여자가 아닌 남자 중학생. 같은 투박한 손을 붙잡으면 기분이 좋을까? , 성규가 손가락으로 우현의 손을 한 번 쓸었다. 우현이 말했다. 그의 말투는 무감각했다.
" 왜. 안 징그러워? "
" 어? "
" 아까 니가 그랬잖아. 존나 징그럽다고. "
" …… "
기분이 묘해졌다. 우현이 손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성규의 손만 책상 위에 덩그러니 남았다. 그냥 장난으로 한 말이었어, 신경쓰였다면 미안해. 사과를 하자, 우현이 그를 한참 쳐다보았다. 그래? 그럼 너 욕해봐. 욕? 어떻게 그래. 성규가 목소리를 낮추자 우현이 웃었다. 그렇긴 하지? 우현의 말이 꼭 가시가 돋힌 것 같았다. 우현과 얼굴을 마주하기가 싫었다. 그래서 그대로 책상 위에 누워버렸다. 뒤에서 들려오는 명수와 성열의 웃음소리가 아득해졌다.
*
쉬는시간에 동우가 찾아왔었다. 뒷자리에서 명수, 성열과 시끄럽게 떠들고있을 때였다. 동우는 뒷문을 열자마자 다시 닫고 나가버렸다. 성규와 눈이 마주쳤기에, 성규는 동우를 쫓아 복도로 나갔다. 동우야 장동우. 성규의 부름에 동우가 발걸음을 멈췄다. 왜 와 놓고는 그냥 가. 동우가 고개를 돌려 성규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 내가 걔네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했잖아. "
" 나 걔네 말고는 친하게 지낼 애도 없는데. "
" 짝궁있던데 걔랑 친해지면 안돼? 걔네는 날라리잖아. 너 물들을까봐 겁나. "
짝궁은 게이야. 성규가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동우앞에서는 그냥 수그러드는게 좋다. 노력해보겠다고, 그렇게 말했다. 그래도 동우야 니가 조금 이해해 줘. 성규의 말에 그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교실로 돌아왔을 때 성열이 궁시렁거렸다. 걔는 우리 존나 싫어하더라, 장동운가 걔. 시발 우리가 무슨 바이러스도 아니고.
" 그리고 존나 이해안되는게 우리가 싫으면 너도 싫어야되는거 아니야? "
" 몰라. 닥쳐. "
" 존나 카멜레온 같은 새끼. "
카멜레온, 그 말에 성규가 움찔했다. 작은 움직임이었다. 교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 육일만이네요 |
안ㄴ여하세여..;;; 쭈구리같은 작품이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있으실지 모르겠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잌ㅋㅋ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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