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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

By.미스리플리


준면의 몸상태를 증명이라도 하듯 준면의 옷속으로 축축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세훈의 도움으로 인터뷰는 물론 다음달 오엔티사의 메인 화보까지 따내는 것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여기저기 늘어뜰어진 백색의 천사이에서 고고한 표정으로 촬영에 임하는 종인이 준면의 눈에 들어왔다. 노출된 구리빛 상반신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었다. 어제 그렇게 힘없이 기절한후 지각을 한것은 당연하였다. 오엔티사의 스케쥴이 아니였다면 아마 지금쯤 준면은 회사에서 또한번 혼나고 있었겠지. 진절머리난다는듯 준면은 무거운 머리를 이래저래 흔들었다. 하지만 준면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종인이 말을 잘듣는 편은 아니였지만 여자를 밥먹듯 갈아치우는 것 예외에는 그리 케어하기 힘든 편은 아니였다. 하지만 이상하게 오엔티 관련 스케쥴만 들어오면 애를 먹였다. 어느날은 전화를 받지 않는가 하면 어느날은 대낮에 압구정데이트를 즐겨 스케쥴을 묵살 시켜 버린다던가, 교묘한 방법이었지만 종인은 항상 오엔티의 모든 스케쥴을 온몸으로 거부했다. 


쉴새없이 번쩍이는 셔터소리와 스텝들의 발소리에 촬영장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준면은 영혼없는 손짓으로 휴대폰 액정의 온오프를 반복했다. 8시 오늘은 퇴근을 서둘러야 할 것 같았다. 의자에서 힘겹게 일어난 준면이 끝나가는 촬영을 훑어보곤 종인의 짐을 주섬주섬 정리하기 시작했다. 읏차 작은 체구에 갖가지 짐을 든 준면의 모습은 마치 꼬마아이가 어른흉내라도 내듯 작아보였다. 그런 준면의 뒤로 긴 그림자가 드리웠다. 주변이 웅성거림을 보아하니 촬영이 끝났다 보다. 준면은 자신의 뒤에있을 사람을 예상하며 힘없이 얼굴을 마주했다.


"끝났..?! 어, 아안녕하세요"


뜻밖의 얼굴에 준면의 손이 우왕좌왕 갈곳을 잃더니 결국엔 옷가지들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당연히 종인일 것이라 생각한 준면은 다정한 차림의 세훈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을 감출수 없었다. 서둘러 자리에 주저앉아 옷가지를 챙겨드는 모습에 세훈이 덩달아 허리를 굽혀왔다. 그런 준면의 모습에 세훈이 낮게 웃으며 준면을 도왔다. 주변 모든 스텝들이 둘을 의아하게 쳐다보고 세훈에게 인사를 해왔다. 쿵쾅 소리와 함께 저멀리서 카메라 감독이 엄청난 도움닫기를 하며 뛰어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감독의 말에 준면은 경악을 감출 수 없었다.


"아니 이사님 여기까지 어쩐 일이세요?!"

"저희 촬영좡 구경이 갑자기 하고 싶어져서요. 역시 황감독님이십니다. 촬영장난아닌데요?"


장난스런 윙크까지 해보이며 감독과 악수를 나누며 말을 잇는 세훈의 모습에 준면은 뒤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세훈이 오엔티에서 어느정도 직급이 있을거라곤 생각했지만 이사라니, 오늘아침 준면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사람은 어떻게 아는사이나며 잘 모셔 라고 말하던 부장의 말이 기억이 났다. 모른 척 자리를 지나치려던 준면의 발걸음을 세훈이 끌어당겼다. 


"황감독님. 여긴 아시겠지만 종인씨 매니저"

"아.. 그런데 이사님께서 아시는사이신가봅니다?"


제가 준면씨를 많이 좋아합니다. 그리고 정적 모든이의 시선이 이셋을 향했다. 물론 메이크업을 지우던 종인까지도 말이다. 주변을 의식한듯 세훈이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저는 좋아하는 친구 있으면 안됩니까 ? 다들 표정이 장난이 아닌데요. 세훈의 장난스런 말투에 그제서야 황감독도 어색하게 웃으며 맞장구 쳐왔다. 이사님이랑 친분이 있으신지는 몰랐습니다. 허허 . 아무렇지 않게 긍정의 표시만 대답하는 준면의 뺨이 따가웠다. 준면은 이 모든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그중제일은 물론 관통할듯 날카롭게 쏘아보는 종인의 시선이였다. 






