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문안인사 올리러 왔습니다.."
"너징이 왔느냐..?들어오거라.."
아침부터 정성껏 달인 한약을 들곤 할아버지 방 안으로 들어서자 할아버지가 인자한 미소를 지은채 웃고 계시네요.
항상 해오던것처럼 할아버지께 큰절을 올리고 한약을 드리는걸로 제 하루는 시작된답니다.
"할아버지!불편하신 곳 없이 편히 잘 주무셨어요?"
"오냐...우리 너징이가 달여준 이 약 덕분인지..요즘은 몸도 가볍고 잠도 잘오는구나.."
"ㅎㅎ..다행이다..이런건 제가 백번 만번 해드릴수 있으니까 아프시지 마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셔야 되요!!아셨죠 할아부지?"
"허허허...원, 녀석도...알았다,알았어...우리 너징이 봐서라도 아주 오래오래 우리 손녀 곁에 있으마"
할아버지 말을 듣자 조금 쓰립던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어렷을적에 엄마,아빠 두분을 교통사고로 여윈 전 할아버지가 전부거든요..ㅎㅎ
3살 때 할아버지 손에 맡겨진 뒤부터 지금까지 전 하나뿐인 혈육 할아버지와 단둘이..이렇게 오순도순 살고 있답니다!
아참,지금이 막 조선시대나 뭐 그런 곳이냐구요?
아뇨~여긴 21세기!!2014년의 대한민국 안동이랍니다..♡
근데 왜 제가 이렇게 국사책에서 튀어나온 마냥 한복을 입고 한옥집에 살고 있냐구요?
ㅎㅎ 저희 할아버지가 한국의 전통을 담고 계신 인간문화재시거든요..
자랑스러운 할아버지의 손녀딸로써!저 또한 이렇게 살고 있습죠..
솔직히 말하면..애기때부터 해오던 습관이고 생활이고 일상이라...저한텐 이런게 가장 자연스럽고 편해요..ㅎㅎ
"우리 너징이가 올해로 몇인고..?"
"저 올해로 20살이죠,할아버지..ㅎㅎ"
"벌써 그렇게 됬누..?..흠...우리 너징이도 이제 슬슬 준비할때가 됬구나..."
"음..?무슨 준비요..?"
"무슨준비긴...시집갈 준비지..."
"...ㅎ,할아버지...."
"뭘 그리 놀래...옛날 같았으면 이미 혼기가 꽉차고도 남았을 나이인것을..."
"할아버지이...그래도 이건 좀...너무 빠르잖아요..."
"오늘부터 천천히 짐싸서 얼른 서울로 올라가려무나..."
그렇게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전 멘붕에 빠진채 제 방으로 왔답니다...
"....하...
.
.
.
"꺄아아앙아아아ㅏㅇ앍!!!!!!나도 이제 시집간다!!!!!!!!!!!!!!!"
여러분...저...이제 시집가요....
※작가왈
저 위에 사진은 서울대생 김현정 작가님 작품이랍니다~제가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죠..ㅎㅎ
내일 다시 돌아오겠습니다...굿밤~