잔잔한 빗소리가 차창을 두드리며 울려퍼졌다. 세훈에겐 감사의 인사를 거듭 전하고 전번의 무례함까지 인사를 전하고 왔다. 아니라며 사람좋은 웃음으로 화답했던 세훈이지만 이사라는 직책이 그를 더 멀게 만들었다. 마지막 너무 긴장을 한탓인지 이제는 머리를 찌르던 두통이 울렁증까지 유발하고 있었다. 검정 카니발은 미끄럽게 종인의 아파트 앞으로 도착했다. 종인은 오는내내 무섭게도 아무말이 없었다. 평소같았으면 기분이라도 풀어줄겸 재밌는이야기라도 해주었겠지만 준면의 몸이 그렇게 된것에는 종인의 지분율이 90이였으므로 준면은 조용히 눈을 감으며 말을 이었다. 


"다왔어.."


힘없이 골골되는 준면을 보던 종인이 준면의 운전석으로 몸을 기울었다. 서서히 다가오는 종인의 체향에 준면은 서서히 몸이 뻣뻣해져옴을 느꼈다. 오늘은 도저히 라는생각과 함께 종인을 밀어낼양으로 준면이 손을 올렸다. 순간 작은 입맞춤소리와 함께 종인이 멀어졌다. 탁소리와 함께 닫힌 문너머로 종인의 뒷모습이 빗물에 섞여 희미해졌다. 준면이 두손으로 심장을 움켜잡았다. 쿵쾅대는 심장소리가 온 차안을 메우는것 같았다. 열이오른 얼굴이 아픈몸때문인지 방금의 입맞춤 때문인지 구분이 되지않았다. 핸들을 잡는 준면의 손이 조금 떨려왔다. 아프지마  낮은 종인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려왔다.





누구도 본적없는 옅은 웃음을 띄며 집으로 들어선 종인의 표정이 한순간 사라졌다. 마치 자신의 집인양 다리를 쭉뻗은채 누운 세훈이 종인을 발견하곤 담배를 내리눌러 껐다. 쏘리. 벌써 올줄 몰랐지. 종인은 성큼성큼 발소리를 내며 맞은편 소파에 몸을 누이며 세훈을 잡아먹을듯 노려보았다. 허공에 얽힌 두사람의 눈빛을 먼저 깬것은 종인이였다. 타다닥하고 불붙는 소리가 거실을 울리곤 곧 후하고 입에서 나온 연기가 세훈의 눈앞으로 훅 다가왔다. 


"김준면이랑 어떻게 알아"

"매너없게. 여전하네."


세훈이 손으로 바람을 일으키며 담배 연기를 휘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삐딱한 시선을 내보내는 종인이였다. 어떻게 보자면 세훈은 종인의 하나뿐인 가족이였다. 종인이 연예게서 살아남을수 있는이유이자 종인의 과거가 돌지 않는 이유가 바로 세훈덕분이였다. 하지만 그말은 세훈하나로 종인의 과거가 모두 드러날 수도 있다는 말이였다. 호칭만 사촌형일뿐이지 형대우는 전혀 하지않았지만, 옛날부터 세훈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종인이 오엔티에서 밀어붙이는 스케쥴을 하고 싶을리가 없었다. 


"김준면 어떻게 아냐고 물었잖아."

"...아... 너 매니저 병아리장수가 왔다갔어."


알수 없는 말을 지껄이는 세훈에 종인의 미간이 눈에 띄게 구겨졌다. 그모습을 바라본 세훈이 낯설다는 표정을 보였다. 매니저한테 관심이 많네? 


"쓸데없는 소리하지마. 그리고 니마음대로 스케쥴 넣지마. 너희 회사 화보찍는거 싫다고 분명히 저번에 말했지."

" 에이 - 결국엔 해줄거면서"


 

세훈의 눈은 웃고 있었지만 종인은 그 표정이 가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항상 다알고 있다는 세훈의 얼굴이 역겨웠다. 아무렇게나 꽁초를 비벼끈 종인이 자리를 떴다.


"할말없음 꺼져. 그리고 눈앞에 좀 나타나지마."


그런 종인의 모습에 세훈의 표정을 사뭇 진지하게 바꾸며 종인의 발목을 잡았다. 종인아 아버지 찾았다.




-

조금 많이 늦었네요 사실 이야깃 거리는 머릿속에 가득한데 어떻게 풀어야 할지 나중에 완성되면

수정을 해야겠어요 ㅎㅎ 

재밌게 읽어주세요 ㅎㅎ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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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세훈이랑 종인이 관계가 .... 그래서 싫어하는거였군여 준면이를 두고 둘이 붙을 생각하니 상상만해도 흥미진진!! 잘보고가영~~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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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리플리
감사합니다! 너무 파고들어서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든 저자신을 탓하는 중입니다... 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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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가족관계라니!! 준면이가 가족사에 끼게 생겼네요 ㄷㄷㄷㄷ 다음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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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리플리
감사합니다 잘풀어나가도록 해볼게요 ㅎㅎ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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